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가 '살생부'
병원가 '살생부'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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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가 `살생부' 병원가에는 요즘 시체말로 `살생부'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금융계 구조조정도 아니고 뜬금없이 웬 살생부냐고 반문하겠지만 지난 9월5일 공포돼 실시토록 한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때문에 추가비용 비징수의사에 포함되게 될 운명(?)에 처한 의사를 일컫는 말이다.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제4조는 선택진료 자격요건이 되는 재직의사 중 80%범위 안에서 추가비용을 징수할 수 있도록 징수의사를 제한했다.

선택진료 의사 자격은 전문의 자격인정을 받은 후 10년이 경과한 의사에게 주어지는데(대학병원은 조교수이상일때) 자격의사가 10명이 발생할 경우 8명은 이른바 지정진료비를 받을 수 있고 나머지 2명은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

대학병원의 경우 조교수 급 이상의 교원은 전공의, 전임의(강사), 전임강사의 과정을 거치면서 일단 검증을 받은 의사임데도 불구하고 동일기관내에서 추가비용 징수의사와 비의사를 구분하고 제한하는 문제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추가비용 비의사로 선택될 경우 마치 환자들에게는 B급의사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자칫 환자와의 신뢰를 깨뜨릴 수 있으며, 지정진료비로 과비를 배분하는 현실에서 과비문제도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병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추가비용 비징수 의사 20% 배분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병원 수입이라는 경제적인 관점만을 잣대로 한다면 수입이 많은 순서대로 나열해 하위 20%를 비지정의사로 결정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기능은 임상진료이외에 교육·연구의 두 축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이런 잣대는 곧바로 저항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어떤 병원은 진료지원부서를 비지정 20%에 포함시키는 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이것 또한 만만치 않은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Y의료원의 S병원은 궁여지책으로 우선적으로 보직자들 부터 20%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솔선수범하는 보직자도 있었지만 불만을 표시한 보직자도 있었다는 후문이고 보면 일반 교수들이 속칭 B급의사로 전락할 때 표출할 저항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문제와 함께 진료지원과의 서명을 받는 비현실적인 조항(본보 10월23일자)때문에 병원들은 머리만 싸매고 있을뿐 선택진료 실시에 들어가지 못해 실효성없는 탁상행정적 규제의 표본을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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