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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전국의대생 의료개혁 성명서 전문
전국의대생 의료개혁 성명서 전문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0.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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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2만 의학도들은 학업을 잠시 접어두고 지난 6월 20일부터 시작된 선배 의사들의 폐업투쟁에 발 맞추어 동맹휴업 투쟁을 벌였었다. 우리는 정부가 시행하려는 의약분업이 진정 국민의 건강을 위한 제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뜨거운 6월의 햇살 아래서 힘겨운 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우리에게 깊은 우려와 허탈감만을 안겨주고 있다.

물론 우리는 약사법이 개정된다고 해도 만족하지 않는다. 한국 의료의 전반을 관통하는 문제의 해결 없이 약사법 개정만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우리가 그렇게 갈구하는 교과서적 진료 환경이 쟁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의학도들은 약사법 개정이 한국 의료의 대개혁을 위한 초석이 되리라는 생각에서 학우들의 뜻에 따라 동맹휴업을 철회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약사법 개정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양상이다. 우리 2만 의학도의 투쟁의 목표가 절대 약사법 개정은 아니지만 의사 선배들의 극한 투쟁으로 얻어낸 최소한의 성과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면 한국 의사는 영원히 패배하는 것이며 의사가 주체가 되는 의료개혁은 불가능할 것임을 알기 때문에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또 정부는 김재정 대한 의사 협회장을 비롯한 이번 폐업사태에 관련된 의료계 인사들에 대한 구속수사를 개시하고 있다. 극한 투쟁의 동기를 억제하고 원만한 협상으로 한국 의료의 산적한 문제들을 풀어가야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협상의 당사자들을 구속하는 이해 못할 태도를 보이는 것인 무엇 때문인가? 협상의 당사자 없이 협상을 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결국 한국의 7만 의사와 2만 의학도들을 잘못된 의료제도의 노예로 만들겠다는 음모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 2만 의학도들은 정부가 즉각 성의 있는 태도로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하며 올바른 의약분업의 시행을 초석으로 한 한국 의료의 대개혁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의사들의 뜻을 무시한 채 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무뇌아 적인 발상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의사들의 고언에 귀 기울 것을 요구한다.

만약 이에 대한 성의 있는 태도변화가 보이지 않는 한 우리 의학도들의 극한 투쟁은 다시 시작될 것이며 향후 있을 모든 사태의 책임은 모두 정부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우리의 요구〉
1. 정부는 장기적으로 우리 의학도들이 미래에 교과서적인 진료 환경에서 살아 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일들을 즉각 수행하라!!
2. 정부는 한국 의료의 문제를 직시하고 의료의 틀을 바꾸는 진정한 대개혁을 시행하라!
3. 정부는 즉각 김재정 의협회장을 석방하고 의사들에게 자행되고 있는 모든 폭거를 중단하라!

4. 정부는 국민 건강에 대한 그 동안의 무책임을 사과하고 국민을 위한 의약분업을 시행하라!
5. 정부는 약사법 개정이 의료개혁의 초석이 됨을 인식하고 의료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법개정을 시행하라!
이 요구들이 관철되지 않는 한 우리는 실력행사에 기초한 투쟁을 벌여 나갈 것임을 강력하게 재 천명한다!!

2000.7.8.
참의료실현을 위한 전국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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