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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들은 무엇에 박수치는가

약사들은 무엇에 박수치는가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4.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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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첫 일요일, 1만 6천여명의 약사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전국약사대회'가 개최됐다. 약사회는 이날 행사에 '회원들의 단합'과 '국민과 함께'라는 두가지 슬로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행사를 제대로 들여다보면 또다른 두가지 슬로건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6년제의 실현'과 '의약품 선택권 확보'가 그것이다.

약사회장의 개회사를 필두로, 행사에 참석한 정계 고위층 인사들도 빠짐없이 6년제를 언급했고, 다음날 약계 신문들은 한결같이 '대통령'도 '복지부장관'도 6년제 추진 의지를 강력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원희목 회장이, 복지부장관이, 그외 주요 인사들이 6년제란 단어를 언급할 때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1만 6천여명의 약사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는 사실이다.
약사회는 지금까지 "6년제는 30년후에나 효과가 나타날 것인데 왜들…?"이라거나 "현재 약사들을 위한 것이 아닌 후학과 국민을 위한 것"임을 강조해왔다.

기자가 궁금한 것은 이날 약사들의 박수의 의미가 이런 약사회의 논리와 과연 어느정도 일치하고 있는가하는 것이다. 이미 4년제 교육을 받고 면허를 취득한 현재의 약사들이 보낸 박수가 순수한 목적의 6년제에 대한 열망뿐이었는지, 아니면 이 제도의 실시가 이들의 현실에도 의미하는 바가 클 것이라는 측면이었는지를 논한다면 이것도 약사를 폄하하는 것일까?

원희목 약사회장은 이날 "국민의 이익과 합치되지 않는 권익은 사상누각에 불과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자는 원 회장에게 물었다. "의약품 선택의 결정자로 자리 잡겠다는 대국민 선언의 의미는 무엇인가?"

원 회장은 평소와는 달리 다소 준비되지 않은 듯한 어투로 "선택과정에서 서로 의론할 수 있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지 의사가 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뜯어보아도 "의약품 선택의 결정자로 자리 잡겠다"는 짧은 문장에는 그런 의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약사회는 이제 대답해야 한다. 6년제의 추진이 기존 회원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고, 그래서 회원들에게 의약품 선택의 결정권자를 약속하는, 그런 것 외에, 정말 국민의 이익과 합치되는 근거에 대해서 말이다.

"공부 더 하겠다는데…, 왜들 그래?" 혹은 "복약지도 잘하기 위해서…"란 모호한 말에 국민들은 100% 납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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