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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5:39 (금)
전공의가 행복해야 국민도 행복하다

전공의가 행복해야 국민도 행복하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4.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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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술실에서나 진료실에서 졸고 있는 전공의의 뒤통수는 그만 때려야 하겠다.
얼마전 충분한 수면을 취한 의사들이 그렇지못한 의사들에 비해 실수율이 35.9%까지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피곤함으로 쏟아지는 졸음을 두눈에 핏발서가며 참아내는 전공의는 비록 우직하게는 보일지라도 틈틈히 모자라는 잠을 보충한 의사들에 비해 사실상 환자에게 별로 좋을 게 없다는 연구결과다.

미국 의료계는 지난 달 28일 워싱턴포스트지에 보도된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전통적인 수련시스템의 변화를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그런면에서 지난 달 31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병협과 정부에 주장한 전공의 연속근무 24시간 초과 금지 규정은 이번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내용과의 연관성으로 주목을 받을 만 하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일부에서 일견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이번 전공의들의 주장에 대해 미국 의료계와는 다른 냉랭한 반응을 보여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노사간의 협상구도라는 틀로 전공의를 바라보다 보니 전공의의 이익은 곧 병원의 손해라는 인식에 너무 매몰돼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그렇지 미국이 수련의의 피로도는 곧 환자인 국민의 피해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련제도의 변화를 발빠르게 검토하는 것에 비하면 너무 후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마치 정부가 의사의 행복은 국민의 불행, 의사의 이익은 곧 국민의 손해라는 단순무식한 잣대로 수준이하의 의료정책을 펴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이런 국민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연속적인 초과근무 금지규정은 전공의가 아닌 의료계의 기성단체인 의사협회나 병원협회에서 정부를 상대로 진작에 주장했어야 하는 중대사안이 아닌가.

어쨌든 늦게나마 전공의협의회에 의해 제기된 이번 연속근무 금지 규정이 의료계의 활발한 논의를 거쳐 일정한 공감대를 끌어 냈으면 한다. 또한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의사의 적정한 노동강도를 공론화시킨다는 측면에서 이번 요구안을 의료계가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제 진료실에서나 수술실에서 졸고있는 전공의들 보면 뒤통수부터 후려치지 말고 위로섞인 한마디라도 해줘야 겠다. "밥은 먹고 다니냐?"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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