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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디딤돌과 걸림돌 - 3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디딤돌과 걸림돌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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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7.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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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부시 못믿는 캘리포니아 주민
ESC 연구에 30억 달러  지출 승인

 

 

 

 

 

 

 

 

필자는 6월 16일부터 2회에 걸쳐 <의협신문>에'배아줄기세포연구의 디딤돌과 걸림돌'이라는 칼럼을 게재한 바 있다. 7월 7일자 NEJM 첫 장에 논설위원 닥터 오키(Okie)는 'Stem Cell Research- Signposts and Roadblock(줄기세포연구의 길표식과 길막이)'라는 주제의 글을 게재했다. 필자가 언급한 '디딤돌과 걸림돌' 내용과 중복된 것도 있지만, 일부를 요약, 소개해 본다.  

2005년 들어 NEJM은 4월 말에 학계의 정부자문기관인 미국국립연구원(National Research Council)과 의학원(Institute of Medicine)의 새로운 윤리지침이라 할 'Key Elements of the National Academies for Human Embryonic Stem-Cell Research'를 발표했다. 치료목적의 줄기세포연구를 촉진시키려는 내용이 담겨있는 이 가이드라인은 비록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미국과학자와 정책입안자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부시정부의 걸림돌을 하나하나 제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황우석 팀을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Cell, ESC)연구의 세계영도자'라 격찬한바 있는 하버드대학 ESC연구소의 멜턴 교수는 최근 대학과 주정부로부터 줄기세포연구허가를 받았다. 그는 "만일 윤리지침이 2년 이전에 발표되었더라면, 진작 연구허가를 얻어 우리 연구도 상당히 진척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5월 중순엔 특히 역사적인 이정표라 할 한국의 황우석 박사팀의 새로운 발견이 발표되었다. 난치병환자의 유전정보를 가진 인간줄기세포 형상을 Somatic Cell Nuclear Transfer<세포 핵이동·사람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다음 완전히 분화된 체세포의 핵을 난자에 주입시켜서, 포배(blastocyte)형성을 유발하는 수법>라는 특수방법으로 얻게 되었다는 놀라운 한국학계의 업적은 장차 난치병치료에 혁신을 기약하고 있음을 닥터 오키는 강조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부시의 배아줄기세포연구 제한법안(2001년)이래 미국의 ESC연구자들은 외국경쟁자(한국)에게 뒤쳐지게 되었다"라고 시인했으니, 한국을 세계에 돋보이게 한 자랑스러운 기사이다.

한국 뉴스가 나온 며칠 후(5월 24일) 미국연방하원은 줄기세포연구 증진법안을 통과시키는 쾌거를 올렸으며, 다음 상원통과도 낙관적이다.  

그러나 부시의 거부권행사라는 가장 큰 길막이가 연구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줄기세포연구를 증진시키는 법제화 움직임이 활기를 띠게 되었다.

첨부한 지도에서 보듯 캘리포니아와 동부의 3개주 뉴저지·코네티컷·메사추세츠에서는 법으로 연구가 허용됐으며 일리노이·미네소타·펜실베이니아는 허용법안이 계류중이다.

그러나 ESC연구를 전적으로 금지하거나, 연구에 공금사용만을 금지하는 등  보수적인 여러 주가 있는가 하면, 태반의 주는 ESC에 대한 아무런 규제나 법조치가 없는 상태다.

참고로 세계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배아줄기세포프로그램을 살펴본다.

30억 달러예산을 들인 캘리포니아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세계 제1을 놓친 적이 드문 미국학계의 면목을 회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47개국이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있고, 연구종사자의 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003년도 제1회 국제줄기세포회의 참가자는 700명이었던 것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05년 국제회의엔 참가자 2100명을 과시했다.

부시의 연방정부를 믿지 못한 캘리포니아 주민은 2004년 11월, 향후 10년간 ESC연구를 위해 30억 달러 지출을 승인했다. 그 후 잇달아 미국의 여러 주에서도 소규모이지만 동일한 프로그램을 개시하는 중이다.

2005년 6월 23일 뉴저지 주지사는 7년간 2억3000만 달러를 소요하는 프로그램의 법안을 제출했으며, 이미 1억5천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ESC연구 권위자 피더슨 교수는 부시정권이 연구제한을 법제화했던 2001년에 영국 캠브리지대학으로 이적했었는데, 이번의 캘리포니아 프로그램을 보고 놀랐다고 전한다. 부시정부라는 '길막이'로 미국첨단과학의 경쟁력을 염려한 소리가 높았으나, 이번 캘리포니아의 프로그램은 ESC연구자를 격려하는 크나큰 디딤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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