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열린 서울시의사회 정기총회에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이날 홍 의원은 의사단체가 대 국회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는 내용의 축사를 했다. 정부와의 관계도 잘 맺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의협의 대국회 활동이 사후약방문식이라는 애정어린 질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
홍 의원은 의사들이 국회에서 모든 정책이 다 결정된 후 자기 주장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의사들은 국회 의원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의협 회장이 자신의 자녀 뻘되는 국회의원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손짓 발짓까지 하며 의료계의 사정을 설명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단 한번이라도 보았다면 그런 말은 할 수 없다.
의협 이사들이 산더미 같은 자료를 싸들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나가 의협의 입장을 밝히고 간곡히 이해를 요청하는 자리에 홍 의원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의사 수 백명이 모여있는 공식 석상에서 그런 말은 못했을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국회를 방문해 의원 보좌관들을 만나 의협의 정책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각종 입법 공청회·간담회·토론회를 기획하고 실무를 추진하는 의협 직원들은 홍 의원의 그 한 마디에 얼마나 허탈 했을까.
의사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줘야 겠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신경써서 한 말이겠지만, 혹시나 홍 의원의 말을 듣고 '의협이 일을 제대로 안하고 있구나' 오해하는 회원이 있을까봐 걱정된다.
일전에 한 신문에 '의협은 일요일에도 취재가 되는 유일한 기관'이라는 기사가 났었다. 의협 임원진과 직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