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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필승 자이데나(?)"
"오! 필승 자이데나(?)"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6.01.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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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제약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을 약은 단연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지난해 연말이지만, 사실 2005년 1년 내내 업계의 화제였다.

정부도 이 약에 대해 신약개발자금으로 22억원을 지원했고 식약청은 제품허가를 발표하며 이 약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판매사인 동아제약은 제품 허가 보도자료를 통해 "자이데나의 발매는 현재 외국 제품들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국산 신약으로의 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며 외자사 제품보다 값싸게 공급,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충 짐작이 가겠지만 아쉬운 것은 역시 '데이터'다. 다 좋은데 '약'으로서의 자이데나는 어떠냐는 얘기가 빠져 있다. 271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임상3상 시험 결과도 매우 '간략히' 정리돼, 구색을 맞춘 수준에 불과하단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발기부전치료제 안전성 논란을 일으킨 '실명유발'에 관해서 식약청도, 동아제약도 별다른 언급이 없다. 다만 중증 및 중대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뭉뚱그려 설명한 것이 전부다. 자이데나는 비아그라 등과 함께 같은 계열인 PDE-5저해제다.

자이데나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제품의 광고 문구가 눈에 띈다. '대한민국 자이데나'. 동아제약은 이 약의 발매를 준비하며 '후발주자로서 앞선 품목의 부작용을 개선, 업그레이드된 발기부전치료제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해왔다. 뚜껑을 연 자이데나 마케팅 전략은 결국 '애국심'이었다.

자이데나에 대한 의사들의 반응은 아직 반반이다. KMATimes가 전국 의사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믿고 처방하겠다'는 의견이 절반을, '아직 더 많은 자료를 기다리겠다'는 보수적인 의견이 나머지 절반을 이뤘다.

이 약을 처방하게 될 의사들은 동아제약이 자신들의 애국심을 자극시켜 주길 기대하진 않는다. 부작용에 대한, 효과에 대한 믿음을 심어줄 자료와 근거가 그들의 애국심을 자극할 수는 있겠다.

2006년엔 월드컵이 있다. 또다시 광적인 애국심이 이 나라를 점령할 때 우리는 축구공과 태극기를 배경으로 제작된 자이데나 광고를 보게 되지 않을까 싶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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