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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CEO에게 듣는다<4>박춘근 윌스병원장

병원CEO에게 듣는다<4>박춘근 윌스병원장

  • 편만섭 기자 pyunms@kma.org
  • 승인 2006.06.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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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친화적 마인드 경영에 접목'
끊임없이 공부하는 게 성공 원천

전문가가 손꼽은 척추전문 윌스기념병원

'세계에서 으뜸 가는 척추관절전문병원을 만들자'

미국 척추수술의 대부로 일컬어지고 있는 레온 윌스의 이름을 딴 윌스기념병원이 한결같이 표방해 오고 있는 비전이다.

중소 도시(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해 있는 병원치고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지만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려는 노력은 단연 돋보인다.

지난 2002년 개원해 3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지만 국내 굴지의 척추관절전문병원으로 우뚝 자리 잡았다. 이 분야 의학자들까지도 유명 대학병원을 마다하고 스스럼 없이 몸을 맡길 정도로 일찌감치 학문적인 신뢰와 전문성을 인정 받았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세계적인 척추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한 윌스기념병원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박춘근 병원장.

대학병원에서 10년 이상 척추수술을 해 온 박 병원장이 개원가로 둥지를  옮겨 굳건히 뿌리 내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환자 친화적 마인드를 어떻게 경영에 접목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물론 학문적인 바탕이 전제돼야 하지만요" 경영철학에 대한 물음에 거침없이 내 놓은 답이다.

"과거에 의료는 철저하게 의사 중심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환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의사가 입원하라면 입원하고 수술받으라고 하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그걸 감지하지 못하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

의료계에 경쟁개념이 유입된지 오래 됐고, 시장원리의 적용을 받게 됐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의사가 독자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환자는 그저 '따라 오면 된다'는 식의 구태의연한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는 얘기다. 때문에 모든 걸 환자의 눈 높이에 맞춰 설계하고 실천에 옮겨 나가야 한다는 지론이다. '고객 만족'도 부족해 '고객 감동'이라는 개념이 보편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살아 남으려면 결국 환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 요구를 충족시켜 나가는 환자 중심 경영 패턴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병원 경영자로서 그가 견지하고 있는 확고한 신념이다.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 내는 노력 멈추지 말아야…

환자 중심 경영의 구체적인 성과물 가운데 하나가 이른 바 '맞춤치료'다. 윌스기념병원 스탭들은 매일 아침 7시 반이면 머리를 맞대고 환자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안겨 줄 수 있는 치료법과 수술법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주치의가 환자의 상태와 진료과정 등을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스탭들이 그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 주일간 있었던 증례를 놓고 스탭들이 토론을 벌여 개선점이나 보완점을 찾는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담당 의사에게 모든 것을 맡겨도 되지만 스탭 여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다 보면 생각하지 못한 좋은 치료방법을 찾아 낼 수도 있고, 그렇게 하다 보면 진료의 질이나 치료 성공률도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척추관절전문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현재의 의료환경이 매우 어렵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신호등에 비유하면 노란 불이 켜져 있는 셈이죠. 그러나 미래는 빨간 불입니다" 현재는 그럭저럭 버텨 나갈 수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영리법인 허용과 의료의 차등화를 꼽았다.

 

▲ 윌스기념병원

환자에 맞는 맞춤치료 개발에 전념

척추관절전문병원을 택한 배경도 분명하다. 이제 환자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건 의료정보에 접 할 수 있고, 특정 분야의 명의를 찾아 병을 치료 받으려 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의사는 도태될 수 밖에 없고, 특화되지 않은 병원은 살아 남을 수 없다는게 일관된 소신이다.

그가 의학지식과 첨단 기술을 꾸준히 받아들이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신기술과 새장비를 도입하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만도 20억원을 의료장비를 도입하는데 썼다. 의사 15명에 90병상을 갖고 있으면서 외래환자를 하루 250명 정도 보는 중소병원으로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수시로 외부 강사를 초빙, 강의를 듣는가 하면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하는 등 중소병원으로서는 감히 흉내조차 내기 어려운 일들을 척척 해내고 있다. 그러한 노력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지난해 5월 척추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개가를 올렸는가 하면 개원 이후 8000여건의 수술 중 92.1%라는 수술 성공률 보이며 환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개원 이후 계속하고 있는 윌스기념병원 국제세미나도 지난 4월 15회째 이어져 내려 오고 있다.

박 병원장을 비롯한 스탭이 국내외 학술대회에 발표한 우수한 논문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박 병원장의 경우 레온 윌스의 학맥을 이어 오면서 미국에서 편찬한 요추추간판융합술 교과서의 '전방 수술법 전반'에 대해 저술할 정도로 학문적 깊이를 인정 받고 있고, 국내 굴지의 일간지가 선정한 척추수술 10대 명의로 2년 연속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척추 전반에 걸친 권위자로 인정 받고 있다.

윌스기념병원에서는 스탭들을 최소한 1년에 한번씩 외국 학회에 보내 새로운 지식과 수술법을 습득케 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앞으로는 3년에 한번은 1개월 정도 임상유학을 보낼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전문병원에 대한 그의 애착을 유별나다. 전문화 및 특화를 선언해 놓고 정작 비전문인을 고용하거나 한물 간 노후된 장비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환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입장이다. 간호사 전원을 RN으로만 채용한데서 고집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아무리 환자를 친절하게 대해줘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결국 외면 당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문병원일수록 어렵더라도 새로운 의학지식과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전문화 및 특화만이 살 길

환자가 없으면 의사도 병원도 존재 가치가 없다는 그는 지역 주민과의 유대 강화에도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강좌를 수시로 개최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가 하면, 척추질환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정이나 직장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운동방법을 열심히 전파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기도공무원연수원 등에서 척추건강 보호를 위한 강연을 하며 건강 전도사로 활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제 환자들이 서울은 물론이고 제주도와 호남권 등 먼 곳에서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 올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전체 환자의 절반은 경기도 지역 주민이지만 나머지는 제주도와 호남지역 등 타 지역에서 올 정도로 지명도가 크게 높아졌다.

윌스기념병원은 지금 외국계회사로부터 분원을 함께 운영하자는 제안을 받고 고심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으로 갈 것이냐 당분간 질적인 성장 유지를 할 것인지 갈림길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환자 중심의 대학병원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척추관절전문병원을 만들기 위한 노력만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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