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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창립]직선의협에 바란다-새로운 투쟁 (법률투쟁 등)

[2001창립]직선의협에 바란다-새로운 투쟁 (법률투쟁 등)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1.11.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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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서울 송파구의사회장)

새로운 투쟁 (법률투쟁 등)

 

먼저 7만여 회원의 전폭적 지지로 최초 회장 직선제 선거에서 낙승한 신상진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취임을 경하한다.
어렵사리 의협 민주화를 이룩하고 우리의 손으로 직접 뽑은 회장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애정 어린 뜨거운 성원을 보내야만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작년 우리는 준비 안된 의약분업제도와 23년간 왜곡되어온 의료보험제도의 개선을 드높게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갔었다.
 
전통적으로 파업이란 개인적으로 전혀 힘이 없는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근로조건과 임금과 같은 쟁점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었다. 집단 이기주의의 발로라는, 심지어는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집단행동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써가면서도 오늘과 같은 대오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의권쟁취 투쟁이 정의롭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에 의협 및 의쟁투 지도부가 도합 5회에 이르는 휴진 및 파업을 주도하였으나 장기적인 비전과 지도력 부재로 대 정부협상에서 승리를 얻지 못하였다. 그 결과 잘못된 의약분업제도의 고착화로 팽배된 비관주의 증후군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료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의협의 트랜드를 완전히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냄으로써 회원들로 하여금 의협이 산산이 부서지고 있으며 자신이 손을 써볼 수 있는 단계가 이미 지났다고 만든다. 그러므로 냉소주의와 비관주의는 의협의 활동과 진보를 저해하는 암적인 존재로서 타개해 나가야 하며 우리의 의권을 되찾기 전에는 투쟁을 여기서 접을 수는 없다.
 
■최고의 인재가 모인 의협을 만들자

과거 의협 상임이사는 관례상 각 직역에서 자천 타천으로 추천한 인사를 기용하였다. 그러나 인사가 만사이므로 그냥 와서 한 번 해보겠다는 상임이사가 아니고, 탁월한 능력을 가진 상임이사를 발굴하기 위해 회장은 온 의료계를 뒤지고 다니며 삼고초려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모든 의사들의 힘을 모으자
의협은 소수의 특권층의 사교장도 아니며 몇몇 집행부의 소유물은 더더욱 아니다. 상임이사 몇 명의 힘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산적한 의료문제들을 안고 있으며 이들의 책임 방기는 곧 모든 의사들의 피해로 돌아가게 된다.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가공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나 소외되어온 대다수의 회원들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더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더 많은 일꾼들이 의협의 모습을 새롭게 바꿔나가야 하며 더 많은 회원들의 참여와 지지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개혁을 주도하여야 한다.

■정부를 설득하자
의료 정책의 결정과정에서 그 동안 의협의 역할은 매우 미미하였다. 낱알판매 ▲혼합판매 ▲일반의약품 확대 ▲성분명 처방 ▲진찰료 처방료 통합 ▲Refill 제도 ▲야간진료시간 변경 ▲김성순의원 발의 의료법중개정법률안(악법 중의 악법) 및 이상수의원 발의 건강보험 재정건전화특별법 등 우리 의사에게만 아주 불공평하고 불리한 제도를 건강보험재정파탄을 구실로 한꺼번에 도입하려는 정부의 불순한 의도가 잠재되어 있다.

또한 우리의 입장을 설명할 수는 있으나 사회적인 설득력이 적어 번번이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이는 단기적인 대책과 명분은 있으되 장기적인 전망이 부재하고 회원들의 이해관계를 대승적으로 관철시키고자 하는 다각적인 모색과 적극성의 부재에서 기인한 것이다.

■각종 위원회를 영역별 정책위원회 체계로 통폐합하자
의협내에 집행부로서 7명의 상임이사 밑에 설치되어 있는 각종 상설위원회와 소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등이 존재한다. 이러한 수많은 위원회들이 정말로 제각각의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인 정책을 생산할 만한 전문가들을 확보하거나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도 않다.

또한 그나마 제출되는 연구서나 보고서 등은 실제 초기부터 구체적인 실천력을 담보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영역별 연구과제가 정책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상근이사-상설정책위원회-분과소위원회로의 일관된 정책생산체계를 세우고 분야별 전문가로 위촉된 전문위원과 상근이사가 영역별 상설정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정책생산과 정책집행의 효율화를 꾀해야 한다.

■패러다임을 전환하자
역사상의 획기적 사건들은 거의 예외 없이 전통적 사고 방식과의 과감한 결별을 통해 이루어졌다. 극적인 변화, 사고의 혁명, 지식의 비약적 도약 및 낡은 제약으로부터 갑작스레 해방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은 오래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새롭고 획기적인 사고방식을 제공해 준다.

■공동의 비전이 없으면 단합을 방해하게 된다
공동의 비전이 없으면 각 직역들은 자신만을 위한 특정한 이익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므로 의협은 각 직역을 아우를 수 있는 공동 구심점을 찾아 제시하고, 이를 묵묵히 따를 때만이 그 이익이 극대화 될 수 있다는 확신을 모든 회원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울지않는 두견새는 울게 만들자
현재 투쟁의지를 상실한 일부 회원들에게도 꾸준히 홍보 및 교육을 통하여 언제라도 투쟁 대열에 동참 합류시켜야 한다.

■급격한 변화는 항상 불안을 동반한다
하지만 동시에 큰 희망과 기회를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우리는 의협 회장에게 새로운 통찰력과 이해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그러므로 회장은 이와 같은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각 직역의 명망 있고 유능한 인사들을 초대해 생각과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그들의 생각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저지 세력을 극복하자
의협은 핵심적인 가치, 윤리, 원칙들을 획득하고 그것에 충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개인적 신념이나 조직적 신념을 가지려고 할 때에는 반드시 그것에 도전하고 반대하는 저지 세력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는 때로 그러한 저지 세력들 때문에 우리의 의도나 결심 혹은 우리자신이 설정한 사명서와 상반되게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현재 의협에는 부족한 게 2가지가 있다. 첫째, 자신이 어떠한 위치에 놓여있는지 그 정체성을 회원들에게 분명하게 알리지 못하고 있다. 둘째, 의협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 제시가 없다. 우리는 안과 밖에 있는 저지세력들을 제압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너지 효과를 활용하자
시너지(synergy)란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더 큰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는 앞으로 팀을 구성해 일을 하게될 때 자신의 강점은 최대한 살리고 자신의 약점은 팀의 다른 사람들의 강점을 이용하여 보완해야만 한다.

원칙 중심적인 사람들은 외견상 적대적인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협상이나 대화를 하게 되더라도 사람과 문제를 분리시킬 줄 안다. 이들은 자신이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다투기보다는 오히려 상대방의 이해와 관심사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도 점차 이들의 성실성을 이해하게 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과정에 동참하게 된다.

그 결과 쌍방은 함께 시너지적인 해결책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얻어진 해결책은 대개 쌍방이 처음 제안했던 해결책보다 훨씬 낫다. 원래의 해결책이란 쌍방이 서로 조금씩 주고 양보하는 식의 절충안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임박한 파국 그리고 우리는 다시 그것과 어떻게 싸울 것인가?
금년 7월 1일부터 이미 시행된 정부의 일방적인 건강보험재정안정화 종합대책을 우리는 절대수용 할 수 없다. 이대로 계속 시행된다면 작년 한 해 의권쟁취투쟁에서 조제권을 반납하고 조금이나마 얻었던 의료수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수입의 30∼40%정도 손실을 얻게되어 많은 우리동료들이 병원 문을 닫거나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다.

안토니오 그람시가 지적했듯이, 부분과 전체 사이의 관계가 가장 뚜렷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위기의 시대이다.

간단히 말해서 자본제하 의료의 위기는 의료에서의 자본주의의 위기이다. 의료에서의 위기는 의료계 내외 역량의 상호관련성에 따라 특수한 형식을 취한다. 결국 의료는 단순히 외부 역량의 반영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그것은 자기 자신만의 불투명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역량이 어떻게 나타나고 어떻게 관련을 가지며 상호작용 하는가는 주로 그 부분이 아니라 사회전체에 의해 결정되는 권력관계라는 모체에 따라 좌우된다. 우리 의료계에서의 위기는 사회전체의 위기와의 연관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는 국민의료비를 절감한다는 미명하에 우리 의사에게만 아주 불공평하고 불리한 제도를 건강보험재정파탄을 구실로 한꺼번에 도입하려는 정부의 불순한 의도를 전 국민과 함께 규탄해야 한다.

■희망적인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오늘의 의권투쟁은 일대 전환기를 맞았으며 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미래의 불명확함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간이 위기의 순간에 항상 해왔던 것, 즉 삶을 다시 분명한 것으로 만들고 삶의 기초를 다시 세우고 근본적인 주제들을 분명히 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며 우리가 갖고있는 역사적 경험의 수준에 맞도록 조정하고 갱신하는 것이라고 본다. 즉 향후 의권투쟁은 국민과 더불어 함께 하여야 하며 또한 의권투쟁은 활동적인 힘으로서 충족을 위한 투쟁의 양보를 국민적 합의하에서 받아내야만 승리할 수 있다.

하나로 뭉치면 더욱 힘이 생기고, 힘이 생기면 더욱 강해지고, 강해지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느니라(순자 장제편).
아무쪼록 건강에 유의하시고 의권쟁취의 그날까지 “우리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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