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연구중심' 국내선 '판매중심'
미국선 '연구중심' 국내선 '판매중심'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6.03.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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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미국제약협회 통계자료를 인용, 미국 제약사들이 지난해 매출액의 19.2%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고 발표했다. 또 국내 KRPIA 회원사들 역시 이런 '연구중심' 활동을 펼친 결과, 2006년 목표액을 포함 3년간 122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잠깐.기자는 국내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외자사들을 깎아 내려야 한다든지, 혹은 수지타산도 맞지 않는 공장을 무조건 끌고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아니다.

그보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지역사회로 환원시키는 방법이 고용창출이든, 의학발전이든 어떤 형태일지라도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것은 단지 외자제약사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KRPIA의 이번 발표는 무슨 의미인가. 1220억원이라는 금액이 기업시민으로서 자사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인가?

TOP 5 외자사들이 2004년 한국에서 지출한 매출액 대비 연구비 혹은 개발비 비중은 0.69%∼2.47%에 불과하다. 다만 한국노바티스만이 6.39%로 단연 돋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미국의 19.2%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며 주요 국내제약사들의 연구투자비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KRPIA는 "본사와 지사의 연구비율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반응이다. 그 소리도 맞다. 본사와 지사는 역할이 다르지 않은가.

약을 직접 개발하는 본사와 이를 판매하거나 시판후연구를 진행하는 지사와는 입장이 다르다는 의미다.

KRPIA는 연구중심 본사를 가진 판매중심 지사들의 모임임을 인정하고 차라리 자사의 윤리적인 판매방식을 강조하라. KRPIA에게 '연구중심'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또 한가지. 갑작스런 KRPIA의 공격적인 홍보활동의 동기는 무얼까.

딱히 담당자도 없는 조용한 협회가 홍보전문사를 써가며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한미FTA·협회 명칭변경·약가제도 개선 등 현안을 염두해 둔 것임은 이 '바닥' 사람들 대부분 알고 있다. 그 의도도 개운치 않다.

어느 기업이 한국에 공장을 세우든 혹은 판매에 열을 올리든 이는 전적으로 해당 기업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윤을 남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택하는 것에 뭐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본사의 후광을 업고 한국에서 '나도 그런 척'하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러워 보인다는 것이다.

인류를 각종 질병에서 자유롭게 해준 그대들의 본사는 진정 위대한 기업이다. 하지만 그 약을 그대들이 수입해주든 혹은 어느 수입상이 가져다 주든 우리는 상관치 않는다.

아버지가 교수라고 해서 아들이 학자는 아니다. 아들의 직업이 세일즈맨이라면 그는 학자 아버지를 둔 세일즈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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