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내과 성혜영 레지던트
의협신문은
이번호부터 매주 한번씩 '의국 짱'란을 신설합니다.새로 선보이는
'의국 짱'은 현재 의료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국원 가운데서
눈길을 끌고 있는 개인의 행보에 앵글을 맞추려고 합니다. |
"친절해서요,
의사가 환자에게 친절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의협신문이 '의국
짱'란을 신설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주고 추천해 달라고 하자 병원 관계자가 대뜸
던진 말이다.그렇다.의사에게 친철이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덕목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내과 의국에 갔지만 성혜영
레지던트가 눈에 띄지 않는다. 마침 엄재선 내과의국장과 대화 할 기회가
만들어 졌다.엄 의국장은 현재 강남성모병원 전공의협의회장직도 맡고 있다.
■ 좋은 사람 많은데 하필 저를…
"평소에
궂은 일을 도맡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이 힘들어 하면 이것 저것 챙겨주고,
선배들이 공부 때문에 자리를비우면 빈자리를 채워주고 한마디로 의국의 살림꾼입니다.
전혀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의국장(의국 짱이 아님)의 칭찬이 이어질 즈음 성씨가
의국 문을 열고 들어 왔다. 가냘픈 몸매에 선하디 선하게 생긴 외모다. 여기까진
그래도 잘 나갔다. 한사코 기자와 인터뷰를 하지 않겠단다. 좋은 사람이 많은데
왜 하필 자기냐고 하면서….
그래도 일단 추천을 받았으니까 얘기나
해보자고 설득을 해도 막무가내. '의국 짱'으로 추천받은게 어색했던지 다른 사람을
추천하겠다고 왔다 갔다 하면서 대상자를 물색했지만 허사. 결국 기자와의
세번째 만남만에 어렵게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갔는데
너무나 힘이 들고 불친절해 차라리 자신이 의사가 돼서 환자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 일이 계기과 돼 아예 진로를 바꾸게 됐단다.
"의사란 직업이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전문성도 인정된다는 점에서는 선택을 잘한 것 같다."면서도 "너무 바빠서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봉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 했다.
■ 학문하는 자세도 배우고파
처음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할 때에 비하면 요즘은 많이 익숙해져서 생활에 커다란 어려움은 없지만
숙소 문제만은 아직도 불만이다.
"일은 별로 힘든 줄 모르겠는데요.
한 방에 8명이 끼어 자야 하니까 잠 잘때마다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숙소 문제만
해결돼도 걱정이 덜할텐데."라고 털어 놓았다.
" 젊은
의사로서 우리나라 의료계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냐"는 물음에 "그렇게
거창한 문제까지는 아직 생각 못해 봤다"면서도 "잘 되지 않겠느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장차 교수로 남아도 좋고, 그렇지 않고
개원을 하더라도 평소 도와주고 싶은 사람 도와 가면서 소박하게 살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여러 스승 가운데서도 특히 내과학교실 손호영
교수를 무척이나 존경한다고. "손 교수님은 환자들에게 친절하시기도 하지만
학문하는 자세나 연구자세가 한결같죠. 퇴근하시기 전에 꼭 회진을 하시고 가능하면
환자를 직접 만나 불편한 점을 살펴보고 해결해 줄 수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해결해
주시곤 하십니다. 정말 본받을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 생각만큼 실천못해 아쉬움
"잠깐
지나쳐 버리고 말 사람이라도 친절하게 대해주어야 하겠다는 자세로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는 그녀는 비록 외래에서 3∼4분
정도 면담하고 가는 환자라도 편한 마음으로 다녀 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겠노라고
다짐했다.
"앞으로 남은 전공의 기간동안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성 레지던트는 그동안 사귀어 온 같은 길은 걷고 있는 사람과 올해 백년가약을 맺는다고
귀뜸했다.
항상 남을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고픈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 성혜영 레지던트.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살만하고, 의료계 역시 희망이 있지 않겠는가. 성 레지던트의 앞 날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