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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4 19:44 (수)
의약분업 좌초 위기

의약분업 좌초 위기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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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시행 예정인 의약분업이 제도 시행의 기본 원칙이 흔들리면서 좌초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욱이 의약분업 제도 시행에 따른 추가 재정 문제가 분업 5개월을 앞둔 시점까지도 제시되지 않고 있어 7월 의료대란설이 무성하게 제기되고 있다.

11월 15일 의보약가 인하에 따른 수가 조정이 단행된 이후 일선 의료기관은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개원가는 물론 중소병원의 경영 악화가 임시 부양책으로는 호전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의료수가를 반드시 정상화 해야 한다는 요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동네의원살리기운동본부, 민주의사회를 비롯한 개원의 중심의 의사 단체가 속속 결성, 의료 현실화와 의보 재정 확보 등 의료의 정상화와 의료개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지난 22일에는 대학병원 최고경영자 모임이 결성돼 의료수가 개선과 의약분업 문제를 제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모임은 특히 대학병원에서는 의약협업이 잘 이뤄지고 있는데 약국을 폐쇄하고 환자를 거리로 내모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며 의약분업안을 근본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동안 수면아래로 잠적했던 직능분업 문제가 부상했다는 의미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부산광역시의사회는 21일 전체이사회를 열고 "의사의 생존권 보장없고, 준비안된 의약분업은 절대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으며, 대정부 투쟁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적인 휴진 시위를 벌일 것을 의협에 요청했다. 부산지역의 강력한 투쟁 정서는 전국 시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협은 2월 17일 제2의 전국적인 의사 궐기대회를 열어 전국 의사들의 투쟁의지를 다시한번 표출하기로 했다. 노관택 대한병원협회장은 27일 "의협과 공동보조를 원칙으로 한다"며 궐기대회 참여를 공언했다. 병협은 이와 함께 3월 초에 전국 규모의 시범 모의테스트를 강행하기로 했다.

모의테스트는 약사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부대 결의를 통해 정부에 권고된 사항. 병협은 모의테스트를 통해 의약분업이 실제 시행됐을 경우의 문제점을 도출할 전략이다. 병협의 전략은 환자불편의 최소화와 병원 외래처방을 환자의 선택에 맡기도록 수정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대부분 의약품에 대해 약사의 대체조제를 전면적으로 허용할 소지가 다분한 '의약품동등성시험관리지침'을 발표, 의사의 자존심에 비수를 꽂았다.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해서는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낮은 의료수가가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약사의 대체조제 보장을 위한 의약품동등성시험관리지침, 의약분업의 원칙을 무너뜨린 의약품분류 등의 문제가 미궁속으로 빠지면서 의약분업은 실시의 당위성보다는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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