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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창간]의협개혁 이렇게/정책 개발 기능 강화

[2001창간]의협개혁 이렇게/정책 개발 기능 강화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1.03.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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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언(의협 정책이사)

투쟁 경험 발전 기회

 

 

1977년 군사 정부의 선심성 행정의 일환으로 잘못된 의료보험 제도가 기획되어 시작된 후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전국민 의료보험으로 확대되고 급기야는 지난 2000년 준비 안된 의약분업의 실시로 인하여 의사들 개개인과 국민에게 크나큰 상처를 가져왔다.


그 근본적인 이유에는 비전문가 집단인 정부가 주도하여 지난 30∼40년 동안 자행돼 왔던 비합리적인 의료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을 하려는 데에 있었으며 또한 우리 의사들이 그것에 대하여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여 왔다는 것이었다. 만약 우리가 미국의 의사협회처럼 강하게 뭉쳐 대처했었더라면 그러한 불행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지난 해 준비 안된 의약분업으로 인하여 의사들 개개인의 그 동안의 무관심, 나태 및 자만에서 벗어나 한마음으로 뭉쳐있으며 이를 유지시키고 더욱 승화하기 위한 방편이 민주적인 의협 개혁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그것만이 의사 주체로의 의료 개혁을 이루는 진정한 승리를 위한 길이요 의료백년 대계를 위한 초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미국 의사협회도 그렇게 강하게 태어나는데에 무려 3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이고 `시작이 반'이라는 우리나라의 옛 속담이 있듯이 현재 의협개혁을 위한 상세한 안건들이 다루어지고 거의 확정되어 가는 것을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현 의협 구조 및 문제점들


현재의 의협은 지역의사회 및 의학회에서 선출한 중앙대의원 250명(정관상 인원임. 현재의 인원은 242명임)이 집행부와 감사를 선출하게 되어있다. 선출된 임원진은 중앙대의원 총회에서 정한 의협 운영방안에 의해 이를 집행 운영하게 되어 있는데 향후 대의원을 각 직역이 모두 참가하여 전체 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 바꾸었으면 한다.

1)수련의(1만2,000명)=인턴, 수련의의 민의 수렴기구가 없으며 또한 지역대의원에 참여할 기회나 여건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다.

2)봉직의(1만명)=봉직의는 중소·대형병원·개인의원에 고용된 월급제의사를 지칭한다. 이들의 경우 정관상 지역대의원에 접근성은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로 고용되어 있는 한계와 병원 경영주의 견제하에서 지역대의원의 참여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 구조상 의협은 봉직의의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대표성도 없다. 이 결과 봉직의는 1년 이상의 고정근무에도 퇴직금이 없는 불안한 직장인으로 남아있는 현실이다.

3)공중보건의·군의관(6,000명)=정관상 공중보건의는 공직의협의회 소속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중앙대의원의 임기가 3년임에 반해 공중보건의의임기가 3년으로 되어 있고 대의원의 선거기간과 공중보건의 근무기간이 일치하지 않아 사실상 대의원 진출이 불가능하다. 또한 짧은 직장이동으로 인하여 지역의사회에 투표권까지 행사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결국 공중보건의, 군의관들은 수적으로는 많지만 의협에 참여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

4)회장 및 임원진의 권한=현 정관상 이들의 권한은 중앙대의원 총회의 의결에 모든 것이 일임되어 있는 상태이다. 즉 회장 및 임원진은 자체적 사업결정권이 없고 중앙대의원의 의결상황세서 운영이 결정된다. 이는 회장 및 임원진이 중앙대의원회의 뜻에 반하는 사업 및 운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서 회장단의 자율성이 없는 경직된 구조라는 것이다.

250명이라는 대규모의 중앙대의원총회의 경직되고 비효율적인 의견 결정과정에서 분규 혹은 특정 사업에 대한 미결이 이루어질 경우 회장단은 의협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가져오게 된다. 즉 의협에서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는 회장단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의원총회의 능력에 의해 향후 앞날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예:98년도 의약분업 예산이 1,700만원에 불과했고 능동적으로 집행부에서 늘리지 못한 점). 더군다나 급변하는 의료계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집행부의 운영방식은 앞으로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의협 개혁을 위한 방안


완벽한 대안을 제시하기에는 현 의협의 구조가 매우 복잡하게 꼬여 있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소외된 계층의 참여와 병협과의 구조적인 관계 개선이다. 의협이 진정으로 회원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힘을 결집시키려면 회장의 직선제 및 대의원제도의 개선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1)의협회장 직선제=의협회장의 직선제가 이루어질 경우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직선제로 인하여 집행부에 권력이 강화되며 이는 집행부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정책 수립과 특정 사업에 대한 발빠른 대처로 능률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전 회원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서 소외된 계층의 공평한 참여를 보장한다.

▲강력한 집행부의 출현에 대한 병원급 기관의 권익추구는 병원소속 의사들에 대한 참정권 및 투표권의 권유로 이어지므로 의협의 대표성이 강화된다. ▲회비미납 회원의 참정권 제한으로 회비미납 사태를 감소시킬 수 있다. 한편 직선제의 단점은 다음과 같다.
▲직선제 실시로 인한 인적, 물적 낭비 ▲집행부의 권한 강화로 인한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다.

2)대의원제도의 개선=대의원제도의 개선을 통하여 각 직역별로 배분된 대의원들이 의협의 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가능한한 민의를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한다.

3)가칭 의협발전기금의 조성=현재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실정으로 향후 정책연구위원회, 대외협력위원회 등의 특별 또는 상임위원회를 만들어 백년대계의 초석이 될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상임이사의 상근화를 통한 효율적인 업무집행 및 시시각각 변하는 의료계의 현황에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4)윤리위원회=대한의사협회는 대정부, 대국민에게 진정한 의사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강력한 단체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한편으로는 의협 내에 의사들 스스로가 부당진료행위 등의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자제하고 정화할 수 있는 윤리 위원회를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결론


지난 2000년은 수십년 동안 국가에 의하여 죄지우지되어 왔던 여러 가지 잘못된 의료정책에 의하여 사상 초유의 의료대란이 발생함으로써 의사들 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에게도 많은 심적, 물질적인 피해가 발생했으므로 우리 의사들의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가져왔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혼미한 상황을 한단계 더 높은 발전의 기회로 승화시켜 의사로써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회복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의료인으로써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협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진정한 의협의 민주화를 이룩하고 의료제도개혁을 추진하여 지난 수십년 간의 잘못된 의료환경을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곧 가동 예정인 의료제도발전 특별위원회와 그외의 올바른 의료제도를 위한 제반 사항(의약품 분류, 상대가치 점수 조정, 전자처방전 등)에 대한 개혁을 의사들이 주체적으로 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자기를 희생하는 자세로 진정한 의협의 민주화를 통한 강력하고도 정의로운 의협을 만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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