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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도 의료봉사기

시론 인도 의료봉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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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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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민 대한영상의학과개원의협의회장

2월 8일 아침 서울을 출발한 단기 의료선교봉사팀 일행은 싱가포르를 경유한 후 심야에 붐바이공항에 도착하였다. 미리 마중 나온 마누 맥완 목사님 일가족의 환영을 받았고 공항근처 methodist center 호텔에서 1박하였다.

말이 호텔이지 시설은 상당히 열악하였고 건물 역시 노후되어 있었으며 수동식 엘리베이터, 적응하기 어려운 화장실 환경, 수많은 모기떼의 습격등은 처음 인도땅을 밟는 필자에게는 매우 낯설고 황당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다음날 아침 국내선비행기로 갈아타고 목적지로 향하였다.

온갖 동물과 사람, 우마차, 각종자동차등이 엉겨붙어 다니고 소음과 매연, 공해등 길거리는 말그대로 혼돈, 무질서등의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나 그 가운데서도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는 것 같았다.
운전자가 스스로 길을 만들면서 주행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을 쓸어 내려야 하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어쩌다 신호대기에 차량이 서면 어디선가 쏜살같이 나타나서 손을 벌리고 1루피, 초코렛, 껌등을 달라는 굶주린 어린이들의 모습은 마치 전쟁 후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의 시계를 40년 전으로 돌려놓기에 충분하였다.

9박 10일간에 걸쳐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등 10명의 진료팀이 내과, 소아과, 신경과, 치과, IMS등 여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주었다. 또한 길르앗교회의 선교봉사팀 20명이 다양한 준비를 하여 의료선교와 호흡을 맞춰가며 작년에 지진피해를 입었던 인도의 북서부 구자르트주의 잠나가지역을 비롯하여 6곳의 지역을 방문하고 진료와 복음을 전하는등 의료선교를 하였다.

출발하기 전 글로벌케어로부터 의약품 지원을 받았고 미리 말라리아와 장티푸스 예방약을 먹는등 충분히 사전 준비를 하고 출발하였다. 구자르트주는 북쪽으로 영토분쟁을 하고있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붐바이공항에서 출발하는 여행객의 검문 검색이 무척 까다로와 무장군인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짐과 몸수색을 당했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국민이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믿고 있는 나라로서 기독교문화나 크리스챤에 대하여 상당히 배타적이어서 작년 2월 지진이 났을 때도 기독교의 이름으로는 도움받는 것을 고사하였다고 하여 이번에 여행목적을 단지 관광으로 하여 입국할 수 있었다.

인도의 면적은 우리나라 남북한 합한 크기의 약 15배나 되고 인구는 10억명이 넘는 대국이고 천연자원 또한 풍부한 나라이지만 전국민의 70%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개발도상국가이다. 넓은 땅에 인종이 다양하고 14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고 또한 태어나면서 신분에 얽매이게 되는 카스트제도는 인도의 발전을 막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전인구의 83%가 힌두교를 믿고 각종 동물을 우상화하는 것 역시 인도의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됐다. 기독교인구는 전체국민의 약 3%미만으로 힌두교도나 인구의 11%정도 차지하는 이슬람교도로부터 상당히 냉대와 핍박을 받고 지내오고 있음을 목격하였다.

이번 의료선교봉사지역으로 방문한 구자르트주는 인도의 북서에 위치하고 북으로는 파키스탄과 접하고 있으며 면적이 남한보다 크고 인구는 800만명 정도라고 한다. 잠나가시는 인구 150만명 정도의 지방 중소도시로서 그 지역 주민의 생활상은 우리나라의 30년전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인도는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강국이면서도 국민소득(GNP)은 평균 450달러로 전세계적으로도 빈국에 해당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1998년 구자르트주에서 45개의 교회가 주정부의 방관하에 주민들에 의하여 전소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2년 후 구자르트주 마우나지역에서 끔찍한 지진이 일어나서 도시가 거의 파괴되는 대재앙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폐허가 된 그 지역을 다시 재건하는데 소요경비를 북부구자르트 지역의 교회에서 모금하여 지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나님의 그 크신 은혜에 감동과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진료는 오전 오후로 나누어 나흘간 6곳을 이동하면서 강행하였고 진료지역은 지진이 난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포함하여 현지 북인도교회의 라비 목사가 지정하여 주는 곳을 이동하면서 진료하였다.

숙소로부터 2~3시간 떨어진 지역으로 교통편이나 도로여건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 진료팀으로는 상당한 고역이었으나 라비 목사를 따르는 크리스챤이 있는 곳에서 우리 진료팀은 열심히 봉사하고 복음을 전하였다.

동네가 힌두교도가 많이 모여 사는 지역에는 비교적 우리일행에게 대접도 잘하려고 하고 우호적이었으나 이슬람교도가 많은 실라야 디추다지역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할 때는 주민들이 경계심을 풀지 않고 마음의 문을 닫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있었다.
 
진료를 마치고 난 후 우리팀은 잠나가 지역에서 사막을 가로질러 약 600km 떨어진 내륙 아메가바드시로 이동하였다. 8시간의 차량 여행 끝에 100년전 미국인 선교사가 직접 지었다는 심슨선교 센터에 도착하여 인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우리팀 도착에 맞추어 구자르트주 전지역에서 목회활동하시는 약 150여명의 목사님들이 비록 종파는 다르지만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여 세미나를 하고 있었으며 우리 진료선교팀의 도착을 매우 환영하여 주었다.

그들의 눈동자는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로부터 억눌려 한없이 쳐져 있었고 주눅이 들어 있었지만 우리선교팀의 방문을 받고 현지에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그 목사님들은 정말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난 듯 너무 좋아하였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실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느님의 은총가운데 피부, 언어, 생활풍습, 환경등 모든 것이 다르더라도 예수의 십자가 앞에서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감동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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