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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06:00 (토)
스케치의대생자퇴결의식

스케치의대생자퇴결의식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0.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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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노천극장을 가득 메운 8천여명의 의대생들은 5시간에 걸친 행사 시간 내내 구호와 노래를 멈추지 않으며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을 다짐했다. 간간히 퍼부은 폭우도 참의료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연세대학교에서 한양대학교로 장소가 급하게 변경됐으나 의대생들은 일사불란하게 대회장에 속속 입장, 조직력을 과시 각 대학별로 대형 깃발을 앞세운 채 모자와 티셔츠 등을 맞춰 입고 대열을 이뤄 노천극장은 형형색색의 물결이 장관을 연출 주최측은 경찰의 연세대 집회 강경진압을 의식, 사수대를 구성하는 등 긴장했으나 당일 대회장 주변에는 전경차 2대만 눈에 띄일뿐 진압 병력을 보이지 않아 안심하기도

1부 '노는 마당'에서는 행사의 흥을 돋구기 위한 다양한 무대가 마련 한림의대생 등으로 구성된 연합 풍물패의 사물놀이와 인하대 노래패, 부산대 노래패의 공연이 이어졌으며 노천극장을 메운 의대생 전원이 '참 의 료 실 현'이라는 대형 글자 카드섹션으로 만들어내는 멋진 장면을 연출, 참가자들은 감탄을 연발 2부 '반성과 새출발의 마당'에서는 연세대 집회의 폭력 진압을 패러디한 마당극을 공연, 정부의 강경대응을 성토 연대 집회 당시 특유의 몸짓과 선동으로 갈채를 받았던 순천향대병원 소속 전공의를 한 출연자가 흉내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행사 시작때부터 내리던 빗줄기는 2부 행사가 시작되자 더욱 굵어져 한때 행사를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으나 참가자들은 가져온 우산도 펴지 않은채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대열을 지켜 이번 대회에 거는 높은 관심과 기대를 보여줘 지금까지의 투쟁 과정을 비디오로 편집해 상영하는 시간을 갖은뒤 3부 행사에 들어가 풍물패 선도하에 의대별로 깃발을 정열하고 대학 대표자를 소개 각 의대 대표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목소리를 높여 투쟁의 의지를 밝혔으며 해당 학교 학생들은 이에 함성과 박수로 화답.

이어 정영수 위원장 등 비대위 임원을 소개 정 위원장은 "참담한 의료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이제는 의대생이 일어서야 한다"며 의료개혁의 선봉에 설 것을 다짐 참가자들은 "의대생이 하나되어 의료환경 개선하자"는 구호를 연호.

이번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학교당 5명의 진행요원을 뽑아 100여명이 봉사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학교별로 자원자 400명을 선발, 사수대를 구성 경인지역 의대생 30여명은 행사장 주변의 경찰병력을 확인하는 정보요원 역할을 맡기도.

비대위 언론국장이 자퇴결의서를 낭독하면서 행사 분위기는 절정에 달해 언론국장이 "의료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의사가 되지 안겠다"고 힘주어 말하자 참가자들은 '철의 의대생'를 소리높여 부르며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동조의 뜻을 표시.

이어 구자일 전공의가 연대사를 낭독, 학생, 전공의가 하나돼 앞으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자고 역설 이어 '선생님 부모님께 드리는 글'을 이화의대 이연정(본과2년)양은 "잘못된 의료제도를 투쟁으로 고쳐내지 못해 환자들이 죽어가고 약화사고가 판을 친다면 그것은 우리를 키워준 당신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일 것"이라며 자랑스런 아들딸이 되겠다고 말하자 장내는 숙연해 지기도.

구속된 신상진 의쟁투위원장의 부인이 나와 신 위원장의 체포당시 급박한 상황을 설명하자 의대생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는 표정 신 위원장은 7만의사와 2만 의대생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승리가 눈앞에 있다"며 "어떠한 탄압에도 흔들리지말고 단결해 끝까지 싸우자"고 강조 의대생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위원장의 뜻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표명.

행사 마지막 순서로 정영수 비대위 위원장이 대정부 투쟁 결의문을 낭독 "우리의 투쟁은 전면 투쟁, 대정부 전면 투쟁이다 힘겨운 싸움이 될 것임은 이미 각오 했으며 싸움이 힘겨울 수록, 모진 탄압이 쏟아질 수록 승리의 열매는 더욱 달고 시원할 것"이라고 강조 "우리의 자퇴투쟁은 승리할 수 밖에 없는 최고 수위의 투쟁"이라며 "이기지 못하면 이 땅의 의대생이기를 포기하는 길 밖에 없다 우리의 높은 결의를 모아 강철같은 투쟁의지로 끊임없이 전진하자"고 소리 높여 외치자 8천여 의대생들의 함성과 박수가 노천극장을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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