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5 14:25 (목)
21세기 MD의 위상 ⑤

21세기 MD의 위상 ⑤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2.02 10:2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의사는 평생 교육 직업

21세기는 학습사회 '배우고 때때로 익히며…'


평생교육이 필요한 21세기


평생교육 즉 생애학습(Life-long learning·LLL)은 주어진 인생을 뜻 깊은 인생으로 채우자는, 말하자면 인생의 어느 연령층에서도 삶의 보람을 갖고 뜻있게 살자는 취지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은 선진국가로 발돋움 하는 20세기 초기의 잘 살기 위한, 또는 출세하기 위한 표어였다면, 21세기 평생학습은 유복한 사회의 높은 QOL(삶의 질)을 지속해 나가는데 필수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라 하겠다.

고등교육이 보편화된 21세기는 바야흐로 학력사회에서 학습사회로 이행되고 있다. 사실이지 21세기는 성숙한 사회를 향해 과학과 기술 등 모든 지식분야에서 급진전하고 있어,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학교에서 얻은 지식만으로는 직장과 사회생활에 대응하기엔 어림도 없다.

그러므로 오늘날 21세기는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그 사회적 배경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첨단과학기술시대-눈부신 과학기술발전은 우리주변을 급변시키고 있어, 우리는 여기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2. 정보화시대-컴퓨터보급과 새로운 정보통신네트워크발달에 즈음하여, 이를 활용할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3. 국제화 지구화시대-국제사회가 하나로 지향하는 지구화시대에 따른, 다른 문화 다른 가치관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더욱 요구된다.

4. 고령화시대-급속히 접어드는 고령화사회에서 변화되어 가는 사회상을 배우고, 적응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상과 같이 모든 분야에서 평생교육이 요구되며, 특히 건강사회를 책임진 역군이라 할 우리 의사들에게 그 중요성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의사의 자발적인 교육

21세기 의료계는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과 '증거에 의거한 결정'(Evidence-based decision making)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새로운 방향을 향해 집중적으로 개혁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의사는 자발적으로 이러한 최신 의료지식과 전달시스템을 익히고 숙달해야할 책무가 있다.

현대과학은 활기에 찬 젊은 의사에게만 해당되고, 노령기 의사는 새로운 의료조류에서 탈락해도 무방하다는 사고방식은 잘못이다.

고령사회란 "노인은 좀 쉬시오"가 아니라 숫자상 의료에 종사하는 노년의사가 많아지는 사회이고, 의사는 노소를 가리지 않고 평소 최신의료지식으로 무장돼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도 우리 의사는 LLL을 생활화해야 하고 그 습관을 길러야 한다.

사람들이 의사를 존경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병을 치료해주는 고마운 직업인이라는 것과 함께, 최고 교육과 지식을 갖춘 전문인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그럼으로 환자에게 최신진료를 베풀기 위해 항상 첨단의학을 몸에 익혀야 하는 일이 훌륭한 의사상을 만드는 첫걸음이고, 결과적으로 환자를 제대로 진료하기 위한 공부가 이심전심 환자진료에 온정으로 나타남으로써 의사에 대한 환자의 존경심은 더욱 높아진다.

'실력과 온정' 두가지가 환자진료에 알파요 오메가며, 하나만 있어도 안된다. 필자의 한국경험에서, 실력 없이 친절 하나만으로 환자를 대하는 의사를 '약장수' 또는 '뱀장수'라고 부른 기억이 난다. 그러나 요즘은 실력은 있으되 온정 없는 진료가 유행이란 말을 들었다. 사회주의식 하향성 평등의료제도에서 30분 대기에 3분 진료라는 결과인줄 안다.


강제성 띈 CME


너무 지친 공부와 수련으로 인해, 졸업 또는 수련만 끝나면 좀 쉬겠다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담당이라는 중대한 책무를 지닌 의사들에겐 좋은 생애학습의 습관을 부쳐주는 강제교육도 필요하다.

미국은 CME(Continuing Medical Education·의사연수교육)제도가 확립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ACCME(Accreditation Council for Continuing Medical Education· 의사연수교육인정평가회)에서 인정된, CME를 주도하는 의료기관과 학술단체의 수는 650개이고, 연간 개최건수는 4만 5,000회이며, 총시간은 58만 5,000시간이나 된다. 여기에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의 참가등록자 총수는 600만 명이고, 현재 CME활동은 전국적으로 연간 10억 달러의 수입을 과시하는 큰 기업화가 되어있다.

강제적으로나마 의사교육열을 고취시키는 CME의 활성화를 한국에 기대해 본다. 필자는 서울서 개최된 전국 규모의 학술대회에 참가자가 20∼30명 정도였던 진기한 풍경을 목격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각 주에 따라 다소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주정부는 의사면허 재교부에 있어 일정한 단위의 CME 과정이수를 필수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한국처럼 의사탄압에 악용될 소지가 전혀 없으니, 주에서 위임받은 '의사면허위원회 심사위원'은 전적으로 의료인이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주의 예를 들자면, 3년마다 면허재교부를 요하고 1년간 50시간에 3년간 총 150시간을 이수해야 하며, 심사위원 7명중 6명이 의사이고 1명은 물리치료사이다.

또한 대외적으로 의사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알코올이나 마약상습자와 사회적으로 불미한 행위자 등에게 면허박탈 또는 일시 면허정지를 하는 주정부 산하 '의사징계위원회'가 있으며, 일리노이의 경우 징계위원 9명중 의사 6명과 물리치료사 1명 그리고 사회인 2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의사들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기대할 수 있으며 악용될 염려가 없음을 말해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