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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21:53 (금)
시론 인간미 묻어나는 걸쭉한 음성 맴도는데..

시론 인간미 묻어나는 걸쭉한 음성 맴도는데..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3.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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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 이문호재배

삼가 유성희회장님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인생무상이라더니 유회장님께서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시다니

믿기지 않는 비보를 접하면서 새삼 그 활기차고 넉넉한 생전의 유회장님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그 걸죽한 음성이 귓가에 새롭게 맴돕니다.

유회장님께서는 의협 대표단의 일원으로 남북의료협력 및 의료기술의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방북하시어 뜻을 채 이루기도 전에 평양현지에서, 그것도 인생의 열매를 마무리할 66세의 한창 나이에, 운명을 달리하셨다니 더욱 비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의약분업의 졸속감행과 건강보험재정파탄 등으로 이어지는 오늘의 의료계 현실에 비춰볼 때 유회장님의 덕목과 경륜을 더욱 필요로 하는 이 시점에서 의료계의 지도자이신 유회장님을 잃은 우리 의료계는 더욱 애통한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회장님께서는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인 1978년 제기동에 현재의 동서울병원을 개원하시고, 1985년 서울시의사회장, 그리고 1994년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을 연임하시면서 우리나라 의료문화 창달과 의권신장을 위해 눈부신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의협회장 시절에는 종전의 대한의학협회의 명칭을 오늘의 대한의사협회로 개칭하심으로써 의사단체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셨으며, 대국민 질병상담등을 위한 의료상담실을 개설해 운영하시었으며, 시민단체, 약사회, 정부와의 끈질긴 협상노력을 통해 오늘의 의약분업의 단초를 마련하셨습니다.

더욱이 유회장께서는 1994년 의사협회장 재직시에 한국의사국가시험원 이사장을 역임하시면서 의사국가시험의 질적향상과 제도발전을 위한 갖가지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또한 1998년에는 20여개 보건의료 단체가 참여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초대 이사장직을 맡아 일해오시면서 오늘의 국시원이 명실상부한 국가시험 전문기관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조직 체제의 기틀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돌이켜 보건데 유회장님께서는 언제나 선이 굵고 특유의 보스기질을 갖추신 분으로 궂은 일도 앞장서서 해결하시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그러하기에 유회장님께서는 이해와 갈등을 통합 조정하시는 남다른 능력을 갖추신 분이셨습니다.

또한 의협회장시절에는 식당아줌마나 청소아줌마의 사생활까지 일일이 챙겨주실 정도로 자상하고 인정이 넘치는 회장님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와같은 덕목과 인간성, 그리고 집념의 추진력을 두루두루 갖추신 유회장님은 사랑과 존경을 받으시기에 너무나 마땅한 의료계의 크나큰 거목이셨습니다.

우리는 유회장님의 영전에서 유회장님을 잃은 슬픔에만 잠겨있지 않을 것입니다.

유회장님께서 남기신 유업과 유훈을 다시한번 되새기면서 생전에 못다 이루신 대북의료지원사업 및 의약분업의 완성 등 의료계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우리가 앞장서겠습니다.

이제는 이세상의 무거운 모든 짐을 내려놓으시고, 평안한 영생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삼가 기원합니다.

2001. 7. 11
청봉 이문호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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