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2:28 (금)
한의학 발전에 관심 없는 한의계
한의학 발전에 관심 없는 한의계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5.05.25 12:1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2일 한의학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 한의약의 미래와 전망'이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 대전 한의학연구원. 세미나 막바지엔 발표자 7명보다도 적은 4명의 청중만이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행사 마지막까지 남은 4명 가운데 의사협회 관계자가 2명이었다. 참석자의 절반을 의료계가 차지한 셈이다. 이날 한의사협회에선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했던 의협 관계자는 "참석자의 수가 너무 적다는 사실도 충격이었지만 내용면에서도 한의학의 청사진을 담아내고 제대로 된 전략을 수립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의학의 미래에 대해 정작 한의계가 고민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지난 23일 의료계와 한의계의 온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열린 국회 의료일원화 관련 정책토론회장. 이곳에 한의학 관련 정책을 좌지우지한다는 복지부 한방정책관실 관계자는 단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CT에서부터 IMS에 이르기까지 의료일원화 관련 이슈로 인해 한의계가 휘청거리고 있는데도 주무 행정부서의 무관심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땀과 열정을 쏟는 한의계의 모습은 볼 수 없다.

또 하나 언급하고 싶은 건 한의학이 객관화·현대화를 통해 근거중심의학(EBM)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고선 더 이상의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국회 토론회에서도 한의계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이 한의학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현대의학적 방법론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의학이 역사적 경험을 앞세워 근거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 채 '질환 A에는 처방 B'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의료 선진국에선 통하지 않을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는 마치 수학시험에서 답만 쓰고 답이 나오게 된 공식과 과정은 쓰지 않는 것과 같다.

한의계 일부에선 한의학의 근거를 한의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있으나 현대의학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궁색한 변명일 뿐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