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의 노림수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의 노림수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6.04.25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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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에 한의대를 설립하려는 정부 정책이 뒤틀리고 있다. 정부 주무 부서인 복지부 한방정책관실과 교육부 대학지원국 사이를 오락가락하더니, 급기야 한의학 전문대학원을 도입하는 방편으로 이용되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듯하다.

복지부와 교육부는 최근 국립대에 한의학 전문대학원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현재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안은 지방 국립대 한 곳에 한의학 전문대학원을 설립하고, 기존 11개 사립 한의대를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토록 유도한다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전국 한의대 학장들을 상대로 전문대학원 도입 배경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회의가 지난 14일과 21일 교육부와 복지부 주최로 각각 열렸다.

이번 국립 한의학 전문대학원 설립안은 서울대나 지방 국립대에 '학부' 과정의 한의학과를 설치하려는 이전 논의와 다르다. 또한 지난해 말 복지부가 검토 중이라던 '국립의료원' 산하 한의학 전문대학원 설치안과도 차이가 있다.

특히 국립의료원 산하에 설립하려던 한의학 전문대학원의 학제는 석사 2년과 박사 2년 등 총 4년제가 유력하게 거론됐던 반면 이번엔 '4(학부)+4(대학원)' 체제가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국립 한의학 전문대학원 설립안은 교육부와 복지부가 상호 이해관계를 짜맞추기에 급급했다는 느낌이다. 교육부는 의·치학전문대학원이나 법학전문대학원처럼 한의대의 전문대학원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입장이고, 복지부는 국립 한의대 설립이라는 대통령 공약사항을 관리하고 있다.

국립 한의대 설립과 한의학 전문대학원 전환은 별개의 문제다. 그런 만큼 두 사안을 굳이 팩키지로 묶어 진행하려는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 국립 한의대를 통해 한의학 연구기반 확충에 예산을 쏟아붓는 혜택을 주면서 한의대 학장들이 반대하고 있는 전문대학원 전환을 강행하려는 의도라는 유추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교육부의 국공립대 통합 정책은 전남대와 여수대가 한의대 신설을 획책하는데 빌미를 제공했다. 국민 건강을 담보로 하는 중대한 보건정책 결정을 두고 정부 부처간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은 곤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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