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생산적인 국감이 되려면 소모적인 논쟁을 '소모'해야
생산적인 국감이 되려면 소모적인 논쟁을 '소모'해야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5.10.12 10:5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산 납 함유 김치 논쟁 때문에 10일 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가 2시간여 동안 공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피감 기관장으로 나온 오대규 질병관리본부장은 그 덕(?)에 증인 선서를 하고도 2시간여가 지난 뒤에야 겨우 말문을 열 수 있었다.

사태는 이석현 보건복지위원장(열린우리당)이 전날 고경화 의원(한나라당)의 납 함유 김치 관련 발표와 10일 오전 11시 식약청이 발표한 자료가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에서 부터 비롯됐다.

이 위원장은 "일부 의원들이 정확한 데이터도 없이 센세이셔널 한 이슈에만 집착해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며 그 예로 고 의원의 납 함유 김치 발표를 들었다. 이 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납 김치와 관련한 최근 혼란이 고 의원과 고 의원의 의뢰에 의해 무리하게 샘플을 추출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그때 잠시 자리를 비운 고 의원을 대신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위원장이 식약청의 일방적인 발표만 믿고 문제를 제기한 동료의원을 매도한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곧이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들간의 고성과 논쟁이 이어지는 바람에 국감장은 삽시간에 엉망이 됐다.

질병관리본부의 국감을 2시간여 동안 지연시킨 이날 논쟁은 납 김치 논쟁의 한 축을 담당한 식약청에 대한 국감이 아니므로 다음날(11일) 보건복지부 종합국정감사 때 식약청 관계자를 불러 증언을 들어보자는 지극히 당연한 쪽으로 결론이 났다.

논쟁할 필요도 없고 논의의 장도 아닌 곳에서 논쟁하느라 2시간여를 허비한 셈이다.

결국 이날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국감은 저녁 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끝이 났다. 빠듯한 일정에 다양한 사안들을 검토하고 넘어가야 할 국정감사에서 이렇듯 피감기관과 상관없는 사안으로 소모적인 논쟁만 한 것에 대해 의원들은 밥값을 다 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10시를 훌쩍 넘겨 끝난 국정감사장에서 밤 늦도록 국민을 위해 일했다는 자부심이 얼굴에 배어 있는 의원들과는 달리 국감준비로 밤샘근무를 했을 피감기관 직원들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역력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