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21:53 (금)
[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마음의 생물학과 정신장애 치료-민성길

[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마음의 생물학과 정신장애 치료-민성길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0.01.02 14:3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성길(연세醫大 교수·정신과학)

<마음의 생물학>

의학 내지 생물학 전체로 볼 때 지난 20세기는 분자생물학이 대종을 이루었다고 본다. 21세기에는 이 분야에서 ‘마음의 생물학’이 주된 연구주제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마음의 메카니즘을 심리학 내기 정신 분석학에서 연구하여 왔다. 20세기 마지막 10년은 전 세계적으로 decade of brain 이라 하여 뇌 연구가 크게 자극도니 바 있으나, 마음 EH는 의식에 대한 연구는 미미했다.

생물학의 궁극적 목적이 인류의 행복이라면 마음의 생물학적 연구가 모든 생물학적 연구의 최종적인 것이 될 것이다. 의학은 하나의 응용생물학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의학연구의 주된 초점 중 하나는 정신현상의 규명과 정신장애의 의학적 치료(생물학적 치료)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정신현상을 어떻게 생물학적으로 또는 기계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어려울 뿐 아니라, 오해나 편견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종교적 내지 윤리적 측면에서 반대에 부딪칠 수는 있다. 정신적 불편을 기계적으로 eh는 화학물질(약)로서 치료할 수 있는가, eh는 인간정신에 그런 식으로 개입해 들어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종교적 내지 신념차원의 반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 의학의 주류 중 하나는 분명 인간의 정신문제를 생물학 내지 의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정신과 신체의 점검>

인간정신을 생물학적 내지 의학적 연구대학으로 하는 일은 실제로 대단히 어렵다. 인간을 실험대상으로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이해에 대한 다른 모든 연구 분야에서도 그러하듯이, 장애가 생긴 인간에 대한 치료를 통해 정상적 상태에 대한 연구로 확대되어 가는 방법이 보편적이 되고 있다.

열병의 치료경험을 통해 체온유지현상을 규명하는 것과 같이, 정신장애의 치료과정에서 정상적 인간정신현상에 대한 연구로 확대되어 갈 수 있다. 즉 정신장애환자에 대한 의학적 연구를 통해 인간정신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가 가능하다.

특히 정신상태가 신체증상을 일으키는 현상(예: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을, 또는 그 반대현상(몸이 아프면 의욕이 떨어진다)을 규명하는 흥미 있는 일이다. 이와 같은 정신과 신체간의 접점(interface)에 대한 연구는 정신의학적 연구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정신의학은 이러한 인간정신과 신체에 대해 통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정신과 의사는 정신분석 과정 또는 환자와의 관계를 통해 마음의 상태를 파악하는 전문가이며 동시에 뇌파, 컴퓨터 뇌 단층촬영, PET등 의료 기구를 통해 뇌 안에서 벌어지는 물리화학적 변화를 판독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지식을 통합함으로서 마음의 생물학을 연구하는 것이다, 마음의 생물학을 연구하는 것이다.

마음의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은 프로이드와 정신 분석학이래 많이 발전하였다. 즉, 행동주의이론, 학습이론, 인자이론, 신경심리학 등이 제시되고 있다. 신체와 뇌의 변화를 측정하는 첨단 과학적 도구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21세기에도 이러한 연구가 계속되고 두 가지 현상에 대한 이론 간의 통합이 시도될 것이다.  

<정신장애 의학적 장애인가?>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의사들까지도 정신장애를 치료가 가능한 의학적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신의학은 엄연히 의학의 한 분야이다. 정신의학은 엄연히 의학의 한 분야이다. 정신의학은 엄연히 의학의 한 분야이다.

정신희학은 15세기 John Weyer에 의해 종교로부터 분리되었고 19세기에 정신병은 뇌병(신경의 병)으로 의학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20세기에 이르러 프로이드에 의해 신경장애 중에 심인성도 있음이 발견되어 심인성신경증(psychoneurosis, 노이로제)이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다.

Freud는 원래 신경생리학자로서 마음의 현상을 신경과학으로 이해하여야 한다고 믿었으나 당시 과학의 발달 수준이 그를 뒷받침할 만큼 발달하지 못해 뉴턴의 물리학적 개념과 Helmholtz의 신경생리학을 근거로 정신분석학이라는 하나의 가설적 이론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 신경과학이 발달하면 과학적 정신의학이 발달할 수 있으리라 예언하였다.

이와 같이 정신의학에 있어 20세기 전반은 Freud의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역동정신의학(力動精神醫學, dynamic psychiatry)이 주된 흐름이 되었다. 그러나 21세기 후반은 일반 과학과 신경생물학이 폭발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생물정신의학(生物精神醫學, biological psychiatry)이 주된 흐름이 되고 있다. 이 모두 의학에서 시작된 의학의 한 분야이다. 생물정신의학은 인간의 정신현상이나 정신장애 그리고 심지어 사회문화적 행동마저도 뇌의 기능이라는 이론에 근거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암을 무서워하는 것은 암이 죽음에 이르게 하기 때문인데, 정신장애도 자살과 같은 방법으로 사람을 죽음으로 이르게 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자신과 가족, 기타 주변에 죽음과 같은 파괴적 힘을 발휘한다. 정신장애는 암보다 더 심각한 병이라 할 수 있다.

<정신장애의 생물학적 치료>

이와 같이 정신장애는 의학적 장애다. 뇌의 기능을 이해하지 않고는 정신장애를 설명하기 어렵다, 치료도 정신장애의 신경생물학적 근거에 따라 합리적으로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향이 새로운 시대의 정신의학의 발전 전망이다.

미래세계에도 의학은 당분간 약물치료를 그 주된 치료기법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암의 약물치료 등은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정신장애도 약으로 치료하게 될 것 이다. 정신현상에 대한 화학적 개입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 사실이나, 정신기능에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약이라면 충분히 최고의 관심을 받을만하다.

불안을 없애주고 우울을 경감시키고 미친 행동을 정상화한다는 약이 있다면, 그것은 확실히 기적 같은 일이다. 항치매약이 개발된다면 이는 머리 좋아지는 약, 공부 잘하게 하는 약이 되는 셈이다. 아마도 조만간에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새로운 습관성 없는 마약이 나올지도 모른다.

최근 뇌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신경화학이 발전하고 약물의 작용기전이 밝혀짐에 따라 새로운 약물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새로운 약물은 그 작용기전에 선택적이어서 적응증도 선택적이다. 이와 가은 추세라면 특정증상에 맞는 특정약물이 ‘다자인’되어 개발될 전망이다. 정신장애는 여러 지적, 정서적 행동적 증상의 복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바, 각 증상에 해당하는 약물을 선택해 조합하여 처방하게 될 것이다.

물론 정신장애의 근본적인 신경과학적 원인, 예를 들어 분자유전학적 원인을 밝힐 수 있다면 한 가지 약물로서 전체 증후군을 일거에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적 치료 역시 전체적으로 생물학적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기타 생물학적 치료>

21세기에는 약물치료 이외에도 분자유전학과 전자공학 등이 진단과 치료에 많이 이용될 것이다. 자연의 힘을 이용하여 정신기능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발상은 오래되었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전기력은 실제 전기충격요법이라는 방법을 통해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18세기 불란서 안톤 메스머가 자기력을 이용하고자 했던 시도는 나중 최면술과 정신분석으로 발전하였다. 현대의학에서 자기력은 MRI등 진단과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아직 모르는 자연 상태의 에너지들(예: 대체의학의 방법들)이 과학적 검증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치료방법이 개발될지도 모른다.

<정신분석이론의 생물학적 증거 찾기>

정신분석이론이 정신현상을 설명할 뿐 아니라, 정신장애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면, 이 이론 역시 옳은 것이다. 따라서 미래 정신의학은 이러한 이론이 생물학적으로 또는 신경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연구를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본능, 의식, 초자아(양심) 또는 무의식의 장소와 그 기전, 의사결정과정(연상)에 관계된 신경망 회로(현재 해마와 편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 정신과적 증상(정신병리)의 신경과학적 원인, 체질과 행동과 뇌기능과의 관계, 어릴 때 심리적, 사회적 경험(예를 들어 어릴 때의 부모의 학대)이 뇌 발달과정 중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뇌의 변화가 나중에 어떻게 정신병리로 나타나는가 하는 문제, 정신분석 치료로 정신장애가 호전되었을 때 그 뇌기능상의 변화도 있는가, 그리고 그 변화가 약물치료 후의 변화와 어떻게 같은가, 심인성 신체장애의 기전(정신과 신체간의 접점)등이다. 이러한 연구는 정신과의사 뿐 아니라 일반 과학자들의 중요 관심사이기도 하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