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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위원칼럼] 병원과 경영(Ⅰ)
[공보위원칼럼] 병원과 경영(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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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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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구일 연세미래이비인후과의원

며칠 전 모 치과네트워크가 일간지 광고를 시작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의 첫 번째 반응은 광고비를 어떻게 충당할까였다. 네트워크 관계자는 앞으로도 브랜드 인지 광고를 계속 하겠다고 했다. 자고로 마케팅의 시대가 도래한 걸까?

요즘 같은 불경기에 병의원은 주요 광고고객이기도 하다. 동네 버스광고·지역정보지·인터넷 온라인 광고에서 병원들은 정말 중요하다. 다들 병원경영을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마치 병원이 불황인 것이 경영을 몰라 일어난 일인 것처럼 말이다.

마케팅을 안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양 말하고 잘 모르는 원장들은 우왕좌왕 하며 죄인이 된 듯한 심정이다. 과연 그럴까? 필자는 여기에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먼저 모든 병원들이 마케팅에 열광하는 걸까? 마케팅, 홍보에 열을 올리는 분야는 전제조건이 있다. 비급여 진료를 주로 하는 병원들이라는 점이다. 치과·한의원·일부 성형과목들이 그렇다. 광고비는 어디서 공짜로 나오는 게 아니다. 다들 병원 수입의 일부분을 마케팅 비용에 사용한다. 물론 광고하는 것을 나무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한 달에 수천만원씩을 홍보비에 사용하는 병원들은 극소수라는 말이다. 3만여 의원들 중 과연 10%나 될까?

홍보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병원들은 사실 급여분야에 치중하고 필수의료를 수행하는 병원들이다. 이익이 나지 않으니 투자나 홍보 등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두 번째 질문은 과연 병원들의 불황이 원장의 경영기법의 부족 탓일까란 점이다. 마치 병원이 안 되는 것이 원장의 경영 잘못인양 보는 시선이 있다. 그러나 그런 시선은 비의료인의 그것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케팅하고 광고하라고 원장들을 부추기며 마치 그것이 경영의 전부인양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돈은 원장이 쓰고 그 효과는 확인하기 어렵다.

그럼 십년 전에는 경영을 잘 알아 병원이 잘되었을까? 보험급여를 주로 진료하는 병원들은 원가에 못 미치는 수가에 양으로 보충했으나 병원이 많아지니 진료양은 줄지만 진료가격은 올라가지 않았다. 당연히 병원이 어려워졌다. 단순히 원장에게 모든 잘못을 돌리는 것은 잘못이라는 말이다.

한정된 파이로 나누어 먹을 것이 적은 분야와 비급여로 파이를 늘리는 분야는 엄연히 다른 부류다. 물론 뛰어난 경영기법으로 잘되는 병원이 있을 수 있으나 결국은 주위의 다른 병원들의 불황을 가져온다. 왜냐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필자가 언급한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마케팅을 안 하는 것이 결코 잘못은 아니라는 점이다. 되는대로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또 꼭 돈을 써야 마케팅이 되는 것도 아니다. 동네에서 잘되는 병원들이 광고를 많이 해서 환자가 많겠는가?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둘째, 정말로 의료에 대한 정보가 많은 사람은 함부로 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잘 모르는 사람이 전문가인양 행세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원장이 이런 옥석을 가릴 줄 아는 혜안을 가지면 더욱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차라리 경영에 대해 공부하기보다는 경영을 아는 사람을 잘 고를 수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관계다. 결국 인간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병원이 잘되는 비법이 아닐까? 다음기회엔 의사와 환자의 인간관계에 대해 공부하고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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