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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 10명 중 4명 1년 이상 '방치'

파킨슨병 환자 10명 중 4명 1년 이상 '방치'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6.04.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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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수 10년새 3배로 늘어...진단까지 평균 18개월, 17.3%는 3년 이상 방치
울산의대 정선주 교수팀, 최근 10년간 신규 환자 1751명 분석...42.7% 40~50대 장년층

▲ 정선주 교수

최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파킨슨병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많은 환자들이 증상에 대한 오해로 오랫동안 방치하고 있으며, 파킨슨병 환자의 약 50%가 40~50대 연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주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센터)팀이 11일 제10회 '세계 파킨슨병의 날(World Parkinson's Day)'을 맞아 1996~2005년 10년간 파킨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환자 1751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수가 10년새 3배로 급증한 가운데 10명중 4명은 1년 이상 방치해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파킨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환자는 1996년 98명에서 2005년 348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2005년 12월 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3개월간 처음 진단받은 환자 358명을 대상으로 증상이 처음 발생한 시점부터 병원을 찾기까지의 기간을 조사한 결과 평균 18개월로 밝혀졌으며, 37.1%(133명)는 1년 후에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파킨슨병 증상을 단순한 노화현상이나 관절염·오십견·척추질환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파킨슨병 전문의가 아닌 다른 질환 전문의의 진료를 받거나 민간요법 등에 의존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1년 이상 병을 방치한 환자 중 약 50%는 증상 인지 3년후에야 병원을 찾았으며, 10년 동안 파킨슨병을 방치한 환자들도 다수 있었다.

또 대다수 일반인들이 파킨슨병을 65세 이상에서 주로 발병하는 노인성 질환으로 알고 있으나, 이번 조사 결과 55~64세의 환자가 가장 많았으며, 전체 환자 1751명 중 42.7%(747명)가 40~50대 장년층에서 발병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경종을 울렸다. 특히 평균 7.6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운동장애로 인한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인 치료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 교수는 "파킨슨병은 다른 퇴행성 뇌질환과는 달리 도파민성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운동장애에 대한 효과적인 증상치료가 가능해 조기진단만 하면 노년기 삶의 질을 훨씬 높일 수 있지만, 증상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아 초기에 잘못 대처하거나 치료가 늦어져 증상이 악화된 상태로 병원을 찾게 된다"고 지적했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로 발생빈도가 고령일수록 높아져 65세 이상에서는 100명당 1명, 80세 이상에서는 100명당 3명 이상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는 약 10만 명 정도의 환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1997년 WHO가 제정한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파킨슨병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는 파킨슨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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