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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면활성제와 표면활성제

계면활성제와 표면활성제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2.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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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제근(서울대 명예교수)

액체의 자유표면에서 표면을 작게 하려고 작용하는 힘을 표면장력(surface tension)이라고 한다.  비누방울이나 물속의 공기방울 혹은 물방울 따위가 둥근모양이 되는 것은 바로 이 장력(힘)이 액체면에 작용하기 때문이며, 그릇에 물을 담았을 때 물이 넘쳐올라간 모양이 되어도 쏟아지지 않는것도 표면장력 때문이다.  또 물위에 떨어뜨린 기름방울이 금방 퍼지는 것은 물의 표면장력이 이 기름의 표면장력보다 크고 기름층이 물의 표면장력에 의해 잡아 늘여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질이 다른 두 물질이 맞닿을때에, 그 경계면에 잘 달라붙어서 표면의 장력을 뚜렷하게 감소시키는 것을 표면 활성물질(surfactant)이라고 한다.

우리가 빨래를 할때 비누와 같은 표면활성제를 쓰는 것은 이것이 물과 옷사이의 경계면에서 표면장력을 크게 저하시켜 기름기가 있는 침착물이 쉽게 물에 용해되게 하기 위함이다.  사람인 경우 허파의 제2형 허파과리세포에서 인지질의 혼합체인 표면활성물질을 분비함으로서 허파액의 표면장력을 감소시켜 허파꽈리가 탄력성을 유지하여 꽈리안에 공기가 없더라도 꽈리의 둥근모양을 유지하도록 한다.  

이것은 특히 미숙아에서는 중요한데 미숙의 정도가 너무 심하여 제2형 허파꽈리세포의 미숙으로 표면활성물질의 분비가 불충분하면 허파꽈리가 부풀어 있지 못하고 숨을 내쉴때 허파꽈리가 내려앉아 다음번 숨을 들이쉴때 큰힘이 들게한다.  이것이 바로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neonatal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이며 유리질막병(hyaline membrane disease), 허파 표면활성물질 결핍증후군(pulmonary surfactant deficiency syndrome)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surfactant라는 용어에 대한 우리말 대응어가 많은 과학분야에서 「계면활성제(界面活性劑)」로 되어 있다.  Surfactant는 「surface active agent」이고 또 surface는 표면이나 면 외에는 다른 용어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표면활성제 혹은 표면활성물질로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이 오래전에 쓰던 界面活性劑로 받아쓰는 것은 아무리 익혀진 용어라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인들이 경계면(境界面)을 계면(界面)으로도 쓰고 우리말 국어사전에도 계면이란 용어가 올려있으니 불법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어감과 어의가 모두 어색하다.  꼭 「계면」을 쓰려면 차라리 경계면활성제가 더쉽게 이해될 수 있겠으나 경계면에 대한 영어대응어는 interface이다.  의학계에서는 1977년 이후 표면활성제로 써오고 있으나 다른 분야에서 계속 계면활성제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하나로 통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일본도 表面活性劑를 권장용어로 하고 있고, 중국도 表面張力, 표면활성제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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