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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주최 학술좌담회 '폐경기 치료의 최신 지견' 2

의협신문 주최 학술좌담회 '폐경기 치료의 최신 지견' 2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4.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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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T 대안으로서의 Tibolone

2002년 미국에서 WHI(Women's Health Initiative, 여성 건강 주도) 연구가 발표된 후 아직까지 호르몬 요법과 그 대안에 대한 국내 임상 지침이 명료화 되지 않고 있다. 작년 6월 대한폐경학회가 '호르몬 요법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라는 공식 지침을 내놓았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존재하고 있다. 또한 이런 의견차이로 폐경기 환자 뿐아니라 많은 의사조차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의협신문은 폐경기 질환 전문가들을 초청, WHI의 의미와 실제 임상에의 적용, 그리고 HRT(Hormone Replacement Therapy)의 대안으로서 Tibolone의 위치에 대한 좌담회를 개최, 다양한 의견을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좌담회는 두가지 주제에 대한 연자의 발표 후 토론으로 진행됐으나 본지에서는 패널들의 토론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글싣는 순서
1. WHI 보고와 폐경기 치료 지침(주제발표 : 한기옥 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 내분비내과)
2. HRT 대안으로서의 Tibolone(주제발표 : 민용기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좌장 : 임승길(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연자 : 한기옥(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 내분비내과), 민용기(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패널 : 최웅환(한양의대), 김용성(인하의대), 윤현구(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 박혜경(일신기독병원), 유재명(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최종태(한국오가논 Medical Advisor)
정리 : 신범수기자

WHI 연구결과 SUMMARY
미국 국립보건원이 약 2만 7500여명의 폐경여성을 두 그룹으로 나눠 8년 6개월간 HRT의 장단점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된 연구. NIH는 이 연구를 진행하던 중 HRT를 시행한 그룹에서 유방암,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의 위험이 생각보다 높게 나타나 5년 2개월여만에 연구를 전격 중단했다. WHI에 따르면 HRT의 질환별 위험도는 장기 복용할 경우 유방암 1.26배, 뇌졸중 1.41배, 심장발작 1.29배 더 발생할 수 있고, 심장질환 예방 효과는 없었다.
WHI 보고서의 쟁점은 ▲표본 선정의 대표성 여부 ▲특정 호르몬 제제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 ▲비만자가 많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 등이었다.
대한폐경학회도 "국내의 유방암 환자 발생 빈도는 서양의 12∼25%에 불과하며 발생 시기도 미국에서는 2/3가 50대 이후 발생하는데 우리는 2/3가 50대 이전에 발생한다"며 미국의 연구를 우리에게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WHI는 지금까지 시행된 연구중 가장 대규모이며 과학적인 것으로, 이 결과가 현재까지는 '정답'이라며 많은 전문의들이 대한폐경학회의 주장에 이견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초의 STEAR제제로서의 Tibolone

좌장; HRT의 대안으로서 Tibolone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Tibolone이 STEAR(selective tissue estrogenic activity regulator)로 구분되고 있는데 어떤 의견들이 있으신지요.

최웅환; 내과 입장에서는 Tibolone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테로이드가 좋은건 알지만 부작용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그래서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SERM인데, 이에 대한 리뷰가 많지 않아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민용기; SERM이 나오고 나서 Tibolone의 독특한 임상 효과를 설명하는 이론적 근거로 STEAR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좌장; Tibolone은 그 자체로서는 거의 활성이 없고, 대사물질들이 작용을 나타내는 일종의 Prodrug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종태; Tibolone은 갱년기 증상에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유방조직을 자극하지 않고, 자궁내막을 보호하기 위해 프로제스토젠을 같이 투여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독특한 임상 효과는 기존의 SERM이나, 에스트로젠/프로제스토젠 개념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STEAR라는 새로운 개념이 제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Tibolone과 유방암

좌장; Tibolone 자체도 유방 조직을 자극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민용기; Tibolone 자체도 프로제스토젠, 안드리젠 수용체에 대한 작용이 있습니다만 투여후 6시간 지나면 모든 Tibolone이 배출됩니다.

최종태: Tibolone 자체는 혈중농도가 너무 낮고 신속히 대사 및 배설되어 활성을 나타내기 힘듭니다. 각 대사물질들이 조직에서 선택적인 작용을 나타내는데 이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가 sulfatase 입니다. 즉 유방조직에서는 sulfatase의 활성이 억제되어 에스트로젠의 활성을 억제하고, 뼈에서는 sulfatase의 활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에스트로젠 활성을 나타내어 골다공증에 유익한 효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김용성; Tibolone을 쓰더라도 초기에 유방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종태 ;유방통이나 압통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기존보다 훨씬 적고 계속 쓰면 없어질 수 있습니다.

좌장; SERM제제로 치료할 때는 환자들에게 "유방암이 유발되지 않고 오히려 8년정도 쓰면 약 60%정도 위험이 준다"고 얘기하는데 Tibolone은 유방암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민용기 ; 그것보다는 "HRT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유재명; MWS(Million Women Study)결과를 보면 Tibolone도 유방암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민용기: MWS는 관찰연구로 디자인에 치우침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Tibolone은 유방암의 위험이 높은 그룹에서 선택적으로 처방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기옥: 백만명이라는 유례없는 대규모 임상에 이렇게 오류가 많은지 이상하다는 리뷰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좌장; 유방암 관련해서 현재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종태 ;WHI 발표이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들은 피험자 모집이 힘들거나 재발위험 증가 등이 보고되어 중단되었는데, 유일하게 Tibolone을 대상으로 한 LIBERATE임상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초 2600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어 참여를 늘릴 계획입니다. 한달전에 독립적인 안전성 위원회가 열렸는데 현재까지의 임상 결과를 보았을 때 중단시킬 이유가 없으므로 오히려 피험자의 연구 참여를 격려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pilot연구이긴 하지만 타목시펜 투여 환자에게 티볼론 병용시 유방암 재발이 없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박혜경; HRT를 하다 보면 끊기 힘든 경우가 있고, SERM으로 바꾸면 환자들이 힘들어합니다. 이런 경우 Tibolone이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에서 WHI이후 HRT제품에 Box Warning을 달도록 했는데 Tibolone도 여기에 해당되었나요?

한기옥; Tibolone은 미국에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사실 HRT가 갱년기 증상 치료 및 골다공증 치료에 굉장히 좋은 것은 대부분이 인정하실 것 같습니다. 유방암의 문제만 해결되면 HRT만큼 좋은 약도 없을 듯 합니다.


Tibolone과 폐경후 여성의 삶의 질

좌장; Tibolone은 유방과 관련해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빨리 발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효과 측면에서 환자들이 HRT를 왜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민용기; 웰빙이 아닌가 싶습니다. WHI에서 보면 삶의 질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인정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박혜경; 나이탓은 아닐까요?

민용기; 쓰는 사람들이 끊으면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고, 이 때 저용량을 쓰면 좋은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좌장; Tibolone의 대표적인 장점이 리비도의 개선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최웅환; 환자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리비도에 큰 문제를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용성; 리비도쪽으로 호소를 하면 Tibolone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좌장; CNS(중추신경계)측면에서도 그렇고 여성도 남성호르몬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자궁을 적출한 여성의 경우 남성 호르몬 수치가 50%정도 감소하게 됩니다. 또한 에스트로젠은 SHBG(성호르몬 결합단백질) 수치를 증가시켜 활성 안드로젠 수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안드로젠 결핍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지만 Tibolone 제제는 오히려 그 반대이지요.

김용성; 그런 경우 Tibolone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Tibolone과 부작용

박혜경; Tibolone을 쓰는 경우에도 출혈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윤현구; 저는 Tibolone을 쓰다가 출혈이 있으면 일단은 중단하고, 자궁 검사를 추천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반 알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용성; 완전히 폐경이 되지 않은 여성에게 Tibolone을 쓰면 출혈이 많이 있습니다.

윤현구; 저는 폐경기에서 5년정도 지난 경우 처방을 합니다. HRT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Tibolone이 질분비(vaginal discharge)를 더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최종태 ; 기존의 HRT는 에스트로젠에 의해 질벽의 상피세포 증식을 증가시켜 질위축을 개선합니다. 하지만 질건조증은 질위축과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윤활작용(lubrication)은 안드로젠의 영향을 받으며, 아마도 Tibolone의 안드로젠 효과 때문에 질분비에 더욱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합니다.


Tibolone과 CVD

좌장; WHI 연구를 보면 색전증(VTE)의 문제가 되는데 이와 관련된 연구가 있나요?

최종태 ; 정맥혈전 색전증을 주요결과 변수로 하여 연구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진행된 여러 임상시험들의 부작용 보고를 종합하여 분석하였을 때 VTE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좌장; 현재까지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했을 때 심혈관에 괜찮다고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임상 연구가 있습니까?

민용기; 최근에 OPAL(Osteoporosis Prevention and Arterial Effect of Tibolone)연구가 종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중립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ibolone 투여시 HDL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전체적인 Lipid profile(지질구성)은 중립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웅환; 남성호르몬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HDL만 가지고 심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남성호르몬이 오히려 심혈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유재명; 임상적으로 경험하고 있지만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종태; 2003년도에 페경여성에 티볼론 투여시 HDL-cholesterol 농도변화를 관찰한 논문이 있는데, 농도 자체는 감소하지만 임상적으로 중요한 HDL의 유익한 기능 즉 콜레스테롤추출기능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는 총 HDL의 농도보다 각 subtype(아형)의 농도가 중요하고, HDL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lipoprotein(지질단백)의 인지질 구성에 미치는 영향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김용성; 평균 감소치가 어는 정도입니까?

최종태; HDL-cholesterol 농도는 20% 정도 떨어집니다. 중성지방의 경우 HRT는 증가시키는데 비하여 Tibolone은 감소시킵니다.

좌장; HDL의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인데, 기존의 HRT와 비교하여 심혈관 질환의 여러 factor에 대해 다른 작용을 나타내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Tibolone의 임상적 적용례

좌장:마지막으로 Tibolone이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지에 대한 의견 부탁합니다.

민용기; 순응도 측면에서 쓰기 편한 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기옥; 사실 나이가 고령이고 골다공증이 심하면 고민이 안되지만, 갱년기 증상이 있으면서 유방암의 위험도 있는 경우 Tibolone이 선택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혜경; Tibolone이 Bone turnover를 막아주므로 골절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골다공증 치료제는 치료 비용의 문제 때문에 follow up에 어려움이 있는데 이런 경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현구: 환자의 증상, 연령, 폐경후 기간, 상태에 따라서 어떤 것을 쓸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좌장; 앞으로 많은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향후 Tibolone에 대한 논의가 지속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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