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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1차 의료기관 경영 실태

시론 1차 의료기관 경영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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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2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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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석 원장(오창석가정의학과)

의학의 발전은 인간을 건강하고 장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한편으로는 고령화와 더불어 의료비 증가를 발생시킨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써 세계의 보건 선진국들은 1차의료의 육성을 선택하고 있다.1차의료기관보다 2차 이상의 병원급에 대한 투자와 지원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으나 그것들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결국은 1차의료의 육성 및 의료전달체계의 확립만이 국민과 국가의 부담을 최소화시키는 동시에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 것으로 결론이 모이고 있다(세계의 보건의료제도, 밀턴뢰머, 한울출판사, 277쪽 "1970년 중반 캘리포니아주는 불필요한 1차 의사방문을 억제하기 위하여 방문 당 1달러의 본인부담금을 부과하였다. 그 후 1차 의사에 대한 방문은 줄었지만 반대로 병원에 대한 방문은 증가하였다. 증가된 병원비용은 감소된 1차 의사방문비용보다 높았다. 그래서 1차 의사에 대한 이용억제정책은 효과를 보지 못하였고 더 이상 실시되지 않았다. 10년 후 쿠바에서는 반대로 포괄적인 1차 의료를 제공하였으며 그 결과 병원이용은 감소되었다. 1970년대 스웨덴은 병원서비스를 강화하였으며, 노르웨이는 1차 의료를 강화하였다. 두 나라 모두 건강 수준은 높아졌지만, 1인당 의료비는 노르웨이가 낮았다. 그 후 1980년 스웨덴은 1차 의료를 강화하였으며, 노르웨이는 병원에 많은 자율권을 주었다. 그 결과 두 나라의 1인당 의료비는 비슷해졌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나라의 의료 정책, 특히 '국민의 정부' 이후 '참여 정부'에 이르러 1차의료기관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치들이 연이어 추진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이에 대한의사협회 개원의협의회는 국가 의료시스템의 수호 및 국민 건강 수호 차원에서 현 정부의 1차의료 말살 정책에 강력히 항의하며 무너지고 있는 1차의료기관의 경영 현실을 조사,분석하였다.

 ■1차의료기관의 경영 현황

1. 진찰료의 인하의약분업을 시행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이전의 저수가 보전의 방법이었던 1차의료기관의 약가 마진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수가 인상을 하였다. 그러나 인상된 수가조차 당시 주무 장관이 언급하였듯이 원가의 80% 수준이었으며 이의 단계적 현실화를 약속하였었다.

그러나 이후 의료 수가는 여러 가지 구실로 인하되어 2000년 9월로부터 3년이 채 안된 2003년 3월 사이, 1차의료의 근간인 내과계(가정의학과, 내과, 소아과 등)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진찰료에 있어 초진료는 17.1%, 재진료는 20% 인하되었다. 이로써 일평균 50명을 보는 내과계 의원의 경우 대략 월 230여만원의 수입 감소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비의학적 논리에 의하여 초진 기준이 바뀜으로써 초진 산정 대상의 많은 경우가 재진 산정하게 되어 일평균 50명을 보는 내과계 의원의 경우, 실제로는 진찰료에 의해서만 월 300만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었다.

2. 내원 환자수의 감소1차의료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정의학과 및 소아과 개원의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의원의 50% 이상이 일평균 50명이하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차의료기관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이 일평균 진료 환자수 45~50명이라고 점을 감안하면 이것은 절반의 1차의료기관이 손익분기점상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1. 소아과개원의협의회2003년 5월 서울지역 124개 소아과 조사2003년 5월 일평균 50명 이하 진료 의원비율:56%

2-2. 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2003년 7월 전국 564개 1차 의료기관 조사2003년 6월 일평균 50명 이하 진료 의원 비율:52.0%

3. 수입 감소환자의 대부분이 의료보험 적용 대상이며 진료 특성상 수입의 거의 대부분을 진찰료에 의존하는 1차의료기관에 있어 진료 환자수의 감소와 진찰료의 인하는 곧바로 수입 감소로 직결된다.

또한 진료 환자수가 줄거나 진찰료가 인하되는 상황에서도 의원의 기본 경상 운영비가 거의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수입(외형) 감소'는 그대로 '순수익 감소'가 된다. 즉, 2001년에 비하여 2003년은 진찰료 인하만으로도 이미 월평균 300만원의 순익 감소가 발생한 것이며, 여기에 환자수 감소가 더하여져 1차의료기관의 수입 감소 폭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실제 2001년부터 2003년의 상반기 진료비 급여실적을 비교해 보면 타 기관에 비하여 의원급의 수입 감소가 월등함을 알 수 있다.

금년 3월의 수가 인하분이 반영되는 4~6월 기관당 청구액(통상 3~5월 진료분 해당)을 살펴보면 의과 중 의원(1차의료기관)만이 2년 연속 청구의 감소를 보이고 있으며 그 비율도 타 기관에 비하여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보험 청구 시 2개월 이상의 진료분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가 있어 '청구 기간'과 '진료 기간'은 일치하지 않는다.

즉, 4개월 동안의 진료분을 3개월 내에 청구하는 경우가 있으며, 심평원이나 공단에서 발표하는 요양급여 통계에 있어 4~6월 통계는 실제로는 통상 2월 또는 3월부터 5월까지의 진료 청구에 대한 통계이다. 따라서 단기간의 기관당 청구액은 그 기간 동안의 진료 내용을 직접 반영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사실은 가정의학과 개원의협의회의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2002년 2/4분기 대비 2003년 2/4분기, '수입이 증가한 의원'은 1.8%인데 비해 '감소한 의원'은 무려 97.6%에 달하였으며 감소된 의원의 평균 수입 감소률은 30%가 넘었다.

이에 비해 약국의 경우는 월평균 순익이 의약분업 이전인 1999년 335만원에서 2002년 561만원으로 2년 사이에 금액으로는 월 226만원, 비율로는 67% 증가하였다(의약분업에서의 약국 경영전략대한약사회 한석원 회장,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석사논문의학신문보도 인용).

2002년 말 현재 약국 수가 1만9,128개임을 감안하면 전체 약국의 연간 순익 증가분은 5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어 의약분업의 최대 수혜자중 하나가 약국이며, 약국 순익 증가분만으로도 정부에서 추진하는 암 치료 등 중증 질환 본인 부담상한제 재원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의원(1차의료기관) 개원 및 휴폐원 현황

1. 개원율의 변화경제적 논리를 따른다면 경영의 악화는 개원률의 감소 및 폐원율의 증가를 유발할 것이다. 그러나 매년 3,500여명의 신규 인력이 배출되는 반면, 의료와 관련된 직종의 채용 인원은 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십여년을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의사가 되어 의료와 무관한 직업을 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관계로 거의 대부분의 신규 의사 인력이 개원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경우를 보면 2002년을 정점으로 개설률 감소를 보였으나 이와 같은 이유 등으로 인하여 개설률의 감소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이러한 불가피한 개원은 개원사유 조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즉, 2003년의 경우 "개원환경이 나빠지거나 달리 취직할 곳이 없어서" 등, 불가피하게 개원하는 경우가 61.9%이며 "경제적 기대감"으로 개원하는 비율은 14%에 불과하여 다수의 개원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개원', '밀려나기식 개원'이며, 개원의가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개원한다고 하는 일부의 주장은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개원가의 어려운 사정은 개원후보자(교수, 전공의, 봉직의, 공보의 등)의 개원 동향에도 영향을 미쳐 2003년 5월 메디게이트 조사에 의하면 개원 후보자의 75.67%가 개원을 미루거나 개원이 아닌 다른 길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결국은 이중의 대부분이 개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2. 폐원률의 증가의원의 경영이 어렵다고 하여 곧바로 폐원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폐원을 하면 의원 개설을 위하여 들어간 비용 및 부채가 부담으로 남는다.

또한 직업 선택의 경직성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기에 이를 상실할 때까지 폐원은 연기된다. 이러한 사실은 2003년 5월 메디게이트 및 2003년 7월 가정의학과 개원의협의회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가정의학과 개원의 조사에 따르면 '경영상의 문제가 심각하지만 대책을 세우고 있지 못함'이 35.2%를 차지하여 의원 경영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른 해결책이나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 개원의의 비중이 매우 높으며, 이들은 조그마한 환경 악화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겠다.

이렇게 힘겹게 '버티기'를 하고 있음에도 국민건강관리공단의 자료를 보면, 2002년도에 전년대비 휴폐원 의원수 31.1% 증가, 휴폐원률 20.6% 상승, 2003년도에는 전년대비 휴폐원 의원수 34.4% 증가, 휴폐원률 30.5% 상승이 예상되는 등, 근년의 휴폐원 의원수와 휴폐원률의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금년도에는 휴폐원 의원수 2500개소 및 휴폐원률 10%를 넘어서는 안타까운 예측이 되고 있다.

폐원의 사유도 2001년의 경우에는 집단 개원, 취업 등 변화를 위한 폐원이 3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나, 2003년에는 경영상의 문제로 인한 폐원이 82.4%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였다. 이것은 2~3년 전에 비하여 1차 의료 경영이 매우 어려움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직종으로서의 의사의 수입공단발표 2003년 상반기 전체 의원 외래 총진료비는 2조6456억원이었고 6월말 의원급 요양기관수는 23,105개소로써 의원당 평균 외래 요양 급여 비용은 월 1,908만원이다.2002년도 이와 비슷한 외형을 보인 의원 31개의 손익계산서를 조사한 바, 평균 유지 및 지출 비용은 월 1,420만원이었다.

단순 계산으로도 금년 상반기 의원의 평균 세전 수익은 488만원 정도로 500만원이 채 안되는 수준이다.그러나 공단 발표 금년 상반기 급여비용은 청구기간 기준으로써 이 진료금액은 극심한 독감 유행으로 인하여 엄청난 환자가 발생하였던 2002년 12월부터 2003년 5월 사이의 진료분에 해당된다.

따라서 실제 금년 상반기 진료에 따른 수익은 이 보다 떨어지며, 금년 3월 인하된 수가(내과계 6.5% 수가 인하)와 여러 가지 여건에 의한 내원 환자 수 감소를 고려하면 하반기의 전망은 더욱 어둡기만 하다.이것은 2003년 6월 발표된 '산업 직업별 고용구조조사'(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바, 의사의 수입은 액수로는 월 398.1만원, 순위로는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 임금 비교에 있어서도 의사는 한의사, 치과의사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의사들의 과도한 근무시간(주당 58.8시간)을 고려하면 그 순위는 20위 밖으로 밀려난다.우리나라 의사의 수입을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여 보기 위해 OECD국가 '근로자:의사'의 수입 비율 1:2.8을 2002년 우리나라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 46.2시간, 평균소득 203.6만원(통계청) 및 의사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 58.8시간에 대비시켜 보면 의사의 월수익은 725.5만원 정도는 되어야 할 것으로써 현재는 OECD의 50%대 수준에 불과하다.

사회 일각에서는 의사들의 급여가 단순히 일반 근로자보다 높다거나 숨겨진 수입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불신에 근거하여 의사들의 수입을 '과도한' 것이라거나 '비도덕적'인 것으로 몰아가곤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1차의료기관은 100% 공개되는 보험진료수입이 수입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어느 직종보다도 투명한 세부담을 하고 있다.

의사들의 수입을 논할 때는 ①의사로서 역할을 하기까지의 오랜 수련 기간 및 비용 부담, ②수련기간 동안의 엄청난 노고, ③생명을 다루는 직무에 따른 고도의 업무 긴장, ④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의료 사고 및 이에 대한 보장체계 미비, ⑤대체인력이 없는 근로시간의 경직성, ⑥소득 획득이 30대 중반에 이르러서 시작됨, ⑦단기간의 집중된 소득 획득에 따른 보다 많은 세부담, ⑧우수 인력을 유인하기 위한 인센티브, ⑨근로자들이 사측으로부터 받는 복지혜택이 없음, ⑩퇴직금 등 노후 보장이 없음, ⑪10%가 넘어서는 개원 실패 및 이에 따른 재정 부담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또한 과거에는 의사가 전문직으로써 고령이 되어도 진료를 할 수 있어 경제적인 장점이 있는 것으로 회자되었으나, 2003년 7월 가정의학과 개원의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개원연한이 15년이 넘거나 의사의 연령이 50세가 넘어서면 진료환자수가 급감하여 55세 이후에는 손익분기점이하치의 환자를 진료하게 되어 개원이 경제적 의미를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직종에 비하여 거의 10년 가까이 늦게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도 타 직종에 비하여 오히려 더 이른 연령에 이윤추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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