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조제 유도가 심평원의 본업일까?
대체조제 유도가 심평원의 본업일까?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5.08.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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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본연의 업무인 심사와 평가 이외의 일을 추진하다 의료계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다. 약국 500곳을 대상으로 '대체조제에 대한 개업약사들의 인식 및 경향조사'를 실한 것이 빌미가 됐다.

심평원은 지난해 정부와 국회로부터 대체조제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게 되자 대체조제 활성화 방안에 눈을 돌리게 됐고 약사들의 대체조제 경향을 조사하게 된 모양이다.

의약품의 대체조제는 의사의 처방권과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임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약사들을 대상으로 대체조제의 필요성을 유도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심사평가기구로서 갖춰야할 중립성과 객관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의협은 이번 조사 결과가 의사의 처방권 제한과 건강보험재정안정화를 위한 대체조제 활성화 기초자료로 활용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엄중히 경고해 놓은 상태다.

의협은 '대체조제에 대한 개업약사의 인식 및 경향조사'는 자칫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극히 위험한 발상이므로 심평원은 성실하게 해명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심평원은 설문조사에서 '생동대체조제가 활성화 되기 위해 개선돼야 할 사항이 있다면 자유롭게 적어주기를 바란다'는 등 약사들에게 대체조제 활성화를 부추기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어 의협의 주장이 기우가 아님을 뒷받침하고 있다.

심평원은 마음만 먹으면 의료기관과 약국의 청구자료를 토대로 얼마든지 대체조제 현황을 분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약사를 대상으로 대체조제를 유도하는 듯한 조사를 벌이는 데에는 다른 속 뜻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더욱이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야 하는 정책결정 사안에 대해 중립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월권행위를 하지 말라"고 한 의협의 충고를 "시대착오적인 용어선택"이라고 일축한 행위는 심평원의 안일함을 엿보게 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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