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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노조 설립 방해 움직임 있나?

전공의 노조 설립 방해 움직임 있나?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6.04.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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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익 우려 피해 전공의 쉬쉬
입증 여부가 관건...부당노동행위될 수도

전공의 노조 설립과 관련 일부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들의 노조활동을 전방위적으로 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 설립 활동에 적극적인 전공의를 문책하거나 지인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노조 활동 중지 압력을 가하는 것은 물론, 수련 중의 실수를 꼬투리 잡아 노조 활동 중지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최근 일부 수련병원들의 노조 활동 방해 사례들이 잇따라 신고됨에 따라 성명서를 통해 이같은 움직임에 법적인 대응의사를 밝히고 구체적인 사례수집에 들어갔다.

그러나 노조 활동 방해 작업이 개별 수련병원에서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어 명확한 증거 수집이 어렵고 막상 압력을 받아도 피해 전공의들이 불이익을 우려, 쉬쉬하는 통에 효과적인 대응 마련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A의대 부속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와 대전협에서 노조설립 활동을 하고 있던 B전공의(3년차)는 어느날 병원 측으로부터 노조와 관련된 일체의 활동에서 손을 떼라는 지시를 받았다.

병원 측은 전공의 노조를 인정할 수 없으며 노조 설립 과정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면 수련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말도 했다.

B전공의는 그 날로 노조설립과 관련한 모든 일을 그만두고 전공의협 대표직도 내놨다.

수련을 마친 후 A의대에서 스텝으로 남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학교 측에 찍혀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C전공의(4년차)는 수련병원에서 뿐 아니라 대전협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던 활동가였다.

그러나 어느 날 대학병원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로부터 뜻밖에 얘기를 들었다. "아들이 전공의 노조 설립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이를 말려 달라"는 부탁을 병원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이다.

C전공의는 전공의 노조에 대한 필요성을 얘기했지만 아버지를 설득시킬 수가 없었다. C전공의도 곧 수련병원과 대전협에서 맡고 있던 모든 일에서 물러났다.

전공의 노조 설립에 깊게 관여해 온 D전공의(3년차)의 경우는 보다 교묘한 압력에 시달린 사례다.

전공의 노조 설립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D전공의에게 갑자기 병원 잡무가 주어지고 과회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과회의와 잡무를 하다 보면 노조 활동은 고사하고 잠자기도 빠듯한 날들이 계속됐다. 병원 측에 대전협 활동을 위한 양해를 구하자 D전공의가 수련이나 잡무를 하다 실수한 일들과 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사례들을 꼬투리 잡아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D전공의 역시 노조 설립 활동은 물론, 대전협 활동에서도 손을 뗐다.

대전협은 최근 일부 수련병원의 노조 설립 방해 압력으로 병원 대표나 활동 중인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호소해 오자 노조 관련 전공의들의 신분을 비밀에 붙이고 15일에는 노조 출범식 자체를 비공개로 거행하는 등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노조 설립일이 임박해 오며 이같은 압력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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