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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유전자 치료 임상적용 현실화-이진성
[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유전자 치료 임상적용 현실화-이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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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1.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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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연세의대 교수·정신과학)

“어떻게 오셨습니까?”

“저희 어머님이 얼마 전에 유방암으로 진단 받으셨는데 검사 결과 BRCA1 유전자가 잘못됐다고 해서 저는 지금 증상은 없지만 유전자 치료를 받으러 왔습니다.”

“네 그러시면 유전자 치료를 부분적으로 할 수도 있고 전신적으로 할 수고 있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입원하시지요. 이런 경우는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을 알고 계시지요? ”

“예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예방차원에서 유전자 치료를 받았으면 합니다.”

이것은 수년 후에 우리의 진료실에서 있을 법한 환자와의 대화 내용을 가상적으로 써 본 것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유전질환 및 성인병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감염이나 정신 질환에 있어서도 유전적 요인이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점차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유전자 치료는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훨씬 광범위하게 응용될 것이다.

즉, 앞으로의 의료는 유전자 조작을 이용한 치료, DNA 백신, 유전자 분석에 의한 약물개발 들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며 유전자 치료는 아마도 거의 모든 질환에 있어서 최종적인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전자 치료는 임상적으로 1990년에 면역 결핍 환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었으며 그 후 일부 희귀 유전병 등 단일유전자 질환의 치료방법으로 연구되어 왔지만 실험적으로나 임상적으로 큰 성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또한 지금까지 기존에 거론외어 왔던 기술적, 윤리적문제점등도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차세대 의료의 전체적인 흐름은 유전자 치료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전자 치료는 크게 체세포를 대상으로 한 것과 생식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생식세포를 대상으로 한 경우는 조작된 유전자가 대대로 유전된다는 점에서 아직은 윤리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많다. 반면에 체세포를 대상으로 한 경유는 윤리인 문제도 없으며 기존의 약물요법 등에서는 불가피하게 병소 이외에는 신체 전체에 약물이 영향을 미치나 체세포 유전자 치료는 부분적인 조직만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전신적인 효과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유전자 치료의 개념이 대두되었던 1980년 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항상 문제도 제기되고 해결되어야 할 사안으로는 효과적인 유전자 전달 방법, 전달된 유전자의 효과적 발현, 안전성 등이 있다. 유전자 전달 방법으로는 주로 viral vector가 많이 연구되고 있으나 비효율적이며, 전달된 유전자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고,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를 받던 환자가 원인 불명으로 사망하는 등 중요한 문제점들이 아직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유전자 치료의 대상 질환으로는, 과거에는 치료가 불가능한 희귀 유전질환 들을 대상으로 시작이 되었으나 질병의 병인론이 분자 수준에서 보다 더 잘 이해되면서부터는 암 뿐만 아니라 면역 질환이나 심장 질한 등 보다 더 광범위한 질환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유전자 체료의 실제 효과에 관해서는 이제까지 실험적인 것이나 임상적 시도의 결과에 대해서는 치료 당사자와 평가자 잔의 시각이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시도하는 측에서는 보다 더 희망적으로 결과를 판독하려는 경향이 있고 평가하는 측에서는 보다 더 확실한 효과를 기대하면서 실험이나 임상적 결과를 엄정하게 평가하고자 한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직은 현재의 유전자 치료 방법으로는 임상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지만 최근 몇 몇 희망적인 결과들이 보고 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유전자 치료의 실태를 보면, 약 22개 나라에서 약 400여 가지의 프로토콜로 3,300명 정도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도되고 있으며 이중 75%정도는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상 질환으로는 각종 암이 약 65%,단일 유전자 질환이 15% AIDS가 10%,기타 질환이 4%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각 프로토콜의 진행정도를 보면 임상 시험의 안전성 파악을 위한 phase I에 해당하는 것이 절만 이상이며 대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 판정을 위한 phase III까지 진행된 것은 약 0.5%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는 유전자 치료의 효과에 대해 희망과 실망이 교차되는 상태이지만 결국은 난치병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갈은 현재로서는 유전자 치료가 유일한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NH나 FDA의 관련 평가위원회의 결론을 참고로 하면 유전자 치료는 최신의 지식을 이용한 유용한 치료 방법인 것은 확실하지만 뚜렷한 임상적 효과가 증명된 바는 없다고 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각 질병의 병태 생리나 특정 유전가 돌연변이의 효과 등에 관해 더 많은 결과가 측적되어야 한다고 결론지으며 안전성과 관련하여 유전자치료와 연관된 부작용에 관한 보고 의무를 연구팀들에게 더 엄하게 규정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가 난치병 환자에게는 희망을, 치료하는 의사에게는 치료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게 할 수 있는 돌파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이제까지 결과에 대해 냉정히 판단하며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제까지 확실한 치료 효과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기존의 고식적인 치료 방법을 보완 할 수 있는 복합 요법의 한 방편으로라도 약 5년 이내에 임상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된다. 나아가서는 각종 질환에 있어서의 분자의학적 기전이 보다 더 분명히 밝혀진다면 여러 흔한 질환들에서 질병의 예방목적으로도 응용될 여지가 상당히 많다.

이러한 최첨단 기술의 실용화, 상용화에 대비하여 우리는 나름대로 우리나라 환자들에 대한 충분한 임상적 데이터와 분자의학적 분석 자료를 확보해 놓아야 현재와 같은 선진국에 의존적인 의료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며, 한편으로는 최첨단 기술의 도입에 따는 사회적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의사들 간에라도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대비 및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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