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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마지막 황제어의 이태준선생 묘비 제막식

몽골 마지막 황제어의 이태준선생 묘비 제막식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0.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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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이며 몽골 마지막 황제의 어의(御醫)였던 이태준(李泰俊) 선생의 묘비 제막식이 8일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공원 안에 있는 이태준 기념공원에서 있었다.

이날 제막식에는 이선생의 손자인 이재훈씨를 비롯해 한동관 연세대 의료원장, 최영철 주몽대사, 전의철 전 몽골·연세친선병원 이사장, 이승호 연세의대 총동창회장, 박형우 연세의대 교수, 몽골정부관계자 들이 참석했다.

이번 묘비제막식은 연세의료원이 98년4월 개최한 `한국 최초 의사 배출 90주년 기념 강연회'를 통해 이선생의 행적을 확인하면서 묘소 찾기에 나서 울란바토르에 있는 연세친선병원을 통해 지난해 부터 몽골 정부기록보존소를 뒤지고 국영 TV에 광고방송도 내보내는 노력 끝에 결실을 맺었다. 몽골정부가 지난3월 울란바토로 몽골 대통령궁 인근 부지 2천여평을 기념공원 부지로 내놓음으로써 이번 일이 성사될 수 있었다.

이태준선생은 1883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1907년 세브란스의학교에 입학, 1911년 졸업했다. 1910년 고문 후유증으로 세브란스에 입원한 안창호선생을 치료하다 그의 민족애에 감화받아 독립운동에 투신했으며, 1912년 중국으로 망명, 남경 `기독회 의원'에서 의술을 펴다가 1914년 몽골내 김규식 선생의 항일광복단체를 돕고 몽골국민에게 서양의학을 전수하기 위해 울란바토르에 `동의의국'이란 병원을 개원했다. 이후 당시 몽골제국의 황제인 잡잔담바 보그드 칸의 주치의가 되어 몽골국민의 대다수가 감염되는 화류병 퇴치와 위생계몽활동에 크게 기여하면서 신의로 추앙되었고 1919년 몽골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킨 공헌을 인정받아 최고 훈장인 `에르테닌 오치'를 받는등 몽골국민에게는 `까레이 의사(고려의사)'로 기억되고 있다.

이태준선생은 또 중국내 대한독립운동단체였던 의열단에 참가하여 독립운동자금을 상해임시정부에 전달하고 헝가리 출신 폭탄기술자를 섭외, 항일운동에 사용할 무기를 만들도록 하는 등 독립투쟁에도 힘썼다. 그러나 1921년 일본군이 가담한 러시아백위군에 의해 안타깝게도 38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한동관 의료원장은 “한국과 몽골 양국의 정치적 여건 때문에 80년만에 묘비를 제막하게 됐다”며, “선생의 높고 귀한 애국애족 정신과 인술제세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묘비를 마련하고 묘역을 조성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감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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