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월드클래식베이스볼대회(WBC) 4강에 들던 날, 그날 이후 일사천리로 선수들의 병역특례가 결정되던 날, 한국 의학교육 관계자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국무총리 산하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M.D-Ph.D(복합학위과정)의 전문의 과정을 대체복무로 인정해 달라는 의학교육계의 요구가 국방부를 비롯한 군 관련 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삼진아웃 직전에 있는 것에 비해 그들의 병역특례는 너무 쉬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의학교육계 인사들은 M.D-Ph.D들의 전문의 과정을 대체복무로 인정해야 30대 중·후반에 전문의 과정까지 마친 M.D-Ph.D들을 사회로 배출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만일 M.D-Ph.D들의 전문의 과정을 대체복무로 인정하지 않으면 M.D-Ph.D들이 전문의 과정을 밟지 않을 것이고 전문의 과정을 통해 임상 경험을 하지 않는 임상의학자가 배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지적이다.
물론 군 관계자들도 새롭게 등장한 M.D-Ph.D들에게 어느 정도의 '편의'를 제공해야 할지가 고민일 것이다.
기초 의학자를 대상으로 한 대체복무제가 있기 때문에 할일을 다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의학교육 관계자들은 제도 시행을 위해 의학교육시스템도 바꾸고 M.D-Ph.D 과정도 신설하고 기획예산처의 지원예산까지 따왔는데 대체복무 인정이 되지 않아 정작 목표했던 인력을 길러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적인 큰 손실이라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세계 4강에 올려 놓은 한국 야구 선수들 중 병역 특례를 받는 선구가 11명이다.
M.D-Ph.D들의 전문의 과정을 대체복무로 인정할 경우 대략 한해 20여명 정도가 그 혜택을 입을 것이란 예상이다.
어떤 정책이 정작 국가와 국민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인가 국방부는 물론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야구선수들에 비해 임상의학자들의 대체복무 논의는 사회는 물론 의료계에서 조차 이슈화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임상의학자들도 홈런을 치고 세계임상의학대회 4강에 들어야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으려나…."
한 의학교육 관계자의 하소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