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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vs 개원한의협 '한-한 갈등'
한의협 vs 개원한의협 '한-한 갈등'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5.03.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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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한의사협회 정기총회가 열린 서울역 앞 힐튼호텔. 개원한의사협의회 김현수 회장은 종일 언짢은 표정으로 회의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이날 개원한의협은 한의사 대의원들에게 별도 자료를 배포해 '처방전 2매 받기'와 '성분명 처방 촉구'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의협으로부터 고발까지 당했지만 한의협은 '나 몰라라' 발을 빼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에서 내민 나름대로의 비장의 카드였다. 그런데 자료 배포를 놓고 한의사협회 사무총장이 문제를 삼았다. 개원한의협 회장은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

이날 회의 도중 개원한의협 최방섭 사무총장은 "한의협과 개원한의협이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최근 의협으로 발송한 공문에 화해 제스처를 하지 말아 달라고 여러번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감기 전쟁'과 관련한 협회의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의협 안재규 회장은 이에 대해 "협회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법률자문을 받아 신중히 대응한 것이다. 오늘 아침 방송 뉴스에 양약의 부작용에 대한 기사가 나갔는데, 왜 났겠나. 우리도 가만 있지 않았다"며 기사 소스를 제공했음을 시사했다. 이어 "정말 진흙탕에서 같이 싸울 일이 있으면 싸우겠다. 그러나 치고박고 싸우는 방법도 있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기 위해 의협에 화해 제스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이어 "의협에서 공문에 대한 답변이 오리라 예상했는데 보내지 않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의협에서 화해를 거부하는 공문을 보내오면 그때 고발하려고 했다"는 믿기 힘든 답변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최 사무총장은 "의협이 개원한의협을 고발했으면 당연히 한의협도 내과개원의협의회를 고발해야 했던 것 아닌가. 우리도 법률자문 받았는데, 이걸(고발을) 늦게 하면 병신 소리 듣는다고 했다. 협회의 정확한 행보를 말해달라"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결국 이날 한 대의원이 "대외적으로 기자들도 와 있는데 내부 분열을 보이는 건 좋지 않다. 정식 안건으로 상정돼 있으니 나중에 논의하던지 한의협과 개원한의협 양측이 따로 만나서 얘기하라"고 제안해 소동이 중단됐다.

다음달 있을 한의협 임시총회에서 한의협과 개원한의협 사이에 불거지고 있는 '한-한 갈등'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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