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사시험 보는 중의사
미국의사시험 보는 중의사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5.04.2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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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앞을 보는 중의학 뒤를 보는 한의학<1>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간 이미 의료일원화를 일궈낸 중국 의료제도를 살펴보기 위해 김재정 협회장을 단장으로 한 7명의 조사단을 베이징에 파견했다. 한의계를 출입하고 있는 기자도 일원으로 동행했다. 현지에서 위생부 중의약관리국(한국의 복지부 한방정책관실)을 비롯해 북경중의약대학 및 부속병원, 북경의대 중의약현대연구소, 중국약재집단공사 등 20여곳을 방문하면서 취재한 내용을 총 3회에 걸쳐 게재한다.

(1)미국의사시험 보는 중의사

(2)중의학 사전에 치료만 있을 뿐 보약은 없다

(3)중의학 교과서는 업데이트 중

 

 중의사도 의사 면허증 받아

 

▲ 북경중의대 부속 동방의원의 방사선실. 이곳에는 중의사와 서의사가 함께 CT를 판독한다.

북경중의약대학 부속병원인 동방의원의 한 수술실. 능숙한 솜씨로 인공관절수술을 하고 있는 의사는 북경중의대 출신의 중의사다. 이 병원은 중의 전문병원이지만 중의사들이 뇌수술까지 한다.

한국의 한의대에 해당하는 중국 중의대 중 북경중의약대학은 최고 명문으로 꼽힌다. 이곳 졸업생들은 미국 의사면허시험인 USMLE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모든 중의대 졸업자가 USMLE 응시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며 일정 수준 이상의 중의대만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 최고의 수재들이 모이는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해도 USMLE를 볼 수 없다. 이유는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USMLE를 보기 위해선 소속 대학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등록돼 있어야 하고, 국내 의사면허가 있어야 한다.

중국 중의대에 입학하면 중의학과 서의학을 함께 배우게 되는데 교육과정은 6:4 비율로 중의학이 좀 더 많다. 중의대는 한의대와 달리 재학시부터 임상실습 과정이 있다. 졸업 후 병원에서 1년의 임상기간을 거치면 면허증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증이 다르지만 중국은 서의사나 중의사 모두 같은 의사 면허증을 갖게 된다. 따라서 중의사와 서의사는 법적으로 의료행위에 제한이 없다. 중의사도 외과 수술을 하고 서의사도 침을 놓을 수 있다.

중의사 CT 사용은 일원화 때문

한의계는 최근 한의사 CT 사용에 대한 항소심에서 중국 중의병원도 방사선 진단기기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한의사에게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를 입증하겠다며 중의병원의 의료기기 활용 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중국의 중의사는 서의사와 똑같은 의사 면허증을 갖고 있고 의료행위에 법적인 제한이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이미 의료일원화 상태인 중국의 중의사가 CT를 이용하는 것과 의료이원화 고착화에 목숨을 건 한의사의 CT 사용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중의사가 하면 한의사도 하겠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의료일원화를 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치명적인 실수를 한 셈이다.

사상의학은 두리뭉실임상에 부적절

"의사건 한의사건 내 병만 고치면 상관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한국의료일원화에 대한 견해다. 한의학을 '민족의학'이라며 우호적으로 보는 여론을 의식한 듯 복지부장관은 최근 "사상의학에는 고객맞춤의학의 개념이 내재돼 있으며 국민 입장에서는 의료와 한방에 대한 욕구가 동시에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사상의학은 사람의 체질을 태양·태음·소양·소음 등 나눠 같은 병이라도 체질에 따라 다른 처방을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사상의학을 배우지 않는다.

북경중의대를 나온 한 한국인 중의사는 "사상의학의 이론은 두리뭉실한 측면이 많아 의사가 임상에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 가면 태음인, 저 병원에 가면 태양인, 이런 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사람의 혈액형 4가지를 놓고 성격을 분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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