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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니까 생명 소중함 누구보다 잘 알죠

의사니까 생명 소중함 누구보다 잘 알죠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11.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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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숙 원장(동서산부인과의원장)

<최경숙 회원>

이름

최경숙(56)

소속

동서산부인과의원 원장

경력

2005 ~

고려의대여자교우회 봉사위원회

 

 

한국밀알선교회 이사

 

2003 ~

서울시의사회 의료봉사단 부단장

 

2002 ~

대한기독여자의사회장

 

 

할렐루야교회 의료선교위원회 부위원장, 위원장

 

2000 ~

의료선교협회 법인이사/회원협력위원회 위원장

 

1974

고려의대 졸업

 

"함께 있지 않아도 늘 마음 든든하게 해주는 분"
배현정 회원(전진상의원 원장)
최경숙 선생은 전진상의원이 시흥동 산동네에 구멍가게 만한 크기로 처음 문을 열 때부터 함께 했습니다. 병원을 세우면서 여러 진료과 의사들을 모으려고 했는데, 가톨릭 신자 중에는 산부인과 의사가 드물어 산부인과 의사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죠.
때마침 산부인과 과정을 밟던 최 선생이 선뜻 같이 해보겠다고 제의하는 바람에 병원을 연 후 꽤 오랫동안 함께 일했지요. 비록 이곳 전진상의원의 대다수 봉사자들이 가톨릭 신자이고, 최 선생님은 개신교 신자라서 서로의 종교는 달랐지만, 소외이웃을 돌보는 마음은 똑같이 아름다웠습니다. 또 수녀님들과 조잘대며 어울리는 모습은 어찌나 보기 좋았던지요.
요즘엔 나름대로 뜻한바가 있어 다른 봉사활동에 하고 계십니다. 한센병 환자를 위해 오랫동안 애써온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탈북자와 외국인 노동자 대상 의료봉사, 이라크나 카자흐스탄의 의료 소외 지역을 다니는 해외 의료봉사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한센병 활동의 경우 수 년동안 소록도와 애양원을 찾아 환자들을 돌보고 위로하고 있으며, 매년 자선음악회를 열어 기금을 모으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다른 활동들 때문에 전처럼 전진상의원에 매주 나오지는 않지만, 전진상의원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는 분입니다. 덕분에 마음이 늘 든든하고, 한편으로는 형제처럼 염려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쪼록 건강 조심하시고, 최 선생님을 필요로하는 많은 주위 이웃들에게 힘이 돼 주시길 바랄게요.
지난 10월 밀알선교회에서 실시한 장애인 무료예방접종 행사에서 주사를 놔주고 있는 최경숙 원장.

 봉사(奉仕)와 금연의 공통점은? 첫째, 누구나 한 번쯤 해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둘째, 한번 결심하고 하면 그 다음엔 훨씬 수월하다. 셋째, 꾸준히 지속하는데는 보통 결정적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갑자기 왠 금연이냐고 의아해 하는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굳이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렇다.봉사활동을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봉사활동에 하게 됐나'하는 질문은 통과의례와도 같은데, 최경숙 원장에게 이 질문을 했을 때 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이화여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줄곧 봉사반 활동을 했으니,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늘 있었죠.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봉사다운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히 전진상 의원에 의료봉사활동을 나가면서부터였습니다. 한 번 해보니 재밌어서 계속하기는 어렵지 않더군요.그러다가 1999년에 들어와서 몸이 아주 안 좋았어요.죽을 고비에 서고 나니 세상을 다르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들더군요."

제법 앞뒤가 들어맞는 그럴싸한 비유이지 않은가.

서론이 길긴 했지만, 최 원장은 1999년부터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빠졌다.원장이 의료봉사활동으로 바쁜 탓에 수익을 거의 포기하다시피한 병원에 매일 환자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지난 11월 10일 열린 한센병 돕기 자선음악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최경숙 원장.

   산부인과 의사가 필요하다는 말에 우연히 발걸음을 하게된 전진상의원 활동을 시작으로, 미혼모·탈북자·외국인노동자·노숙자·수해자·한센병환자·장애자·이라크 전쟁피해주민 등 사회의 소외이웃 치고 최 원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다. 그는 이 모든 활동을 ‘생명 공동체 운동’이라고 부른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생각 아래, 더불어 잘 살기 위해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활동이라는 뜻이다.

"이 모든 활동은 저의 든든한 조력자들로부터 시작됐습니다.대한기독여자의사회, 밀알선교회, 소록밀알회, 광야교회, 할렐루야교회 등등. 저는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움직임들에 자연스레 참여했을 뿐 제 힘으로 모든 걸 해온 게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그를 처음 만난 건 '한센병 환우 선교를 위한 자선음악회'에서였다. 매년 해온 음악회가 벌써 6회째를 맞았으니 제법 오랜시간 그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자선음악회긴 하지만, 소록도에서 올라온 관람객들이나 한센병 환우들로 구성된 하모니카 연주팀, 노란 '자원봉사자' 어깨띠를 두르고 행사를 돕는 노숙자들 덕분에 음악회는 하나의 축제처럼 돼버렸다.

그를 미처 만나기도 전에 진솔한 마음을 담은 시를 읊으며 음악회를 진행하는 최 원장의 모습에서 한센병 환자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애정과 정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음악회를 통해 기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어려운 이웃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싶단다.

"하나님을 알게 된 후로 지금에 이르게 됐고, 어느순간에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됐죠. 특히 소외된 사람들에게서만 엿볼 수 있는, 생득적인 가난함에서 비롯된 진정한 겸손에 끌렸습니다.그 순수한 아름다움을 쫓는 본능에 충실했더니, 가난하고 초라하기 그지없던 사람들이 그립고 보고싶고 자꾸만 생각나서 안 찾고는 베길 수가 없더군요."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남편에게 이라크로 의료봉사를 떠나겠다는 이야기조차 선뜻 꺼내지 못할 정도로 소심하지만, 막상 의료봉사 현장에선 그 누구보다 적극적이다.현재 가리봉동에 위치한 외국인노동자의원을 설립할 당시, 부족한 자금을 대기 위해 돗자리를 팔러 동료의사들을 찾아 다니던 그의 모습에선 아무리 찾아봐도 소심한 구석은 없다.쪽방 노숙자들과 손을 맞잡고 김밥을 나눠주는 모습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다른 어떤 때보다 가장 용기있는 모습은 그가 의료 봉사활동을 할 때다.

"저 혼자였다면 용기를 내기 힘들었을 거에요. 그러고보면 전 행복한 사람입니다. 제가 마음먹지 않아도 제곁에 늘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주어지고, '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과 자원들이 주어지고, '해내고야 만' 결과들이 주어지니까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확신 때문에 더욱 기쁩니다. 미래가 두렵지 않다면 그보다 행복한 게 있을까요?"

요즘 그가 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기독여의사회는 장애인들에게도 눈을 돌리고 있다.물론 이것도 '생명 공동체 운동'의 일환이다. 며칠전 한센병 자선음악회를 열고 이어 엊그제 장애인들에게 무료 독감예방접종을 하고 왔다는 그에게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함께이기에 힘든 줄 모르겠다는 최 원장은 의사 동료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요즘은 사회적으로 의사들이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알고보면 표현을 잘 하지 않아서 그렇지 훌륭한 일을 하는 분들이 셀수 없이 많은데 말이죠. 제가 하는 대부분의 일들에 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후원을 아끼지 않는지 모릅니다. 그 분들이 특별히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어서라기 보단 의사란 직업의 특성 때문에 좋은 일들과 가까이할 수밖에 없다고나 할까요? 제가 받은 칭찬의 기쁨을 모든 의사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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