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G·주치의등록제 또 다시 부상
DRG·주치의등록제 또 다시 부상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6.04.11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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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액예산제 가기 위한 수순···의료계 반발 예상
7일 '진료비 지불제도의 장기적 개선 공청회'서 제기

급증하는 의료비 지출의 증가를 제도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총액예산제를 실시해야 하며, 중간단계로 DRG(포괄수가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DRG 찬반 논쟁이 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또 외래환자의 경우 환자 등록에 따라 진료비를 지급하는 인두제(주치의 등록제도) 방식이 제안돼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의료비 지출 통제 위한 지불제도 '논란' 예상

문옥륜 교수(서울대 보건대학원)·강길원 연구위원(심평원)·신영전 교수(한양의대)는 지난해 의약계-공단 환산지수 공동연구기획단으로부터 받은 '진료비 지불제도의 장기적 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지난 7일 서울대병원 삼성암연구동 이건희홀에서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행 행위별수가제는 의료비 지출 증가의 원인으로, 이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불제도 방식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연구보고서는 ▲건강보험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어 진료비 증가를 제도적으로 통제할 수단이 필요하고 ▲현재의 행위별수가제도가 진료의 난이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비용유발적인 경향이 있어 진료행태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의료환경이 복잡해지고 비용효과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한 가지 형태의 지불제도에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장기적으로 지불제도 개편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의원은 주치의 등록제…병원은 DRG

연구보고서는 행위별수가제하에서는 급여 행위의 위축과 비급여 행위의 과다한 팽창으로 인한 왜곡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급여수가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신의료기술은 신청만 이루어지면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비급여로 진료비를 받을 수 있는데 현재와 같은 행위별수가제를 유지할 경우 실질적인 급여확대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고가 의료장비 등으로 인한 서비스가 사회적 합의 없이 도입되고 있어 이로 인한 의료비 지출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의원은 대형병원과의 경쟁 고리를 끊기 위해 일차 질환의 진료와 관리라는 고유의 역할에 맞게 인두제 방식으로 지불하고, 병원은 입원 서비스를 위주로 포괄수가제로 지불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민간보험 활성화에 따라 예상되는 수가인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지불제도 도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지불방식 개편 현행 수가수준 조정과 연계

'현행 진료비 지불제도의 검토'를 주제발표한 문옥륜 교수는 "다른 방식의 지불제도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급여범위를 확대해서 도입하거나, 적어도 비급여 부분을 통제할 수 있는 기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불방식의 개편과 수가수준의 조정을 연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 교수는 "진료비 총액관리를 위해서는 미국처럼 지속가능성장률(SGR)에 의한 환산지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실적별 가감제(pay for performance)는 진료결과를 향상시키거나 잔료결과를 향상시키는 것이므로 진료지침을 따르는 의료제공자에 대해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원 DRG 적용 단계적 확대 필요

'입원 진료비 지불제도의 검토'를 주제발표한 강길원 연구위원은 "DRG 지불제도를 도입할 경우 급여수가 인상 및 급여범위 확대가 선행돼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진료행태 정상화 및 의료비 적정화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30일 이하 입원하는 경우에는 DRG를 적용하고, 30일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행위별수가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즉, 의료기관의 수용성을 높이고 지불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포괄수가제와 행위별수가제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

강 연구위원은 공공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먼저 시행하고 의료비 절감 노력을 한 기관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고, 이후에 시범기관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희망하는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으로 DRG 적용을 확대한 다음 50% 이상이 참여할 경우 전면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등록 주민당 일정액의 진료비만 지급

'외래 진료비 지불제도의 검토'를 주제발표한 신영전 교수는 일차의료부문 주치의등록제도가 효과적으로 정착할 경우,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진료비 지불제도의 개편을 통한 과잉진료 및 진료왜곡 현상 방지 ▲일차의료를 강화할 수 있는 기본적 토대를 마련 ▲민간의료의 공공성 강화 및 정부와의 협력적 관계 강화 ▲의료 이용에 대한 국민만족도와 서비스 질 향상을 전망했다.

신 교수는 "등록 주민당 일정액의 진료비를 지급하는 인두제방식을 통한 주치의등록제도를 통해 일차의료를 강화하고 의료비 지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비 지출 억제시 의료행태 변화 우려

그러나 의료비 지출 증가 억제를 위해 총액예산제를 염두에 둔 DRG 확대 시행과 주치의등록제도 실시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변재환 병원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불제도를 모두 DRG로 가져가는 나라는 없다"며 "행위별수가제와 혼합된 형태로 가져가야 한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또 "연구결과를 보면 공공병원에 먼저 시범적으로 적용한 후 희망하는 기관만 적용하고 나중에 전면시행하겠다는 것인데, 국립대병원을 첫 시범사업에서 제외시킨 것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이근영 산부인과학회 보험위원장도 "의료값이 고정되면 의료기관은 경영적자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제대로된 의료행위를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의료행태 변화를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새로운 기술 때문에 지출이 증가하는 것이고, 의료의 질이 올라가서 수가가 인상되는 것"이라고 밝힌 뒤 "행위별수가 때문에 왜곡이 발생한다는 논리는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원가보상 없이는 어떤 제도도 수용 못해"

박효길 의협 보험부회장은 "원가보전 없이는 어떠한 제도 시행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최근 상대가치점수 전면개편과정에서 현행 수가는 원가보전이 80% 수준인 것으로 나왔는데, 이것을 해결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DRG 및 주치의등록제도를 시행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데 다발성 노인질환을 주치의 한 명이 진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제도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의사들은 자기자본에 의한 기관운영을 하기 때문에 주치의등록제도는 더더욱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부회장은 "DRG를 5년동안 한 결과 처음 할 때보다 수가가 상당히 내려갔다"며 "처음에는 수가를 올려준다며 DRG 시범사업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슬며시 수가를 인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DRG 사업 5년째…문제점부터 개선해야

정부는 2003년 DRG를 전면 강제시행하려다 의료계 및 각계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이 당시 의료계는 DRG 지불제도의 확대와 주치의등록제는 근본적으로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의약분업 이상의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DRG 제도는 새로운 기술이나 약·치료재료의 사용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심한 질환이나 부작용 발생시 최선의 진료를 어렵게 함으로써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행 DRG 사업은 병원의 시설이나 장비 등 병원관리료에만 한정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의사의 행위료까지 모두 포함함으로써 극히 기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DRG 제도의 시행에 필요한 합리적인 분류체계와 수가의 책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은 물론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욕구를 차단해 의료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고 언급했다.

의료계는 현 수가가 원가의 80%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무조건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지불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수가적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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