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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주기평가 마친 맹광호인정평가단장

[인터뷰]1주기평가 마친 맹광호인정평가단장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6.02.0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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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기 의대평가는 체벌이 아니라 격려가 목적"
2주기 '질 평가' 주안점, 영역별 상대평가 도입

▲ 맹광호 의대인정평가단장

맹광호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의대인정평가단장(가톨릭의대·예방의학)을 만나 지난 달 마무리된 1주기 의대 인정평가사업에 대한 의미와 과제 그리고 2주기 사업에 대한 계획을 들어봤다.

맹 평가단장은 1997년 한국의학교육학회가 인정평가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인정사업에 참여해 평가단장으로서 1주기 의대 인정평가 사업을 총괄했다.

 

평가단장으로서 1주기 의대 인정평가 사업의 의미를 평가한다면?

 

1주기 의대인정평가 사업은 한국의학교육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일이다. 강제적이지도 않았는데 41개 의대가 모두 참여했다.

의과대학와 대학본부 관계자들의 인정평가에 대한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으며 각 대학들의 여건, 특히 교수들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및 교육 지원과 학생들을 위한 학습시설 등이 크게 보강됐다. 학생·교수·의대 관계자들 모두 대만족이다.

1996년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의·치·약대를 평가했는데 31개 의대(당시 졸업생을 배출하지 않았던 10개 의대 제외)를 한해에 다 평가하자니 한계가 있었다. 또한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이해부족도 지적됐다.

이에 의대평가는 전문성이 보장된 의대들이 스스로 평가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한국의학교육학회가 주도적으로 한국의대인정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의대 인정평가 사업을 하게 됐다.

당시 의대 인정평가 기준개발위원장을 맡은 것이 인연이 돼서 평가단장까지 맡았다. 1999년 10개 의대에 대해 예비평가를 한 것까지 치면 1주기 의대인정평가 사업을 마무리짓는데 10여년이 걸린 셈이다.

평가단은 180여명으로 구성된 평가 교수 풀을 만들어 워크숍 등을 통해 평가의 질 유지에 신경을 썼다. 대교협은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이다.

 

1주기 의대 인정평가 사업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평가단의 전문성과 공정성·객관성을 일괄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고 부족했다. 누가 평가를 맡든 일관성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평가단은 계속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다. 일단 일관성있는 평가결과를 내기 위해 평가하는 교수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있어야 하지만 참여 교수들의 개인적인 희생을 구하지 않고서는 평가단들의 이런 노력에 대한 보상을 하기가 어렵다.

평가단으로서는 또한 전임 평가전문가 한사람 정도 구하고 싶은데 그 예산이 만만치 않아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평가 기구안에 전임요원만 수십명이다. 지금은 나를 비롯해 관계 교수들의 희생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모두 지쳤고 1주기 평가 사업 이후 탈진상태다.

그나마 의협이 의학교육의 질 관리에 관심을 갖고 예산을 지원해 주고 있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1주기 의대 인정평가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1주기 의대 인정평가 기준은 필수항목 18개, 권장항목 32개로 구성됐다. 1주기 평가는 기본적인 조건 충족 여부에 평가의 초점을 맞추다 보니 계량적인 평가가 주로 됐다.

질적인 평가가 부족했다는 지적 잘알고 있다. 그러나 질적인 평가를 못했다기 보다 질적인 평가는 2주기에 하자는 평가 주체들간의 합의가 전제돼 있었다.

만일 그런 합의가 없었다면 1주기 평가사업을 완수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평가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미국의 평가항목보다는 우리가 더욱 객관적이라고 자신한다.

평가단은 평가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을 객관화하기 위한 여러장치를 뒀다.

1주기 평가 이후 대학들은 평가를 받는 해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평가단을 상설기구화해 늘 질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의학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나 부서가 각 의대에 만들어져야 하며 이미 빠른 속도로 만들어지고 있다.

2주기 평가부터는 평가 항목을 대폭 보완해 교수의 질도 평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결국 각 의대들이 질적관리를 위한 안팍의 움직임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의대가 너무 많아 적정한 교수확보가 어려운 의대가 있어 걱정이다.

 

1주기 의대평가에서 인정유예 판정을 너무 아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몇몇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의대들에 대해 단호한 판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얘기인 것 같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정말 속상하다. 1주기 평가는 41개 의대들의 장점과 단점을 찾아내 단점에 대해 자문을 하고 의대들의 질적 향상을 도와주자는 의도였다.

교육여건이 미비한 의대들을 격려해 질적 향상을 가져 오자는 것이지 체벌을 가하자는 게 아니었다.

평가 받는 의대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평가가 될 것이다.

1주기 평가의 기본정신은 대학이 무엇을 갖춰야 하고 어떻게 나아져야 하는지를 인지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겠다는 자세만 갖추면 인정을 준다는 거였다.

처음부터 평가를 크게 의도하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조건부 인정' 판정을 받은 의대들도 넓은 의미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해당 의대들이 지적된 부분만 충족시키면 언제든지 인정 판정을 내릴 것이다. 아직 기본적인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의대들을 평가로 무조건 내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몇몇 신설의대들을 고려한 유연한 잣대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일례로 학생 수와 상관없이 교수 수를 85명 이상으로 못박은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일부 의대들의 볼멘소리가 있다.

 

교수 수 85명은 의대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 교원 수를 명시한 것이다. 물론 학생 수에 따라 교수 수도 고려돼야 하지만 평가단이 제시한 기준은 학생 수가 몇명인던 소위 의대라면 갖춰야 할 최소 기준이다.

몇몇 신설의대들의 경우 시설이나 교수 수 등을 단기간에 향상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런 의대들을 등급화해 따로 평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가능하다해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 기준 자체가 그런 의대들을 고려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다.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해줬으면 한다.

 

2주기 평가에서 달라지는 점은 무엇이며 평가의 주안점이 무엇인가?

 

평가 필수항목이 39개 항목으로, 권장항목이 35개 항목으로 크게 늘었다. 총 74개 항목이며 1주기 평가보다 24개 항목이 늘었다.

세계의과대학연맹(WFMA)이 2003년 개발한 의대 교육 국제표준을 적극 반영했으며 1주기와는 달리 영역별 우수 정도를 평가할 계획이다. 1주기는 적절성만을 따졌다면 2주기에서는 상대적인 평가가 가미된 영역별 상대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인정 판정도 3회 이상 조건부 인정을 받을 때에는 '인정불가' 판정을 내리기로 하는 등 한층 평가의 의미를 강화했다. 물론 각 의대에 의견조회를 한 상태이므로 이 안이 확정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계획대로 라면 올해 2주기 평가에 들어가야 하는데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문제 때문에 각 의대들이 참여를 속 시원하게 밝히지 않아 올해는 41개 의대들이 자체평가를 하는 정도로 2주기 평가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가 설립할 고등교육평가원으로부터 의대인정평가 위임을 받는 것이 평가단으로서는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다.

 

1주기 평가가 자율평가이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사업의 강제력도 강제력이지만 재정도 문제였다.

국가로부터 의대 평가를 위임받게 되면 이 두 가지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부도 최근 끝난 1주기 의대 인정평가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자율적으로 평가사업이 잘 수행됐다는 평가다. 이 뿐 아니라 WFMA에서도 이번 인정평가 사업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고 국제적인 인증을 밟으라며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보류되고 있다. 평가단도 교육부와 설립될 고등교육평가원으로 부터 평가권한을 위임받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결국 평가권한을 위임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고등교육평가원법이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으나 올해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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