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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 2
알츠하이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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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7.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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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 조기진단으로 예방 가능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의 초점은 병변을 일으키고 뇌를 좀먹는 베타-아밀로이드라 일컫는 독성 단백질을 조기발견하고 이 물질을 소멸 또는 무력화시키는데 있다. 알츠하이머에서 이러한 병변은 대뇌피질과 해마(hippocampus) 부위에 현저하다.

앞장에서 언급했듯이 알츠하이머 병변은 젊어서 발현하고,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늙어서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병변을 조기에 발견해서 발병 이전에 손을 씀으로써 알츠하이머 발병을 예방 또는 지연시키는 것이 과제다. 따라서 알츠하이머협회와 미국국립노인연구원과 산업계는 알츠하이머 조기발견과 조기개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  이러한 조기발견과 예방치료목적을 위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괄목할만한 연구업적을 살펴보기로 한다.

 

■ PET 스캔으로 알츠하이머 예고

알츠하이머 국제회의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정상 노인에서 알츠하이머가 발병되기 여러 해  전에 83%의 확실성으로 발병위험성을 예측하는 영상진단법을 장기간의 연구 끝에 개발했다는 미국뉴욕의대 연구팀의 보고였다.

기억의 중추라 할 뇌의 해마(Hippocampus) 부위의 활동저하를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방사단층촬영)로 진단하면 발병 15년 이전에도 예측가능하다는 것이다. 뇌가 활발히 활동하는 부위에서 에너지원이 되는 포도당의 소비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50~80대의 건강한 53명을 대상으로 해마부위에서의 포도당 소비량을 주기적으로 PET로 측정하면서 10~24년간 경과를 추적했다.

FDG(fluoro-deoxyglucose. 형광-디옥시 포도당)를 투여한 후 PET로 포도당 소비량을 측정한 결과 53명중 6명이 알츠하이머 그리고 19명이 MCI(mild cognitive impairment. 가벼운 인식장애)가 발생했다. 발병자의 PET 진단내용을 미발병자의 것과 비교분석한 결과, 발병자는 연구 개시단계에 이미 포도당 소비량이 15∼40% 낮게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해마부위의 영상진단 시스템을 작성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은 83%, 그리고 MCI는 79%의 확실성으로 사전에 발병예측이 가능했다.

미국뉴욕의대 연구팀장 M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영상진단법은 사전에 정상인의 알츠하이머를 예고하는 세계 최초 연구"라고 장담했다.

 

■ MRS로 조기진단

영국 런던대학팀은 MRS(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자기공명분광법)를 사용한 연구에서 장차 이 검사가 알츠하이머를 예고하는 조기진단법이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각 부위조직구조를 나타내는 MRI(magnetic resonance image, 자기공명영상)과는 대조적으로, MRS는 각 부위의 활성을 체크하는 기능적 검사법이다.

연구팀은 MRS를 이용해 가족성 알츠하이머병(Familial AD)환자 자녀들을 검사한 결과, 그들의 해마부위의 활성이 정상인보다 저하되었음을 발견하였다.

유전성이 있는 가족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가족은 조만간 알츠하이머가 발병할 운명에 있고, 발병연령은 통계적으로 이미 발병한 가족(부모 등)연령과 비슷하다. 그리고 종전의 연구결과 알츠하이머 환자는 정상인과 달리 뇌에서 N-acetyl aspartate(NAA)와 myo-inositol(MI)라는 두 가지 생화학물질에 변화가 있음이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환자는 뇌에서 특히 뇌의 뒷면(posterior cingulate)에서 NAA가 감소되고 MI가 약간 증가하여, NAA/MI율이 저하되어 있다.

런던대학팀은 가족성 알츠하이머로서 아직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지 않은 건강한 젊은이 7명과 대조그룹으로 같은 연대의 정상인 6명을 대상으로 MRS스캔으로 뇌에서 위의 두 화학물질을 측정했다. 연구결과 아직 건전한 가족성 알츠하이머병 가족에게만 NAA/MI 변화(저하)가 있음을 밝혔다.

연구책임자 G교수는 "이번 임상조사는 소수에 제한됐으나, 앞으로 많은 정상적인 젊은이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MRS조사를 실시해서 알츠하이머를 조기진단하려는 우리의 연구를 재확인할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혈액검사로 치매진단

미국 메이요클리닉 플로리다분원의 연구팀은 각 개인의 알츠하이머 위험도를 찾고자 혈액속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A-b)의 수치분석을 시도했다.

대부분의 베타-아밀로이드는 짧은 '40아미노산'(A-b40)으로 구성되지만 작은 부분의 A-b는 구조가 긴 '42아미노산'(A-b42)이다. 짧은 A-b40은 독성이 미약하지만, A-b42는 독성이 강하다. A-b42의 뇌 축적은 알츠하이머의 주된 병리 소견을 이룬다.

연구팀은 평균 78세의 건강한 노인자원자 563명의 혈액을 채취해 각자 베타-아밀로이드의 A-b42와 A-b40의 수치를 먼저 분석한 다음, A-b42/A-b40 비율의 수치에 따라 가장 낮은 A그룹부터 가장 높은 D그룹까지 4그룹으로 나눠 2~12년간 이들을 추적, Mattis의 치매등급측량법(Dementia rating Scale)으로 인지기능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 A그룹에서 알츠하이머와 MCI(가벼운 인식장애) 위험도가 3~5배나 높았다. A그룹에서 MCI 또는 알츠하이머발생이 가장 먼저 나타났으며, B그룹이 그 다음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책임자는 "이와 같은 혈액검사는 건강한 노인 중에서 누가 3∼5년 후에 알츠하이머 또는 MCI환자가 될 것인가를 예고하는 좋은 바이오마커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 동물 알츠하이머

대개의 경우 사람에 대한 연구는 동물실험이 선행되어 기초를 닦은 연후에 인체실험도 하게 된다. 만물의 영장이라 할 사람의 두뇌연구도 예외가 아니다.

거듭 언급하거니와 알츠하이머 병변은 뇌신경세포에 베타-아밀로이드단백질(A-b)이 플라크(plaques)와 엉킴(tangles) 형태로 축적되어 나타난다. 이 A-b는 정상인에서도 생산되지만 과량으로 생산될 경우, 건전한 뇌에서는 이를 제거하는 작용이 있다. 반면 알츠하이머환자가 될 사람의 뇌는 A-b의 축적을 통제하지 못해 발병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학(U.C.)팀은 연구실 쥐에게 유전자 조작을 하여 A-b로 된 뇌 병변을 가진 쥐 즉 생후 알츠하이머로 발병될 쥐를 출산시켜, 이 병변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쥐의 기억력저하를 유발케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에 3월 3일자 Neuron지에 게재된 논문을 요약해 본다. 이 연구는 이번 알츠하이머 국제학회에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U.C.연구팀은 이러한 쥐를 출산 직후부터 6개월간 관찰했다. 처음 2개월간은 지능장애가 전혀 없었으나, 출생 4개월째부터 병변(뇌세포의 A-b축적)이 해마부위와 편도(amygdala)와 대뇌피질에 나타나면서 차츰 기억력 저하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관찰하고 입증했다.

이렇듯 유전자 조작을 한 쥐에서 자연적으로 제거가 가능한 분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A-b를 생산하고 그 후에 차츰 알츠하이머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뇌세포의 A-b축적이 인식지능 저하의 시초임을 알리는 증거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병변이 진행하기 전에 알츠하이머를 예방해야 하므로, A-b를 제거할 신약개발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함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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