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면역질환의 정복-김신규
[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면역질환의 정복-김신규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0.01.02 14:2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신규(한양醫大 교수. 진단면역학)

장래를 예측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지만 이 보다 더 비과학적인 일도 없다. 대개 한 분야의 전문가란 새로운 관점을 수용할 만한 능력이 소실된 채 키워지기 마련이어서 먼 장래는 물론 바로 목전의 일도 예측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장래 예측에 대한 소위 'seer-sucker theory'의 원문을 하면 다음과 같다.

“No matter how much evidence exist that seers do not exist, sucker will pay for the existence of seers" 따라서 장래를 조금이나마 예경하기 위해서는 현재 부정되고 있거나 확인이 안 된 사항들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면역학 분야에서 아직 일천한 필자에게 원고가 청탁되어 당혹스러웠지만 비전문가의 뒷걸음질도 유용할지 모른다는 합리화로 수락은 하였으나 민망한 심정은 여전하다.

<면역학의 위상 변화>

미생물학의 서자로 출발한 면역학은 최근 20여년간 신지견을 따라 잡기에 벅찰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한편 넓은 각 분야의 연구자들이 각기 보다 더 좁은 영역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 빛나는 업적들을 이루어 왔으나 이들을 연결시킬 만한 통합적 생물학(integrated biology)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21세기에는 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 단백질 화학(protein chemistry) 빛 세포생물학(cell biology)을 기초로 한 면역학이 이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맡게 될 걸이다. 즉, 모든 연구의 중심에 면역학이 위치하게 될 것이다.  

<면역학의 새 분야 등장>

기존의 감염면역, 면역결핍, 자가면역, 알러지, 종양면역, 이식면역 외에 다수의 공해물질, 환경호르몬, 약물 및 각종 정신적 stress와 연관된 면역 독물학(immunotoxicology), 면역 약리학(immunopharmacology) 및 정신면역학(psychoimmunology)등이 최근에 출연하였고 이들이 21세기에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 밖에 인간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우주면역학(space immunology)이나 해양면역학(marine immunology)도 등장할 것으로 예견된다

<면역질환 정복에 대한 예상>

(다른 필자들이 다룰 에이즈 및 종양면역을 제외한 분야를 중심으로)

1)알러지

알러젠과 기생충에 대항하는 항체가 공히 IgE라는 점에 착안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이 제기된 적이 있다. 알러지 방응은 본래 기생충에 대항하기 위해 발전된 면연기구였고 현존 인류는 기생충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후손들이며 공중위생의 발달로 인한 기생충의 소멸로 이 면역기구가 이전에는 무관하던 각종 물질에 대해 시비를 걸고 있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기생충 질환이 흔한 개도국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알러지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최근데 등장한 IgE가 아닌 T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는 알러젠 epitope 투여법 및 recombinant anti-IgE 항체 투여법과 함께 인간에 무해한 기생충의 인공감염법도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해 봄직하다.

2)이식면역

인류의 최초의 장기의식이었던 수혈분야에서는 완벽한 인공혈액이 공급되어 21세기에는 수혈의학 분야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현재 소개되는 인공혈액은 크게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고 (1. Perfluorocarbon solution 2. Lyophilized or instant red cells  3. Hb-based compounds  4. Neohematocytes) 이들 중 FDA의 한정된 공인을 받은 제품은 Fluosol-DA fluorocarbon emulsion (Green Cross, Jepan)뿐이다.

미국, 일본 등의 다국적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성공하는 기업이 세계 최고가 된다는 생각으로 전력을 다하고 있어 5년 이내에 보다 개선된 인공혈액이 소개될 전망이며 향후 수혈에 의해 전염되는 에이즈. C형 및 B형 간염, HTLV, parvovirus B19 및 말라리아 등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될 것이다.

장기이식 분야에서는 심장, 간, 폐 이식에 필요한 장기의 공급이 부족해 돼지를 비롯한 여러 동물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한 humanized 장기의 개발이 완성될 것이다. 또한 선천적으로 특정 유전자라 효소가 부족한 사람에게 완벽한 세포를 이식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의 조혈모세포 이식처럼 혈액 응고인자나 단백질이 부족한 환자에게 간세포를 이식하는 것이다.

3)자가면역질환

알러지와 함께 21세기의 가장 문제가 되는 질환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을 질환이 자가면역질환이며 Hashimoto병과 루프스를 양대 축으로 한 거대한 자가면역질환 spectrum에 그 동안 병인이 idiopathic으로 알려졌던 질환군들이 다수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면역질환이 치료에 있어서 지난 20년간 급속히 발전한 면역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종래의 steroid 제제와 methotrexate를 필두로 한 약물치료에서 벗어나 다양한 biologic therapy가 90년대부터 소개되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성공적으로 임상에 적용되리라고 예상되며 최근에는 이들의 효과를 정확한 해부학적 위치에서 극대화하기 위해 gene therapy가 소개되고 있다.

Gene therapy는 비교적 짧은 시간만에 이론적 개념 단계에서 임상으로 적용되었지만 효율적인 vector의 선정, 지속적인 gene의 발현 및 안정성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21세기에는 자가면역질환 뿐 아니라 알러지를 비롯한 면역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치료법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새로이 등장하는 자가면역질환과 상기한 치료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를 위해 근본적인 병인에 대한 연구와 조기진단에 의한 조기치료법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면역질환의 유전적 요인에 대해서는 10년 이내에 밝혀내겠지만 촉발인자를 찾아내어 차단하기에는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대표적인 3가지 환경인자인 여성, 호르몬, 감염 및 stress를 화두로 삼아 해로운 연구가 시작될 것이다.

Estrogen이 ?IFN의 생산을 증가시키고, 각종 virus와 세균 감염이 분자 유사성(molecular mimicry)에 의해 자가면역질환을 유발시키고(adenovirus type 2: myelin: multiple sclerosis), stress가 hypothalamus와 pituitary에 작용하여 염증반응을 증진시킨다는 사실 정도가 현재 알려져 있다.

한편, 환자의 삶의 질을 보호하고 국가 경제적인 차원에서 소아 당뇨병 및 관절염을 중심으로 한 자가면역질환의 조기 지난과 공격적인 조기 치료 운동이 선진국에서 시작되고 있다.      

자가면역항체가 일반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의 증상을 보이기 이전에 출현하기 시작한다는 속성(최고 10년 전)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여구가 많이 이루어져 새로운 조기 예견자가면역 항체가 다수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오고 있으며 1998년 최초로 ‘진단면역과’외래를 개설하고 아울러 ‘조기 관절염 clinic'을 산하에 두어 21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