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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의사-간호사 존중 선언식 의미

시론 의사-간호사 존중 선언식 의미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3.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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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고려대 안암병원장·의사-간호사 존중위원회 공동위원장)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4월 7일 양 협회의 임원과 많은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사-간호사 존중선언식'을 가졌다. 이 존중선언식을 계기로 의사와 간호사는 의료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환자의 권익보호와 의료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의사는 간호사의 간호학적 판단을 존중하며, 간호사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존중하여 그 결정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의료현장에서 의사-간호사의 갈등은 가장 가까이서 환자를 보는 현장의 특성 때문에 비롯된다. 주로 대학병원과 같은 종합병원의 경우 갈등은 전공의와 병동간호사 간에 주로 발생하는데 전공의의 경우 교대근무 없이 계속되는 당직과 수술, 공부에 대한 부담, 의료사고에 대한 걱정, 그리고 힘든 학술활동 등은 같이 근무하는 간호사라도 사실 다 이해하기가 어렵다.


간호사는 병동환자나 보호자의 사소한 불만을 다 받아야하는데 비해 의료법상 간호사의 간호중재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어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있을 수 있고 3교대로 인한 생활패턴의 불규칙과, 육아문제 등은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이 때문에 종합병원에서는 3년 이상의 경력 간호사가 별로 없어서 숙련된 간호사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갈등이 구조화한데는 의사-간호사간의 이해부족 못지 않게 정부의 의료정책실패에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터무니없는 낮은 수가로 병원으로 하여금 의사와 간호사 인력을 충분히 쓸 수가 없게 하였고, 뿐만 아니라 낮은 수가가 다시 환자들의 의료기관 이용률을 높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국민 또한 의료제도의 불합리성으로 생긴 문제들을 의사나 간호사의 책임으로 몰고 가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의사-간호사의 업무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기도 하다.


이런 어려운 의료상황에서 '의사-간호사 존중 위원회'가 실제적 할 일을 정리하면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의사는 간호사의 업무에 대해 좀더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이해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학부교육과정에서부터 간호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현재 대부분 대학병원의 인턴연수 교육때 간호업무에 대한 이해를 위해 1~2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나 그 짧은 시간에 간호업무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 현장에서 발생하는 의사-간호사의 갈등 유형을 정리하여 이를 위한 매뉴얼을 개발하여 갈등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간호사와 전공의의 상호 호칭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숙제이므로 이 위원회에서 회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양 협회의 동의를 구한 다음 공식적으로 권고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셋째, 정부와 국민들에게 젊은 의사-간호사의 숭고한 직업의식을 알리는 이벤트나 홍보를 강화하여 의사-간호사가 의료의 주체이며 국민건강의 수호자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선언은 의협이 의사가 아닌 다른 직종의 의료인을 진정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한 첫걸음을 시작하였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의사는 국민건강을 위해서라면 어떤 의료직종과도 손잡고 같이 나아갈 수 있다는 의식의 변화를 이룬 것으로 의협의 이러한 아름다운 결정이 사회 각 분야의 변화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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