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시론 집단폐업 자제해야
시론 집단폐업 자제해야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3.18 17:0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재국(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의료계의 집단휴.폐업으로 인한 '의료 대란'이 가시화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7월1일 시행 예정인 의약분업으로 촉발된 의료계의 반발은 집단 휴,폐업이라는 초강수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이한동 국무총리서리 주재로 의약분업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의약분업 시행 3개월 뒤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20일 휴,폐업을 강행할 예정이어서 진료공백 비상이 현실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의약분업 시행방안은 의료계.약계.시민단체가 합의, 국회의 입법과정을 거쳐 준비해 왔다.
의약분업이란 진단과 처방은 의사가, 그리고 조제는 약사가 맡게 하자는 것이다.

두 전문가 집단에게 명확한 업무 분담을 통해 의약품의 오,남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다.

의약분업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의료계의 요구사항은 대략 전문 및 일반의약품의 분류, 약사의 대체조제 및 임의조제(판매 포함) 금지, 처방전료 및 조제료 인상, 의료보험수가 인상, 약화사고 명확화 등이다.이에 대해 정부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고 보인다.

의사들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의사들에게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특히 이같은 의식은 젊은 의사들에게서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41개 의과대학이 있다. 1년에 3천3백여명의 의사가 배출된다. 이들 대부분은 십수년을 공부해 전문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한편 전문의 자격증을 갖고도 대형 병원에서 2년 내지 3년을 거의 무보수로 일하고 있는 '펠로'라는 의사도 상당수 있다. 또 최근에 설립된 의과대학들은 대부분 선거공약 내지 정치적 판단에 의하여 인가가난 대학들로서 교육의 질적인 면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의사들의 다양한 직종 개발도 시급한 사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들이 양심적인 진료를 하기에는 의료보험제도를 포함한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너무 경직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약분업에 따른 의료계의 요구사항에 대해 각론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계의 전반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의사들이 양심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과 의사들에게 자긍심을 되찾아 주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정부가 의사들 전체를 "금전적인 면만 밝히며 의료보험의 부당 및 허위청구를 일삼는 집단"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대해서 의사들은 감정이 격화되어 있다.

어느 집단에나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소수는 있게 마련이다. 또 모든 의사들이 그같은 행태를 보인다면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나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따라서 의료계의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과거와 같이 각 분야에서 한명씩 참여하는 형태의 '위원회'보다 의료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여타 분야에서도 동참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하여 정확하고 신뢰성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의료계의 문제점을 검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편 의약분업의 평가를 통해 나타나는 문제점은 정부가 약속한 대로 의료계 약계 시민단체 정부가 참여해 보완하면 된다. 또 운영과정을 통해 새로운 협의체와 중복되는 부분이 있을 경우에는 조절하면 될 것이다.

차제에 획기적인 1차의료의 강화, 의료보험 지불보상제도의 조기 변경 등 보다 근본적인 의료제도의 개혁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
이같은 논의의 전제조건은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포함한 재원조달 방안이 구축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의사와 약사들은 금전적인 것보다는 사회나 환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의사와 약사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우선 이들에게 그와 같은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건강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온 의사들은 집단폐업을 자제하고 의약분업 실시에 동참해야 한다. 그 이후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합심 노력해야 한다.

필자 약력 ▲성균관대 경제학과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박사(보건경제학) ▲보건복지부장관 자문관 ▲의약분업실행위원회 위원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