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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시론 의사평생교육 강화돼야
시론 의사평생교육 강화돼야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4.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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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대표적인 전문직이고 전문직의 첫 번째 특성이 전문지식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의 전문인으로서 의사가 양성되는 데에는 4년의 의학기본교육과 2년 내지 4년의 의학교육전 대학교육까지 합하면 6년이나 8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의사들의 직업적 자아에는 상당한 자부심과 우월감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자부심이나 우월감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교육을 충실하게 받았다는 것일 거다.
남보다 긴 세월을 대학에서 공부하였다는 점도 전혀 관련이 없지는 않겠지만, 주당 40시간이 넘는 강의와 실습, 혹독한 재시험과 엄격한 진급 심사 등 다른 대학에서 볼 수 없는 강도 높은 교육과정을 거쳐서 생존하였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지식의 반감기가 5년이라든지 진리의 반이 5년후에는 거짓이 된다든지 하는 말이 있다. 요즈음처럼 무엇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의학이라고 바뀌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진리가 뉴턴이 나오기 전까지는 까딱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이나 뉴톤의 진리는 아인슈타인까지 절대불변의 진리였던 시절과 비교하면 숨이 가쁘기도 하다. 이렇게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의학 지식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 대학에서 남보다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만 가지고 평생 우월감을 갖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다행이 의학 교육은 전공의 수련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졸업후 교육과 연수교육의 골자로 하는 평생교육 제도 등 의학전 교육으로부터 의사로서의 역할을 다 할 때까지 일관된 교육제도를 완비하고 있다. 타 전문분야와 비교하면 대단히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어서 자랑을 해도 좋을 정도이다.

의과대학교육은 지나간 정권들에 의하여 무분별한 대학의 신증설이 있어 교육에 심한 훼손이 초래되어 지금까지 의사의 과잉배출 등 후유증으로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 외력에 의한 훼손의 예가 될 것이다. 다행이 의학교육평가원이 주관하고 의과대학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의과대학인정평사업이 일주기 사업을 금년으로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고 정부나 관련 기관으로부터 크게 신임을 받고 있어 외력에 의하여 크게 훼손된 교육이 회복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의과대학 인정평가 사업을 당사자인 의과대학 학장협의회가 주관하지 않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수교육은 의과대학 교육과 달리 만일 훼손이 초래된다면 외력에 의한 것이 아니고 내부로부터 야기된 문제에서 비롯될 것 같은 조짐이 있다. 최근에 이르러 연수교육기관으로 인증되지 않은 단체의 연수교육식 교육활동이 잦아지고 있고 나아가서는 연수교육 평점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 중 어떤 것들은 내용도 훌륭하고 호응도 높아 앞으로 연수교육발전을 논할 때 중요한 참고사례로 다루어져야 할 것도 있는 것 같다. 아마 제도의 정착기에 맴돌고 있는 연수교육의 지지한 발전이 자발적 교육활동을 촉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교육활동이 주최측이나 참가자측의 상업적 의도에 의하여 기획되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신중한 고려 없이 약속되는 자격증이 미끼가 되어 거품같은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금은 연수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시기이다. 의료계의 안팎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빙자하여 무원칙한 일들이 용납되는 혼란을 스스로 자초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이수평점이 상향조정하여야 할 것이고, 연수교육 내용도 발전하는 의학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수준에 맞추어야 하며, 미이수자에 대한 대책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며 또한 연수교육기관에 대한 평가기준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은 대단히 아름다운 일이다. 개원의 단체에서 스스로 교육활동을 강화하는 일은 바람직하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것과 스스로 평점을 부여하는 일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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