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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공의노조의 갈 길…관심과 격려를
시론 전공의노조의 갈 길…관심과 격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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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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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승 대한전공의노동조합 전공의 수련환경개선위원장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노조 설립을 선포한 이후 노조와 관련해 의료계에 많은 논란들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체 의료계를 위해서도 노조는 있어야 한다.

대전협은 젊은 의사로서의 열정과 순수함으로 대한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을 3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 대전협 대의원총회 결의와 9기 회장선거 당시 주요 공약으로 전공의노조를 표방하였고 당시 투표자 91%의 지지가 있었다. 여러 여론 조사와 단위병원의 어려운 상황에 비추어보면 전공의 노조는 대세이자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럼 왜 전문직 종사자인 전공의가 노조를 만들었을까?

2~3년전 병원협회는 보건복지부에서 독립적인 법정단체로서 인정되어 의사협회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사실상 병원경영자의 입장만 강조된 독보적인 행보로 의료계의 많은 관계자들로 하여금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의사나 의료의 전문가 정신의 확보나 의료 인력의 가치에 대한 평가보다는 경영 수지와 재정에 초점을 맞추어 여러 정책이 나오는 이 시점에 의료계는 이러한 병협과 정부에 대해 어떠한 견제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태도는 최근의 한방관련 문제나 약대 6년제 문제 그리고 전 의협회장의 면허취소건 등의 상황에 대해 지극히 소극적인 병협의 자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병원이란 많은 의사들이 꾸려가는 의료기관의 하나임을 감안한다면 그 인적구성을 의료계 전체의 합의와 대화로 접근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산하단체인 전공의 단체나 봉직의사(병원의사) 단체의 결속은 이러한 소극적인 병협의 입장을 의협과 같은 보조를 맞추어 나가게 하는 수단의 하나로 만들 수 있으며 의협과 원활한 지원체계 하의 전공의 노조는 병협과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병협에는 전공의 노조가 부담으로서만 작용할까?

각 병원 내부의 상황을 감안해 본다면 보건의료노조가 임금투쟁에 들어가기 전, 그리고 그 후에 반드시 또 다른 노조의 형태를 가진 전공의 노조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며 파업으로 인한 부담이 전공의에게 돌아오는 만큼 병원 경영자 측과 노조와의 관계에서 여러가지 속도 조절인자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주장들을 상당수 조절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전공의노조가 보건의료노조의 카운터파트너가 될 것이라 믿는다.

전공의노조는 보건의료노조가 민주노총 보건의료팀의 역할을 하듯 의료소비자 단체의 대표로서 건정심에 참여하여 조화로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의료제공자 단체에 의료제공의 기여도에 관계없이 의협·병협·치협·간협·한의협·약사회 등이 똑같은 한표로서 작용하는 이 시점에 전공의 노조가 건정심에 의료소비자 단체로 가담을 하든 아니면 의료제공자 단체로서 같은 의료를 대표하는 단체로 진입하든 건정심에서의 그 영향력을 배가하는 효과를 가져와 전체 의료계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한편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수련기간이나 전공과목에 관계없이 수가가 결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전공의노조의 출범은 이러한 근본적인 수가체제의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있어야 적정한 근무환경과 임금의 실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환자 건강에 보탬이 될 수 있다.

2000년 의사파업과 그와 관련된 의료환경에 관한 여러 상황들이 세상에 노출되어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여러가지 비윤리적인 의료 인력에 대한 지탄과 비판이 이어지고 이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환원적 윤리주의이다. 결국엔 의사인력의 윤리성과 사회성에 대한 교육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그러한 주장에 동의 할 수도 있는 점이 있지만 이러한 교육은 환자가 옆에 없이 교육하는 의대에서의 한계점이라고 생각한다.

최초로 의사가 환자의 혈액을 만지고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되는 전공의 시절의 교육이야 말로 살아있는 임상교육이며 그 속에서 윤리와 인도주의가 싹트기 시작하는 것이다.

수련환경의 근본적인 개혁은 이러한 심성적인 윤리교육의 숨쉬는 현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전공의 노조의 출범은 전공분야를 넘어 사회를 제대로 보게 해주는 창문의 기능과 의료속의 민주주의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의료에 있어 수련·교육환경의 변화없이 진정한 의료개혁이 가능할 순 없다. 왜냐하면 전공의는 향후 전문의로 발전하여 사회전반의 보건 의료환경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참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배경 하에 전공의노조는 ▲의사로서의 자존심과 권익을 지키기 위하여 또한 의료계의 힘을 갖는 모체로서 출발점 역할을 할 것이며 ▲피곤하지 않은 전공의의 의료행위가 의료사고의 위험성을 줄이고 합리적 진료를 할 수 있게 하여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것이고 ▲개선되지 않는 열악한 전공의의 수련환경과 처우개선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공의도 사람답게 살고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여러 선배님들의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며 전공의노조도 이러한 기대에 부합하도록 노력하여 환자의 건강을 위하고 양질의 수련과 좋은 근무환경을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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