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유전자 진단의 발전 방향-김대식
[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유전자 진단의 발전 방향-김대식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0.01.02 14:2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대식(성균관醫大·진단병리학)

의학분야에서 뉴 밀레니엄의 화두는 단언 2003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인체 게놈 프로젝트의 완결이다. 사람의 게놈 즉 사람의 발생, 형태와 작동기구 등 사람으로서의 특징을 결정하는 인체 DNA상에 존재하는 약 8만 여개의 유전자 위치 및 구조를 확인하고 총 30억여개의 염기서열을 결정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체 게놈 프로젝트(structural genomics)의 완성은 인간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굳건한 기반을 마련하여 질병을 다루는 의학의 종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다.

따라서 20세기 후반 분자생물학의 개념과 수기가 질병연구에 활발히 원용되면서 많은 질병 관련 유전자와 DNA marker가 동정되고 질병과정에서 이들의 의의가 밝혀지면서 이 지견들을 정확한 진단, 병기 및 예후 판정, 치료에 대한 평가 등에 이용하고자 도입된 유전자 진단도 개념과 수기, 적용범위 등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첫째, structural genomics의 완결 이후에는 각 유전자들의 생화학적 기능, 이들 s간의 상호작용 및 조절기전, 조직 분포 및 세포내 기능 등을 구명하려는 functional genomics가 완결된 structural genomics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층 가속도가 붙으면서 다양한 질명에서 질병의 원인, 소인, 진전, 예후에 관개되는 질병관련 유전자들이 다량으로 동정되고 이들의 돌연변이에 의한 발병기전이 상세히 밝혀짐으로서 유전자 진단이 지금까지의 형태학적 진단의 한계와 적용범위를 넘어서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형태학적 진단이 질병과정이 끝난 결과를 보여주는 데 반하여 질병과정의 조기에 일어나는 유전자 면이 및 단백질 발현양상의 변화들이 밝혀져 유전자 진단에 적용되므로서 조기진단으로 인한 치료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Structural genomics의 결과로 훨씬 더 풍부한 DNA marker가 유전자진단에  사용되어 진단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NP)의 조사를 통하여 개인차나 종족 차를 나타내는 염기 서열, 특히 한국인 SNP도 밝혀져 진단이나 치료과정의 평가에 이용되므로서 환자 개개인에 적합한, 진단과 치료과정의 개별화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둘째, DNA Chip의 임상적용이 보편화될 것이다. DNA Chip은 숲천에서 수십만 종에 이르는 duplex DNA 또는 oligonucleotide를 robotics 또는 반도체 제조공정 등을 이용하여 작은 면적의 고체 지지체에 고밀도로 붙여 놓은 것으로 검체와 대조 조직으로부터 분리한 핵산을 다른 형광 뉴클레오티드를 사용하여 표지한 후 hybridization시키고 세척한 다음 현관패턴을 레이저 스캐너로 읽어 대규모 유전자군의 발현양상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여 특정의 질병이나 그 진행당계에 관여하는 유전자군의 유형을 이용한 진단은 물론 유전자 돌연변이 진단, 약제내성 검색 진단, 병원성 미생물 동정, 유전자 변이 가계도 작성, 이식 장기의 typing, 법의학에서의 개인 식별등이 소량의 검체로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이며 개인적인 차이를 나타내는 유전적 성향을 typing하여 약물에 대한 감수성 차이를 진단함으로써 개개인에 맞는 치료계획 수립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미 1996년에 Affymetrix사에서는 엄지손톱 크기의 작은 면적 위에 100만종 가까운 oligonecleotide를 고정시킨 chip을 병인 유전자 분석이나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분석용으로 발매하고 있으며 BRCA1 유전자 진단 chip도 개발되어 있다.

DNA Chip은 하나의 칩에서 수많은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음은 물론 정상조직과 암조직에서의 차이를 파장만 바꾸어 결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고 소형화와 자동화가 가능하여 연구와 임상진단 모두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리라 생각되며 고혈압, 당뇨병, 정신질환 등 여러 유전자의 복합적인 이상으로 유발되는 질환의 진단과 분류도 이를 이용하여 한층 정교하게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셋째, 특정 조건에서 게놈으로부터 발현되는 단백질들의 종류와 양에 대한 총체적이고 체계적이 정보인 proteomics가 활발히 진단에 응용될 것이다. 사람이 유전자집합인 게놈은 세포마다 동일하지만 이들이 발현하는 단백질들 즉 프로테옴은 발현시기와 장소, 세포가 처해있는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거의 모든 질병이 유전자의 조절이상에 따른 단백질의 작용 이상에 기인하므로 질병에 걸린 세포에서는 정상세포와 다른 프로테옴 유형을 보일 것이다. 이것이 진단에 이용되게 된 것은 단백질 2차원 전기영동법의 발전, 전기영동된 단백질의 유형을 분석, 가공하는 소프트웨어와 영사처리기술의 발전, 구조 결정학의 발건, 그리고 무엇보다도 matrix-assisted laser desorption ionization-time of flight mass spectrometer나 전기분무이온화 탄뎀 질량분석 기술의 도입으로 극미량의 미지의 단백질을 신속히 동정함은 물론 이의 수식화 정도까지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데 있다.

이로써 특정질병이나 진행단계, 특정조직에서 발현되는 단백질들의 특정한 유형(proteome)을 분석하므로서 영상진단보다 훨씬 빠르게 질병을 감지할 수 있으며 약제 투여 후에 관계하는 특정한 단백질군도 분석할 수 있게 되어 약물치료후의 반응평가가 정확히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이미 영국의 Oxford GlycoScience사는 간암과 류마티스 환자에 독특한 프로테옴을 발견하므로서 종래의 어떤 진단법보다 수개월이나 빨리 이 질환들을 조기 진단할 수 있었다. 여러 개의 항원 및 항체를 집적한 protein chip도 상용화되어 종래의 스트립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넷째, Bioinformatics의 발달로 개개인과 인종간의 염기서열 차이는 물론 특정 질병과 진행단계에 따른 유전자군과 프로테옴의 유형, 가계내의 연관분석정보 등의 대단위의 질병관련 유전정보가 생산, 가공되어 실시간으로 배분되어 진단과정에 응용되면서 정확한 진단과 예후추정, 치료에 대한 모니터링 등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개인차를 고려한 진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방대한 양의 유전정보가 진단과정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기반 데이터베이스, full-genome 분석 프로그램 및 인터페이스, homology search 도구 및  multialignment / phylogeny 분석을 위한 기본 검색 프로그램과 웹 인터페이스, 환자들의 자체 데이터 관리를 위한 관리시스템, DNA chip 관련 데이터베이스 및 분석 프로그램, protein motif pattern 분석과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이 설계되고 구축되어야 하며 이들의 빠른 소통과 보안이 보장되는 인프라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개개인의 유전정보에 대한 분석과 가공이 대량으로 정확히 이루어지게 되면서 유전정보의 프라이버시와 공정성을 둘러싼 윤리적,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다.

예를 들면 특정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소인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이 직장이나 보험회사, 결혼 등에서 그 발병 가능성만으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얼마든지 초래될 수 있으며 개인의 총체적인 유전정보가 현대판 우생학의 기초 자료로 쓰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의 약용을 막는 유전정보의 프라이버시에 다한 사회적 합의와 법률 및 제도의 정비가 꼭 필요하게 될 것이다.

 

                                                       <성균관醫大 교수. 진단병리학>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