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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향한 미국의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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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4.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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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의 후퇴한 NHI 전략 

공공의료화 NHI '혁명적 시도'서
한걸음  물러나  "Step By Step"

2000년 11월 뉴욕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전 퍼스트레이디 힐러리 클린턴 여사는 2008년도 대선을 겨냥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특히 그녀가 책임지고 성취시키려다 실패한 Universal Health Care, 즉 NHI(국민皆보험)에 대해 아직도 미련을 갖고 있는가를 따져 묻는다.

이에 대해 힐러리는 "모든 사람에게 의료혜택을 주는 길은, 점진적으로 한 걸음 한 걸음씩(step by step) 다가서며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종전과는 달리 일보 후퇴한 답변을 했다. 미국에서 NHI 실현이 지극히 어려움을 시인한 경험담이기도 하다.

힐러리가 말하는 점진적인 NHI의 접근방법을 엿보기 전에 미국의 NHI 연혁을 잠깐 살펴본다.

미국에서 공적인 국민개보험제도의 논의는 1930년대 루즈벨트 대통령 때 시작됐고, 1940년대의 트루먼과 1960년대 케네디 등 역대 민주당정권에 인계되어 추진되고 있다. 그때마다 AMA(의사회)를 위시한 여러 단체의 강력한 저항을 받아 착수하지 못했다.

1960년 Kerr-Mills법안(각 주정부에서 65세 이상 저소득 고령자의 의료를 도울 수 있도록 연방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법안)을 계기로 고령자만을 대상으로 한 공공의료보험으로 압축됨으로써 AMA에서도 협조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1966년 메디케어와 저소득층에 대한 메디케이드의 창설을 보게 되었다.

일부나마 공공의료의 실현을 가능케 한 배경에는, '민간의료보험'만으로는 전체 고령자 커버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국민여론화 됐기 때문이다. 공적 의료를 고령자에 제한하는 일은 진료자유에 대한 침범정도를 최소한으로 축소한다는 점에서, AMA도 수용하게 되었다.

연방정부로서는 이미 고령자에 대한 연금제도가 궤도에 올랐을 시기였음으로, 새로운 노인상대 Medicare운영에 대처할 준비가 무르익는 시기였다.

메디케어 실현에 앞서 존슨이 영도하는 민주당정부는 의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를 우선 '병원'에만 강제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AMA와 정부의 절충안으로 병원보험(메디케어 파트 A)은 강제로 적용하는 반면, 의사서비스(파트 B)는 '임의가입'이라는 형태로 '메디케어제도'가 발효되었다. 동시에 도입된 빈민의료라 할 메디케이드는 초기엔 각 주에 일임시켰던 것이 현재 전국적으로 실시를 보게 되었다.

OECD 선진국 중에서 NHI가 없는 유일한 국가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의 공공 건강보험제도는 약자보호라는 취지에 입각하여 65세 이상 노인과 저소득층을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와 메디케이드(빈민의료보험)로 엄연히 커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료비에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7%와 16%이며, 이 둘을 합친 공공의료보험 33%는 민간보험 35%에 못 미친다<표 1>에서 다른 공공의료(Other Public)에는 주립병원 등 각 주의 의료시설과, 연방정부에서 직접 관할하는 군과 재향군인병원 및 인디언의료 등이 속한다. 표에서 보듯 미국의 의료비는 공공의료비 45%(17 + 16 + 12)와 민간의료비 55%(민간보험 36% + 개인지출 14% + 기타 5%)로 구분되어 민간분야가 과반수를 차지한다.>

 <표 1> 미국 의료비 출처

1994년 힐러리가 주역을 맡았던 클린턴의 의료개혁 NHI는 일시에 미국의 전체의료를 공공의료로 채우려는 '혁명적 시도'였다고 볼 수 있고, 그래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몸소 실패를 경험한 힐러리는 '혁명적 시도'에서 한걸음 물러선 '점진적 시도'를 선보이며 차기정권을 노리고 있다. 누가 보아도 실행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 아침에 NHI를 실현하는 일은 33%에서 급진적으로 100%를 채우겠다는 혁명과업이 아닐 수 없고, 미국식 전통적인 자본주의에도 배치된다.

사실이지  NHI 실시로 감당해야 할 미국의료비는 유럽의 이탈리아 1개 국가예산 만큼이나 방대한 금액이다. 국민적 합의 없이 힐러리 독단으로 급히 성취하려는 시도는 "바위를 향해 계란을 던지는 만용"이라고 비난하는 전문가도 있다.   

힐러리는 실패한 NHI 고지를 향해 이번에는 그녀의 말마따나 step by step(점진적인)방법으로 점령목표를 향해 천천히 전진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위의 17%와 16%라는 숫자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감으로써 민간의료(55%)를 서서히 압축해가며 점령해 없애겠다는 작전이다.

그 첫 단계로 현재의 메디케어(원래 메디케어란 용어는 '의료'를 뜻하지만 미국에서 현재 65세 이상을 커버하는 의료보험의 약칭임으로, 편리상 '노인의료' 또는 '노인의료보험'으로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NHI가 실현되어 전체국민이 의료혜택 받는 날에는, 메디케어 란 말은 NHI와 다를 바 없음을 알린다)는 커버범위를 65세 이상에서 55세 이상으로 넓히고, 메디케이드 아동혜택<연방정부에서 지원하고 각 주에서 주관하는 메디케이드는 '빈민의료'라 번역하고, 커버대상은 각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충 연방정부에서 책정한 기준 (Federal Poverty Level, 빈민레벨)의 100%이하의 저소득층이라 생각하면 된다.

 SCHIP(State Children's Health Insurance Program)는 메디케이드 혜택에 있어서, 무보험자가족의 아동에 대해서는 가족수입이 상당히 높은 층(예:FPL의 200% 정도)까지도 적용시켜 아동의료를 커버하고 있는 현재 정책이다. 적용범위는 각주에서 정한다>의 커버를 중산층이상(FPL 200% 이상)까지 높이겠다는 아이디어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첫 단계실시기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10년이라 가정한다면, 다음 2단계엔 45세 이상과 부모수입에 관계없이 전체 아동에게 의료혜택을 주는 계획일 것이고, 최종 3단계에서 완벽한 NHI로 골인하자는 계획일 것이니 크게 무리가 없는 시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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