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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빠 직업은 '탁구선수'"
"우리아빠 직업은 '탁구선수'"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6.05.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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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사탁구연맹 김명한 회장

"탁구 잘 치세요?"

"조금 칩니다."

"그럼 갑시다."

김명한 한국의사탁구연맹 회장(경기도 안산·드림김안과의원)은 기자에게 대뜸 탁구장으로 가자고 했다. 속으로 대답을 잘못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탁구장에서의 그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해 즐거운 마음으로 탁구장을 향했다.

1주일에 4번 정도는 탁구장에서 동우회(중앙탁구동우회) 회원들과 땀을 흘린다는 김 회장은 '탁구' 이외에는 어떤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단다.

금세 유니폼을 갈아입고 탁구채를 집어든 그는 언뜻 보기에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처럼 보였다. 또 이곳 저곳을 뛰어 다니는 모습도 날렵해 보였다.

 

제23회 전국 의사탁구대회 경기 후 회원들과 찍은 기념사진. 내년 탁구대회를 약속했다.

▶ 우리 아빠 직업은 '탁구선수'

경기도 안산에서 92년부터 개원을 한 김 회장은 안산 생활체육탁구연합회 회장을 6년동안 맡았을 정도로 안산에서는 유명인사다. 탁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활동 폭도 넓다.

그 와중에서도 한국의사탁구연맹 회장까지 맡아 매년 봄과 가을 지방과 서울에서 의사탁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진료실 이외의 시간은 모두 탁구에 쏟아붇고 있다.

탁구를 너무 좋아해서일까? 각종 대회에서 따온 메달을 집안 한 곳에 진열을 해 보관하고 있는데, "둘째 놈이 학교에서 아빠 직업을 묻는 질문에 '탁구선수'라고 했다"며 껄껄 웃었다. 그 만큼 김 회장에게 있어서 탁구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가 돼버린지 오래다.

 

▶ 운동 후에는 시원한 맥주가 최고

김 회장과 30여분 탁구를 치다보니 이미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고 있었다. 또 한 두 명씩 탁구장을 들어서는 동우회 회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김 회장이 소속돼 있는 '중앙탁구동우회'는 5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직장인 부터 시작해 주부에 이르기까지 회원들 구성이 다양하다. 이곳에서 김 회장은 상위그룹에 속할 정도로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흐르는 땀방울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돼서야 만나기로 했던 의사탁구연맹 회원 두 명이 모두 모였다.

김 회장은 "땀을 흘린뒤에 마시는 맥주 맛이 최고"라며 뒤늦게 합류한 최태진 총무와 방승호 회원, 그리고 기자를 이끌고 근처 삼겹살 집으로 향했다.

 

80년대 말 의사탁구연맹 출범

"중앙탁구동우회에서는 자체적으로 등급을 매겨 비슷한 회원들끼리 어울리도록 하고 있어요" "선수출신(S등급)과 비 선수출신(0~6등급)으로 구분하는데 저는 '0'등급 정도 됩니다"

김 회장은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등급이 올라갈 수 있고, 한 번 올라간 급수는 내릴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의사탁구연맹에서도 비슷한 등급을 적용하고 있고, 회원들은 등급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단다.

김 회장에 따르면 의사탁구연맹은 아주 우연하게 만들어졌다.

지금은 현역에 몸 담고 있지는 않지만 김병로(성남삼보내과)·안명덕(당남성모병원·안과) 전 회장이 군에서 만난 인연으로 탁구를 치기 시작한 것이 오늘의 의사탁구연맹을 있게 했다.

차츰 회원들이 많아지면서 80년대 말 정식으로 의사탁구연맹이 탄생했으며, 지금까지 23회째 탁구대회를 개최했다.

초창기 때는 '한·일 의사탁구대회'를 개최할 만큼 활동도 대단했다. 김 회장은 "한·일전을 10회까지 했는데 일본 의사들이 나이가 들면서 자꾸만 지다보니 중단됐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한·일전도 추진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매년 2회 전국의사탁구대회 개최

전국의사탁구대회는 매년 봄·가을 지방과 서울에서 열린다. 김 회장은 "전국적으로 회원 수는 300여명으로 향후 회원이 더 증가하면 지방분회 등을 만들고 지방단위의 탁구대회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의협 산하단체로 위상을 격상시키고, 전국의과대학탁구대회·각직능단체(법조인·언론인 등)와의 교류전 추진은 물론 전국생활체육대회·세계의료인 체육대회 참가 등의 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또 아시아 의사탁구대회(2년마다 개최, 2005년에는 일본에서 열림) 개최도 추진중에 있다.

김 회장은 "지방대회를 많이 개최해 전국적으로 조직을 확대·강화시키고 싶다"며 "현재 지방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서 열심히 맥주잔을 비우고 있던 방승호 회원은 "몇년 전만해도 김 회장을 이겼는데, 지금은 아니다"며 실력을 인정했다.

최태진 총무도 한 마디 거든다. 최 총무는 "의사회원들이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신문에서 조금밖에 다루지 않아 섭섭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대회서 좋은 성적 거두겠다

김 회장은 "대회를 나가면 어떤 선수를 만날지 모르는데, 그 선수의 특기를 빨리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것을 누가 먼저 파악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가려진다"며 올해 7월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WMHG(세계의료인 및 보건분야 종사자들의 스포츠 축제)에 참여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오겠노라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2000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해 탁구종목에서 1위와 2위를 각각 두 번씩 했다.

김 회장은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구준한 연습을 통해서다"며 "탁구를 통해 전 세계 의료인들에게 우리나라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의사·시민 하나되는 동우회 활동 기대

"매일 진료실에만 있으면 답답한데, 짧은 시간에 딸흘리면서 회원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그리고 일반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하는게 좋아요"

김 회장은 저녁을 마친 뒤 또 다시 탁구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궁금해서 뒤를 따랐더니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고 방승호 회원과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

탁구장을 나서는 기자에게 김 회장이 한 마디 한다. "땀을 흠뻑 흘린 만큼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즐겁게 보는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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