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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치료의 하나다' 충분히 설명·설득해야

'운동도 치료의 하나다' 충분히 설명·설득해야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5.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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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재활·스포츠심리사>

 1. 운동처방시의 심리적 고려

 의사가 환자에게 운동처방을 할 때에는 환자들이 처방전에 있는 대로 잘 지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될 것 이다. 하지만 한참 시간이 흐른 후 환자들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처방을 따르지 않고 있거나 아예 운동자체를 그만둬버리는 것을 알게 된다.

 보통의 환자들은 약물이나 주사는 치료로 알지만 운동이 치료의 하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참 어렵다. 운동으로 치료를 한다는 것이 상당히 추상적인데다가 의사가 치료를 해주는 것이 아니고 자기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하는 과제이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상당한 인내와 이해가 필요한 일이다. 때문에 운동처방 자체보다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치료(운동)에 집중하고 끝까지 해내도록 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그 어떤 약보다도 좋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기에 운동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한 사실을 환자들에게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환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운동에 대한 동기를 갖게 하고 결국엔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최고로 중요한 치료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처방전이 의사 손을 떠나기 전에 환자들의 성격과 행동, 일상생활패턴,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삶의 목표들, 가족상황, 운동에 대한 인식, 운동을 하는 이유, 자기 효능감 (self-efficacy) (*1. 운동에 대한 자기효능감 검사지 참고), 심지어 환자가 자기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해서도 가급적이면 꼼꼼히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운동에 집중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운동에 대한 의욕이 있는지 운동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운동 중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포함한 운동에 방해가 될만한 심리적 장애물들이 있는지에 대한 사전점검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2. 운동을 방해하는 요인들에 대한 검사지 참고)

 운동처방시 환자의 특성에 맞게 운동을 실시함으로써 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개별성의 원리(principle of individual)에서 보면 개인의 성, 연령, 발육단계, 체형, 체력수준, 건강상태, 숙련도와 더불어 환자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심리적 특성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지 환자의 내적 외적 환경을 포함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자기효능감 (self-efficacy): 자신의 능력과 효율성에 대한 자신감이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믿고 일이 닥쳤을 때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을 한다. 이것은 다시 행동의 자신감과 일관성으로 이어진다. 즉,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꾸준하고 자신 있게 처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사고와 행동은 결국 보다 나은 치료성과로 이어진다.

 환자의 스케줄 및 시간: 환자들은 운동에만 전력을 쏟기에는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학생, 직장인, 전업주부 등 각자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든, 점심시간을 줄이든, 퇴근 후 다른 약속들을 모두 취소해야 하든 운동을 위해 희생을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지면 많아 질수록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데 있어서 마음의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환자들의 스케줄을 최대한 고려하여 운동 시간과 간격을 처방하는 것이 좋겠다.

 왜 운동을 하려 하는가 (운동의 목표): 환자들은 운동치료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얻고 동기유발을 시키기 위해서는 개인만의 특별한 운동처방이 절실히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 운동처방을 받는 환자들은 체중감량 목적 외에 날씬해지기 위한 운동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주요 목표가 골반 골절예방인 환자를 위한 운동처방과는 달라진다.

 환자가 선호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사실 운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게만 하면 환자들은 저절로 여러가지 장애물을 극복 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싫어하는지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다. 어떤 환자는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운동을 할 때 더 신나게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고 반면에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서 조용히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환자도 있을 수 있다.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보다는 재즈 댄스같이 음악에 맞춰 춤추듯이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환자도 있고 자신의 집에서 혼자 트램블린 위에서 뜀뛰기를 하기를 선호할 수도 있다. 이렇듯 환자 저마다의 선호경향은 다를 수 있다.

 여성환자의 경우

 여성의 경우는 최근 몇 년 안에 스포츠나 사회활동에서 여성으로서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가냘프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몸매를 이상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운동처방을 내리는 데에 있어서 또 다른 장벽인 셈이다. 여성들은 자신의 실력이나 본분에 상관없이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훨씬 더 신경을 쓴다. 예를 들어 다양한 미디어에서는 아직도 여성을 활동적이고 육체적으로 강한 이미지보다는 미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고 이러한 주변 영향으로 어린아이부터도 자라는 동안 이러한 이미지에 맞춰지도록 무의식적으로 강요되는 것이다. 운동하는 어머니보다는 화장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란 여성들이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이유가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지 체력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체중은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운동처방에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여성들은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경우 남성들에 비해 낮은 자존감, 섭식장애, 우울증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2. 스포츠선수들의 손상과 재활을 위한 심리적 고려

 

 자기 자신의 신체에 대해서나 실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운동선수도 마음 한 구석엔 운동손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스포츠 심리학은 선수가 건강할 때에는 운동수행력 향상(peak performance)에 중점을 두지만, 손상 후 재활과정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손상으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변화와 충격에서 벗어나 재활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선수가 운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신체적 재활뿐 아니라 심리적 재활도 병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운동선수들은 손상에 대해 다양한 심리적 반응을 나타낸다. 어떤 선수는 손상을 인내와 극복을 시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이는 재앙이나 실패로 생각한다. 결국 운동으로의 복귀에 대한 성공여부는 신체적, 심리적 두 요소에 따라 좌우되기도 한다.

 손상을 받기 쉬운 심리적 요소

 위험을 무릅쓰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손상을 받기가 쉽다. 또한 적극적으로 운동에 참여할 의욕이 없거나, 고민이나 주장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마음을 탁 터놓지 못하고 소심한, 또는 사소한 일에도 걱정이 많은, 자신의 몸에 대해 과잉보호를 하는 경우, 쉽게 산만해지는 경우도 손상 받기 쉽다. 스포츠 심리학자 샌더슨(Sanderson)은 운동선수들은 걱정거리가 생기면 이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대신 더욱더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이루지 못할 목표를 정해놓고 그에 도달하지 못한데 대한 죄책감 등이 손상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이야기한다.

 재활기간에 따른 심리적 반응

 A. 단기 손상시의 심리적 관리

 손상을 당한 후 보이는 첫번째 반응은 마치 벼락을 맞는 듯한 충격(shock)이고 두번째 보이는 반응은 별거 아닐 것이라는 부인(denial)으로 의사에게서 어떤 말을 들어도 나름대로 극복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게 되는데, 단기손상의 경우에는 이러한 반응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가 있다. 이럴 때는 의사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계획을 세워서 빠른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단지 아무리 사소한 부상이라도 제때에 치료를 하고 평소에도 관리를 해주는 것이 재부상(re-injury)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다짐 받도록 한다.

 B. 장기 손상시의 심리적 관리

 단기손상과 달리 장기손상의 경우에는 영원히 낫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게 된다. 이러한 두려움은 치료에 방해가 될 수도 있어 선수들이 치료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되거나 오히려 지나치게 치료에만 열중하여 과훈련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선수의 손상상태에 대한 정보를 주되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주거나 미리 예후를 예상하도록 하면 실제 자신의 상태를 왜곡할 소지가 있으므로 우선적으로 현재 치료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심리적인 격려가 더 필요하다. 또한 선수들의 내면에 왜 하필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 하는 분노로 치료를 거부할 수도 있다. 이때 치료자는 분노를 누르려 하거나 치료를 강행하기보다는 현재 선수가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지 함께 생각해보고 때에 따라서는 적절히 분노를 표출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해소방법을 제시해주는 것도 좋겠다.  

 C. 만성 손상시의 심리적 관리

 재활기간이 장기화되거나 거듭되는 재부상으로 만성적인 손상 상태가 되면 선수들은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고, 한가지 치료방법에 집중하기보다는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 떠돌아다니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귀도 얇아지고 불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손상에 관한 정확하고 최신의 정보를 제공해주고, 가장 신뢰하는 의료진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선수들은 아픈 곳을 숨기거나 아픈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경우가 의료진들을 가장 곤란하게 만든다. 우선적으로 선수들의 정확한 진료기록과 또는 스포츠가 운동선수에 주는 의미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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