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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MD의 위상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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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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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선진국 MD 위상

"유럽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은 의사"


EU(유럽연합) 여러 나라는 미국과 달리 단일민족 단일문화 국가이고, 국민개보험(National Health Service. 미국서 말하는 NHI)가 실시되고 있다.

지난 20세기 세계의 각 선진국은 여러 가지 형태의 의료제도를 시도했는데 대략 다음 3종류 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제가끔 다른 형태의 기본 바탕 위에 여러 차례의 의료개혁을 실시해가며, 자기나라에 알 맞는 의료제도를 실현해 가고 있다.

a. 국가에서 국민의료를 주도해야한다는 복지국가 형태(영국, 스칸디나비아국가)
b. 국민 특히 근로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직장 사회보장제도 국가 형태(프랑스)
c. 미국처럼 민간기업위주의 시장경제 주도 국가.

미국과 다름없이 유럽에서도 의사들의 실수와 의료부정과 불미한 행위 등이 빈번히 언론의 톱 기사화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여론조사에서 과거 20년간 꾸준히 의료직이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고 신임하는 전문직이라는 사실과, 의료직에 대한 만족도(%)가 미국을 훨씬 능가한다는 점은 특기할만하다.

영국:최근 뉴스(2004년 3월 23일)로 영국의사회가 발표한 Mori poll(Mori poll은 영국의 'Mori 사회연구소'에서 BMA 위탁을 받아 매년 실시하는 의사에 대한 권위 있는 여론조사이다) 결과는 우리를 놀라게 한다. NHS의 대표국가 영국은 장기간 대기환자를 비롯한 NHS의 문제점 때문에 고심해 왔으나, 종전 5% 미만의 민간의료를 확대하는 등으로 문제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영국인 10명 중 9명이상(92%)이 의사를 신임하고 있으며(표 1), 이 숫자는 1983년 첫 번째 조사 이래 가장 높다.

<표1> 전문직에 대한 영국국민의 평가
전문직 신임도(%)
의사 92%
일반교사 89%
대학교수 80%
고급관리 23%
정치가 22%
*출처:2003년도 Mori poll

위에 추가해서 92%의 영국국민은 자기네 의사에 만족한 반면 정치가에 대한 만족도는 27%에 불과하다. 또한 국민의 의사에 대한 인식은, 의사는 근면하고(87%), 전적으로 자기건강을 위임할 수 있으며(85%), 도움을 주는 존재(83%)라 했다. 그리고 절반(47%)은 의사들이 일한 만큼(정부에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동정적이다.

Mori 연구소는 국회의원들의 의사에 대한 평가도 별도로 조사한 바 있는데, 그들 4명중 3명(74%)은 의사들이 이기심 없이 열심히 일한다고 했으며, 반면 18%만이 '의사들은 이기적'이라고 했다. 8만명 의사를 몽땅 집단이기주의자로 매도하는 한국지도자에 대한 일침이기도 하다.

국회의원들은 의사들이 책임감 있고(92%), 근면하며(87%), 직업의식이 강하고(74%), 효과적으로 일하고(82%), 도움을 주는 직종(83%)이라고 했다. 그리고 89%는 의사를 신임한다고 했으니, 국민의 신임도 92%와 비슷하다.

지식수준이 높은 영국신사들은 이렇듯 의사를 받들고 우대한다. 여기에 대한 BMA회장 닥터 Bogle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NHS의 여러 가지 압력 속에서도 국민은 우리를 이토록 크게 신임하고 있다. 국민이 마땅히 받아야 할 고도의 질적 의료를 베풀기 위해서는, NHS(정부 측)는 무엇보다도 의사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필자 주:한국정부에 해당되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 의사들이 국민의 최고지지율에 보답하려면, 가일층 환자를 위해 harness해서 노력해야 한다(필자 주:우리 모든 의사들에 해당되는 말이다)…>.

'승리자의 도취' 같이 위험한건 없다. 영국의사회 회장은 국민의 압도적지지율에 대해 harness(갑주를 단단히 맨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자기도취를 경고하고, 의사들에게 가일층 분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승리 후 갑주 끈을 단단히 매라"는 말은 일본의 격언이며, 일본 전국시대 천하통일을 한 쇼군 도꾸가와가 말한 명언이다(오래전 Shogun 영화에도 나옴).

의사의 존경도에 관해 유럽 국가별 최신정보는 없지만, 몇 나라에 대한 2001년도 조사결과를 적어본다.

독일:해마다 의사가 가장 존경받는 직종으로 첫째를 유지하고 있다. 즉 1995년도 81%에 비해 2001년엔 74%로 내렸지만, 두 번째의 44%인 목회자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프랑스:권리를 주장하는 근로자의 입김이 강한 프랑스이지만, 77%가 자기의사의 진료에 만족하며 87%는 의사들 실력을 믿는다고 했다.

네덜란드:진보적인 안락사국가 네덜란드의 한 조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국민의 90%가 의사진료에 만족하고, 특히 1차 진료의(GP)에 대한 만족도는 거의 완벽하다(97%).

거듭 언급하거니와 의사의 가부장적 역할은 오래전에 사라지고 환자권리시대에 즈음하여, 의사가 전문기술자 또는 의료서비스의 문지기(Gatekeeper)로 대우받는 21세기 사회에서도 한국을 제외한 세계선진국의 MD 위상은 이렇듯 최고임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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