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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21:36 (금)
시론 중소병원의 인력난
시론 중소병원의 인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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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1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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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호(성애병원 기획실장)
종교적인 입장을 떠난다면 모든 것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직업이나 어느 사회나 바른 길로 나아가는데는 올바른 인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그것은 항상 새로운 지식과 슬기와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의 생명을 보위하여야 할 의료에서는 더욱 분명하다.

그런데 의약분업이 시작되면서 막차라도 타자는 듯 개원가로 뛰어드는 젊고 유능한 의사들이 늘어, 과장급은 말할 것도 없고 수련 의사들의 종합병원 진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그 이유를 분석해 보면 의약분업 실시이후 종합병원급 의료시설에서 싹트고 있는 경영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

한 예로 환자의 본인 부담률이 늘어 외래환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거기에다가 예전에는 환자들이 큰 병원의 약이 좋다는 생각이 있어서 병원을 선호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약을 약국에서 사게 되므로 그 메리트가 없어졌다.

더구나 의료보험 재정파탄과 의료보호환자에 대한 당국의 체불로 병원의 수입이 줄어 건실한 병원마저도 흑자 도산할 것이 심히 우려되는 요즘 분위기이다. 또한 현재의 낮은 입원 수가와 외래 치중 정책도 문제가 되고 있다. 복지부가 의료전달체계를 병원은 입원중심, 의원은 외래 중심으로 하려하나 이것은 이상일 뿐 실제로 병원이 입원수입만으로 유지되지 않는 한 허구일 수밖에 없다.

그 동안도 중소병원이 도산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병원이 어려워지면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 불법을 저지르거나 비급여를 늘리거나 해야 할텐데 그것은 결코 바른 길이 아니다. 그나마 비급여도 한계가 있다. 검진이나 한다면 몰라도 그밖에 비급여는 한계가 있어 결국 불법을 저지르도록 유도하는 꼴이 아닌가.

어쩔 수 없이 불법을 저지르는 약자보다는 악을 행하게 하는 권력과 제도가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수없이 봐왔다. 궁여지책으로 병원 각과를 세내주듯이 분양을 하거나 개방형 병원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은 법적인 뒷받침이 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발상으로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국민들의 의료이용 관행과 동떨어지는 방향이다.

이렇게 잠깐만 보아도 현재의 의료제도에는 구멍과 허구 투성이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의료의 발전은 난망하다. 의료인의 질의 저하는 불 보듯 빤하다. 우수한 학생들이 의과대학 가기를 기피하고 이러한 경향은 점차 심화될 것이다. 의사후보자만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볼 때 성적이 좋다는 것은 사람의 성실함을 의미한다고 보아도 될 것이고 그것은 환자를 보살피는데 기본이 되는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돌고 돌아 이 사회에 햇볕을 비춰주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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