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제근(서울대 명예교수)
일반으로 향정신성약품으로 알려진 정신성 약품(psychotropic)은 습관성 또는 중독성이 있어 사람의 정신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약제를 통틀어 이르는 용어로서, 항정신병제, 항불안제, 항우울제 따위의 정신치료제 외에 각성제, 환각제 따위도 포함되어 있다.
이와같이 '향정신성약품'으로 사전적으로 알려진 이 용어를 의협용어위원회에서는 3집에서부터 '정신작용약'을 쓰다가 4집에서는 '정신작용제'로 하였다. '약'을 '제'로 바꾼 것은 '약'과 '제'의 이름을 붙이는 원칙에 따라서였다. 'psychotropic'과 같은 의미의 영어용어에는 'psychoactive drug'이 있다. 한편 항정신병제(antipsychotic or antipsychotic drug)는 정신병 치료에 유효한 약물을 말하며 약리학적으로는 비슷한 계열의 약제이다.
이들 약제의 주요효과는 여러 부위에서 도파민 신경전달을 차단함으로써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항불안제(antianxiety drug)는 '불안약'(의협용어집)이라고도 하기로 하였고, 우울병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는 '항우울약'이 아닌 '항우울제'(antidepressant)로 표준화 하였다. 정신작용성 약물(psychoactive drug)에는 각성제로 더 많이 알려진 정신흥분제(psychoanaleptic)나 엘에스디·대마초 등과 같이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환각제(hallucinogen or psychedelic)가 있다.
정신흥분제는 중추신경 및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는 점에서 마취제(anesthetic)나 최면제(수면제, hypnotic)와는 반대로 수면을 방해하고, 혈압을 올리며, 피로감을 없애는 특징이 있다. 한편 신경이완제(neuroleptic)은 환각·망상 등 인지장애나 정신운동 흥분에 특이한 효과를 갖는 약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