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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에서 임상약리학 교수가 되다'

'공학도에서 임상약리학 교수가 되다'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1.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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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졸업과 동시에 교수임용된 박경수씨

의과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바로 교수에 채용될 '극히 희박한' 확률에 당첨(?)되는 기분은 어떨까.게다가 학부의 배경까지 다른 경우에 '의과대학'의 교수로 임명된다면?

서울대 전자공학 입학과 미국 USC 대학 박사, 그리고 2000년 연세의과대학에 편입하기까지 결코 만만치 않은 길을 걸어왔던 그간의 한 걸음 한걸음 들이 일순간 '아름다운 자취'로 추억될지 모르겠다.

이같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주인공 박경수 교수(연세의대 임상약리학)를 만나 의사의 길에 들어서기까지의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학부의 배경은 의학이 아닌것으로 아는데 의학으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입학(82년)한 이후 미국 USC 대학에서 의공학을 전공했다.의공학은 공학과 의학이 접 목된 학문으로 공학적 기법을 생명현상에 적용해 볼 수 있는 분야로 여겨졌다.

USC에서 의공학으로 Ph.D를 밟던 당시 지도교수가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이었는데 약리현상을 공학적 기법으로 해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이 연구에 매료돼 임상약리의 밑거름이 되는 연구를 박사과정에서 시작하게 됐다.박사학위 논문도 약물반응의 개체별 다양성을 고려한 약물의 적정 투여법에 관한 주제를 택하게 됐다.

▲ 박사학위 취득 후의 연구활동은?

95년부터 UCSF 의과대학에서 포스트 닥(박사후 과정) 펠로우로 일하면서 의학과 본격적으로 접목한 연구를 시작 했다.무엇보다 의대 임상약리학과의 루이스 샤이너 교수와 같이 일하면서 가장 많은 성취를 했던 것 같다.샤 이너 교수는 집단약동학 (population pharmacokinetics)의 창시자로서 미국 제약사 등이 약물을 개발하고 평가 하는 데 널리 활용되는 'NONMEM' 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낸 대가다.정말 존경한다.

▲샤이너 교수에 대해 더 말해달라

샤이너 교수는 레지던트 1년차 시절 우연히 참석한 어느 경제 관련 세미나에서 UCLA 경제학자의 '집단분석 (population analysis)'에 대한 강의를 듣고 이 이론을 인체에서의 약리현상을 이해하는데 적용시켜보겠다는 영 감을 얻어 연구를 시작, 집단약동학이론을 창시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그는 임상의 길을 접고 임상약리학의 길에 들어섰다.그의 이론을 집대성하기까지 컴퓨터, 수학, 통계등 집 단분석의 기초가 되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들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의 인간성과 연구자로서의 자세 또한 그의 학문적 업적만큼 감동적이었다. 그는 지식에 대해 겸손한 자세를 잃 지 않고 본인이 대가임에도 잘 모른 점은 자기 밑의 연구원들에게 어린아이같이 묻곤 했다.

그와 일을 시작하게 되는 신임 연구원들에게는 "My doors are almost always open"이라는 메시지의 메일을 보낸 다.그러면서 실제로 연구원의 세세한 연구내용에 항상 관심을 가지면서 연구자들의 연구를 꿰뚫고 있었으며 항 상 연구자들과 같이 호흡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의과대학에 편입하게 된 것도 돌이켜보면 다양한 학문적 배경에서 새로운 분야를 창시한 샤이너 교수와의 만남이 계기가 된 것 같다.

▲샤이너 교수와 같이 한 연구는 무엇이었나.많은 성취를 했다고 했는데.

그랬다.샤이너 교수의 연구는 기초의학자와 생물통계학자인 스튜워드 빌 교수와의 만남을 통해 기초의학의 새로 운 이론을 정립했다고 볼 수 있다.이분들과 같이 일하면서 난 가장 활발한 연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과도 있었는데 약물의 생물학적 동등성 평가에 이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많은 실적을 냈다. 이 소프트웨어는 현재 미국 제약 컨설팅회사에 의해 임상약리학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배포되고 있다.

그밖에 패 취 제제의 생체이용률 분석에 관한 방법의 개발, 소아정신과 약물의 약효 모델링 및 적정 용량의 산출 등에 관한 연구도 했다.

학문적인 성취 외에 샤이너와 빌 교수로부터 진정한 협업(co-work)의 의미를 배운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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